(Photo : ) 샘 레이너 목사. ©churchanswers.com
샘 레이너 목사. ©churchanswers.com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샘 레이너 목사의 기고글인 '노년층 성도들이 충격적인 숫자로 교회를 떠나고 있다'(Senior adults are leaving the Church in alarming numbers)를 12일 게재했다.  

레이너 목사는 플로리다의 웨스트 브래든턴 침례교회의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으며 처치 앤서스(Church Answers)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수년 동안 교회 지도자들은 젊은 세대의 이탈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 우리는 밀레니얼 세대의 데이터를 분석했고, Z세대에게 어떻게 다가갈지를 놓고 논의했으며, "다음 세대"를 붙잡기 위해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주제로 한 수많은 콘퍼런스가 열렸다. 이 모든 일은 필요하다. 그러나 거의 주목받지 못한 또 다른 '출애굽'이 교회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노년층의 조용한 이탈이다. 

젊은 세대처럼 노년층은 화려한 선언이나 분노에 찬 SNS 글로 떠나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서서히 사라진다. 매주 빠짐없이 예배당을 채웠던 부부의 자리가 비어 있고, 수십 년 동안 성경공부를 인도하던 교사가 어느 날 보이지 않는다. 친구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난 후 한 과부가 더 이상 예배에 나오지 않는다. 소란도, 갈등도 없다. 오직 부재(不在)만 남는다. 

이 조용한 이탈은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다. 많은 교회에서 노년층은 예배 출석의 중심축이다. 그들은 가장 신실한 헌금자이며, 가장 꾸준한 봉사자이자, 가장 믿음 깊은 중보기도자들이다. 이들이 떠나면 교회는 헌금함에서, 친교실에서, 그리고 공동체의 영적인 분위기 속에서 그 공백을 즉시 느낀다. 

젊은 세대만 바라보다 보면, 바로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또 다른 침식을 놓칠 수 있다. 교회는 노년층의 조용한 출교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존재는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적 자산이다. 

숫자가 말하는 현실 

교회 감소에 대한 통계는 대개 젊은 세대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수치는 노년층에 대해서도 냉정한 사실을 보여준다. 그들의 교회 내 존재감은 예전만 못하며, 많은 목회자들이 조용히 체감하고 있는 추세를 데이터가 뒷받침한다. 

갤럽(Gallup)의 지난 20년간 연구에 따르면, 2000년에는 65세 이상 미국인의 약 60%가 매주 교회에 출석했다. 그러나 2020년에는 그 수치가 45%로 떨어졌다. 단 한 세대 만에 15%포인트가 감소한 것이다. 퓨 리서치(Pew Research) 또한 '침묵의 세대'(1946년 이전 출생)와 고령 베이비붐 세대의 종교 활동이 지난 10년 동안 약 10%포인트 줄어들었다고 보고했다. 

작은 교회일수록 그 충격은 더 크다. 출석 인원이 200명 이하인 교회에서는 노년층이 가장 신실한 구성원의 다수를 차지한다. 그들이 빠지면 단지 한두 명의 결석이 아니라, 교회가 수년간 의지해온 안정감과 헌신의 상실이 된다. 

이 현상을 단순히 노화의 결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건강 문제나 이동의 어려움이 일부 원인이지만, 연령층 전반에서의 지속적 하락은 더 깊은 이유가 있음을 시사한다. 노년층은 조용히 물러나고 있고, 우리는 그 이유를 묻지 않고 있다. 

왜 노년층은 교회를 떠나는가 

그 이유는 대체로 복잡하고 미묘하다. 분노나 불만을 표출하기보다는, 개인적이고 조용한 이유로 멀어진다. 가장 흔한 이유는 건강과 이동성 문제다. 밤 운전이 어렵고, 청력과 시력이 떨어지며, 계단이나 주차장조차 부담이 된다. 배우자나 가족을 돌보느라 지쳐 예배 참석이 힘든 경우도 많다. 

또 다른 요인은 또래 상실감이다. 과거에는 친구들로 가득했던 성경공부반이 이제 몇 명만 남았다. 외로움이 깊어지고, 교회는 잃어버린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면 참석 의욕도 함께 사라진다. 

교회 내 우선순위 변화도 영향을 미친다. 많은 교회가 젊은 가정과 다음 세대를 위해 집중하지만, 그 결과 노년층은 주변부로 밀려난다. 예전엔 "우리 교회"라 느꼈던 곳이 이제는 "다른 세대의 교회"로 느껴진다. 

예배 형식과 리더십의 변화 또한 거리감을 만든다. 음악 스타일, 예배 속도, 젊은 목회자의 문화적 감수성 등은 그들에게 낯설다. 

그들은 소리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한 발 물러선다. 그리고 많은 경우, 교회는 너무 늦게서야 그 부재를 깨닫는다. 

재정과 사역에 미치는 여파 

노년층의 이탈은 단순히 빈자리가 아니라 교회의 생명선에 타격을 준다. 먼저 재정적 영향이 크다. 미국복음주의재정책임위원회(ECFA)에 따르면, 65세 이상이 교회 전체 헌금의 약 40%를 담당한다. 그들은 헌금을 신앙의 의무로 여기는 세대다. 

그들이 떠나면 헌금함은 즉각 가벼워지고, 이는 교회의 운영비뿐 아니라 선교, 구제, 아웃리치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유산 헌금(legacy giving)도 줄어들어, 교회가 미래 세대를 위해 사용할 자원을 잃게 된다. 

사역적 영향도 심각하다. 노년층은 가장 신실한 봉사자다. 일찍 와서 늦게까지 남고, 주방을 지키며, 주보를 접고, 뒤에서 묵묵히 섬긴다. 그들이 빠지면 단순한 구성원이 아니라 기둥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다. 따라서 기도, 재정, 봉사 세 영역이 동시에 흔들린다. 

놓치고 있는 사역의 기회 

노년층의 이탈은 단순히 문제만이 아니라 놓쳐버린 축복의 기회이기도 하다. 그들은 수십 년간의 믿음의 여정을 통해 지혜와 간증의 보고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교회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를 만들지 않는다. 대신 새 프로그램에만 집중하며, 노년층의 목소리는 점점 묻힌다. 

또한 그들은 시간과 헌신의 여유가 있다. 자녀 양육과 직장생활에 쫓기는 젊은 세대와 달리, 기도와 멘토링, 섬김에 더 깊이 참여할 수 있다. 바울이 디도서 2장에서 말한 "늙은 자들이 젊은 자들을 가르치라"는 말씀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들의 믿음은 변함없는 안정감을 교회에 제공한다. 급변하는 시대에 교회가 방향을 잃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닻과 같다. 

교회가 취해야 할 대응 

이 조용한 출교가 실제라면, 교회는 인정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나아가야 한다. 

1. 의도적인 돌봄: 교통 지원, 온라인 예배 연결, 심방 등 작은 배려가 "당신은 잊히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2. 세대 통합 사역: 세대를 구분하지 말고 함께 예배하고 봉사하는 장을 마련하라. 젊은 세대는 지혜를 배우고, 노년층은 활력을 얻는다. 

3. 가시적 리더십 참여: 은퇴한 교사, 과부, 노년의 성도에게 멘토와 상담자의 자리를 주라. 그들의 신앙 여정이 제자훈련의 교재가 될 수 있다. 

4. 설교와 사역에서의 공감: 노년층의 외로움, 건강, 돌봄의 부담 등 현실적 문제를 설교 속에서도 다뤄야 한다. 

교회가 노년층을 다시 품는다면, 우리는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더욱 견고히 세우는 것이다. 그들의 기도, 헌신, 그리고 존재는 모든 세대가 함께 하나님의 가족으로 서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따라서 교회는 그들의 자리를 비워둘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