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둥교회를 소개하는 메시지를 받았다. 몇 문장의 소개 글 중에 “개척한 지 33년 된 지하교회”라는 말이 눈에 들어왔다. 우여곡절 끝에 찾아간 교회는 세월의 흔적을 품은 낡은 건물의 지하였다. 건물에 들어서는데 심상찮은 찬양 소리가 들렸다. 1980년대 은혜 충만한 교회 찬양 같았다.
어린이를 포함한 25명 정도의 성도들이 뜨겁게 찬양하고 있었다. 특이한 점은 25명의 예배자 가운데 다양한 악기들의 연주자가 찬양을 연주하고 있었다. 기타가 셋(찬양인도자 포함), 플롯이 넷, 첼로가 둘, 그리고 바이올린이 하나. 어린이들을 포함한 연주자들의 연주 실력이 보통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은혜롭고 품격 있는 찬양이었다.
뜨거운 찬양 후에 말씀을 들었다. 기둥교회는 찬양을 드리는 모습보다 말씀을 듣는 모습이 더 아름다웠다. 어린아이로부터 장년부에 이르기까지 말씀에 집중했다. 은혜를 사모하는 영성이 예배당에 가득했다. 어린이들도 성경을 척척 읽었고, 말씀에 집중하며 선포되는 말씀에 아멘으로 화답했다. 이런 점에서 기둥교회는 건강하고 성숙한 교회다.
기둥교회는 기도하는 교회다. 설교 후 통성기도 시간에 건물이 떠나갈 듯 부르짖었다. 통성기도 소리가 끊어지지 않았다. 기둥교회 교회 소식란에서 그 비밀을 찾았다. ‘오전 10시~12시, 오후 3시~5시, 저녁 7시~9시는 기도시간입니다’라는 광고가 있었다. 기둥교회는 매일 세 번씩 기도한다.
기둥교회는 문화적으로 풍성한 교회다. 1인 1악기 운동으로 모든 성도가 악기를 익혀 찬양과 문화생활에 활용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열심히 공부하며 미래를 준비한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방과후학교는 성도들 자녀와 주일학교 어린이들의 전인 교육을 위해 사역자가 운영하는 알찬 프로그램이다.
기둥교회를 담임하는 신근식 목사는 시각 장애인이다. 남편의 신학 공부를 돕기 위해 신학교를 같이 다녔던 최은자 선교사가 남편이 감당할 수 없는 분야의 사역을 감당한다. 최은자 선교사는 교회사역 33년, 선교 사역 23년을 철저히 선교사 정신으로 섬기고 있다. 기둥교회 모든 사역자는 사례비가 없다. 신근식 목사는 보건 안마로 생활을 꾸려나간다.
기둥교회 최은자 선교사는 개척 초기에 20여 명의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했다. 한동안 장애인 중심의 예배를 드렸다. 주일이면 온 교회가 장애인 사역을 했다. 시간이 흐르고 코로나를 거치며 장애인 숫자가 현저히 줄었다. 아직도 교회 출석하는 장애인들이 있다. 그들은 늘 특별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그들의 지하 예배당 출입등을 성도들이 기쁨으로 섬긴다.
기둥교회는 젊은 교회다. 우선 젊은이들이 많다. 모두 장래가 촉망되는 유능한 젊은이들이다. 최 선교사가 품고 기도, 격려, 멘토링으로 세워 어엿한 사회 구성원이 되었다. 기둥교회는 차세대를 사랑하고 차세대가 세상을 주도적으로 섬기고 거룩한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양육과 훈련에 힘을 쏟는다. 주일 오후에 어린이 예배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석하는 특별한 예배다.
최은자 선교사는 기도, 선교, 전도를 교회의 기본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예배하고 열심히 기도하며 열심히 선교한다. 기둥교회는 코로나 시절에도 예배를 쉬지 않았다. 물론 국가가 정하는 기준을 철저히 준수하며 예배를 드렸다. 예배는 물러설 수도 없고 양보할 수도 없는 기본이기 때문이다. 최은자 선교사는 아직도 선교사다. 10년 선교했던 우즈벡이나 13년 선교했던 러시아를 아직도 섬긴다. 그래서 최은자 선교사는 매 주일 온라인으로 선교지 식구들과 함께 예배를 드린다.
기둥교회는 33년 된 지하교회, 30여 명 남짓한 성도들, 그리고 장애인 담임 목사라고 보면 뭔가 아쉽다. 하지만 기둥교회는 이런 악조건을 넉넉히 이길 수 있는 뜨거운 예배, 뜨거운 기도 그리고 뜨거운 선교 열정이 있다. 지난 33년간 기둥교회를 품어주신 하나님께서 기둥교회를 통해 멋진 이야기를 펼쳐 주실 것이 기대하며 기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