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Photo : ) 신성욱 교수

[1] 2022년 7월, 미국 버지니아주 Campbell 카운티의 러스트버그(Rustburg) 지역에서 한 자동차 화재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에서 차량은 거의 전소되어 내부와 외부 모두 화염에 휩싸였으나, 뒷좌석 바닥 쪽에 놓여 있던 한 권의 성경책만이 불타지 않고 남아 있었다. 이 성경책은 열람 가능한 상태로, 열왕기상 2장 부분이 펼쳐져 있었다고 보도되었다.

[2] 이런 기적은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오늘 아침 페북에서 영상과 함께 흡사한 실화가 소개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모든 것이 불타버린 자동차, 그 안에 불타지 않은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성경 말씀이 적혀 있는 묵상책이다. 그 첫 문장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역설로 가득하다."
그렇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참으로 역설로 가득하다.

[3] 세상은 소유가 곧 행복이라 말하지만, 복음은 잃음 속에서 진정한 소유를 발견하게 한다.
사도 바울은 “우리는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고린도후서 6:10)라고 고백했다.
그는 감옥에 갇혔고, 매를 맞았으며, 친구들에게 버림받았지만, 그의 내면에는 세상이 줄 수 없는 평강과 기쁨이 있었다.

[4] 그리스도께 속한 사람은 세상의 빛과 어둠, 성공과 실패, 생명과 죽음의 경계 속에서도 변치 않는 영원을 붙잡는 사람이다.
다 타버린 차 안에 멀쩡하게 보존된 성경 묵상 내용이 무엇이었나?
“그리스도인의 삶은 역설로 가득하다.”
이 문장을 읽은 가족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눈물을 흘리며 사실이라고 고백하지 않았겠는가?

[5] 요셉의 삶도 그러했다. 형들에게 팔려 노예로 전락했지만, 하나님은 그 고난의 길을 통하여 그를 애굽의 총리로 세우셨다. 버림받은 자가 오히려 많은 생명을 살리는 통로가 된 것이다. 요셉은 나중에 형들에게 이렇게 고백했다.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만민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셨나이다”(창 50:20).

[6] 세상의 눈에는 패배였지만, 하나님의 손에서는 구원의 계획이었다. 그렇다. 그리스도인의 길은 때로 눈물의 길이고, 잃음의 길이다. 그러나 주님은 그 길에서 우리에게 참된 소망을 보여주신다. 십자가는 가장 큰 실패의 상징처럼 보였지만, 동시에 부활의 문이 되었다. 우리가 십자가를 지고 걸을 때, 세상은 우리를 불쌍히 여길지 모르지만, 하나님은 그 길에서 우리를 영화롭게 하신다.

[7] 그러므로 불타버린 것들을 보며 절망하지 말라. 하나님은 잿더미 속에서도 말씀을 남기신다. 그 말씀이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인다.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이사야 41:10).
모든 것을 잃은 자리에서 오히려 하나님을 발견하는 역설의 은혜가 오늘 우리 모두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8] 잃음 속에서 얻고, 무너짐 속에서 새로워지며, 침묵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한다.
그럴 때 불타버린 세상 속에서도 타지 않는 말씀의 빛이, 우리를 다시 일어서게 할 줄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