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가 참 하나님인지 아니면 피조물인지, 교회의 운명을 뒤흔든 논쟁이 1,700년 전 고대 지중해의 작은 도시 니케아에서 시작됐다. 325년 소집된 제1차 니케아 공의회는 교회사 최초의 세계 공의회로, 성부·성자·성령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신학적 격돌의 장이었다. 그 논쟁은 단 하루의 회의로 끝나지 않았다. 무려 56년간 이어진 치열한 신학적 논쟁과 정치적 갈등 속에서 마침내 381년 콘스탄티노폴리스에서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이라는 신앙의 표준이 완성됐다.
새롭게 출간된 <니케아 신경 형성기> 바로 이 격동의 시대를 역사와 신학, 그리고 드라마적 서술로 재현한다. 책은 단순한 연대기의 기록을 넘어, 격렬한 논쟁의 현장을 독자 앞에 생생히 펼쳐 놓는다. 고성이 오가던 회의장, 황제의 정치적 계산, 교부들의 신학적 통찰이 서로 충돌하고 교차하는 과정은, 신학이 추상적 이론이 아니라 삶과 교회의 미래를 건 치열한 투쟁이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325년 니케아에서 시작해 381년 콘스탄티노폴리스에 이르는 여정을 일곱 장으로 나누어 추적한다. 알렉산드리아의 알렉산드로스와 아리우스의 대립,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정치적 개입, 공의회 이후의 반격과 재판, 그리고 안티오키아와 로마가 보여 준 해석의 차이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삼위일체 신앙의 뿌리로 남아 있다. 독자는 이 과정을 따라가며 "예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단순히 역사적 호기심이 아니라, 지금도 교회를 지탱하는 신앙의 핵심임을 깨닫게 된다.
특히 책은 '우시아(본질)'와 '휘포스타시스(위격)'라는 개념이 어떻게 다듬어져 삼위일체 교리의 핵심 언어가 되었는지를 상세히 설명한다. 수많은 오개념과 불완전한 시도를 깎아 내고 남은 결정체가 바로 오늘 우리가 고백하는 「니케아 신경」이라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신학적 용어의 형성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가 하나님을 어떻게 고백할 것인가를 둘러싼 긴 여정의 결실이었다.
<니케아 신경 형성기>는 단순히 과거를 회고하는 책이 아니다. 저자는 이 신경의 뿌리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 곧 오늘 한국교회와 세계 교회가 직면한 신앙의 혼란을 바로잡는 열쇠라고 강조한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라는 예수님의 물음에 대한 답이 신경의 출발점이었듯, 오늘 우리 역시 같은 질문 앞에 서 있기 때문이다.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을 기념해 출간된 이 책은 교부 신학과 교회사에 관심 있는 신학생과 목회자는 물론, 교회 신앙고백의 뿌리를 다시 확인하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필독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