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종교단체들을 다뤘던 <나는 신이다>에 이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생존자다>가 지난 8월 15일 공개 후 시청자들의 관심이 계속되고 있다.

<나는 생존자다>는 공개 열흘 가량 지난 8월 29일 현재, 넷플릭스 시리즈 일일 순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나는 생존자다> 공개를 계기로 <나는 신이다>를 다시 찾는 시청자들도 늘고 있다.

JMS를 비롯해 아가동산, 만민중앙교회, 오대양 사건 등 종교단체들을 다룬 이전 시리즈인 2023년작 <나는 신이다>와 달리, 총 8부작의 <나는 생존자다>에서는 사이비 종교단체의 경우 JMS만 다루고 있다.

<나는 생존자다>는 3-4화를 JMS에 할애하고 있다. 1-2화는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5-6화는 지존파 연쇄살인 사건, 7-8화는 삼풍백화점 사건 등의 생존자들이 사건 당시와 이후 겪은 일들에 대해 증언을 토대로 구성했다.

이번 다큐에서는 정명석의 성범죄 자체보다 정명석의 2008년 수감 후 2인자에서 사실상의 1인자로 올라선 정조은(본명 김지선)의 범죄 방조 행각, 그리고 <나는 신이다> 제작 도중 생존자이자 제보자인 메이플과 제작진이 JMS 측에 의해 겪었던 미행이나 제작 영상 사전 유출 의혹 등을 복기했다. 

▲다큐 방송 장면. ⓒ넷플릭스
▲다큐 방송 장면. ⓒ넷플릭스 

또 정명석과 JMS 조직을 비호했던 경찰 등 사회 곳곳의 JMS 내부자들에 대해서도 조명했다. 특히 정명석 성범죄를 단죄해야 할 사법부 측에서, 메이플 씨가 소송 도중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한 녹취록을 피고인 정명석 측 변호인에게 넘겨주라고 결정한 것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3화는 제목부터 'JMS: 조종당한 메시아, 진짜는 따로 있었다'이다. 정조은은 어린 시절 정명석에 의해 성적 피해를 당했지만, 이후 지난 2003년 홍콩에서 정명석이 체포될 당시 현장에서 고성을 지르는 등의 행동을 보이며 정명석의 눈에 들면서 빠르게 2인자로 신분이 상승했고, 정명석이 구속된 후 '사도', '성령' 등으로 불리며 실질적 리더가 됐다.

다큐에 따르면 정명석의 수감 시절에는 매주 월요일 그를 단독 접견하며 '메시지'를 관리해 온 정조은은 2018년 전자발찌를 찬 정명석의 출소 후 그에게 '상납'할 여성들을 선별하고, 출입을 관리했다. 오히려 정명석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그에게 소리를 지르는 등 전세가 역전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정조은이 <나는 신이다> 방송 후 자신은 정명석의 성범죄를 몰랐다며 '꼬리 자르기'를 시도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도 밝혀졌다.

4화 'JMS: 여전히 주를 수호하는 사람들'에서는 정명석과 JMS를 지키는 조직, 대외협력국의 실상을 폭로했다. 대외협력국은 JMS 내부에서는 '섭리 안보리, 국방부'로 불리며, 특히 경찰 출신은 정명석이 직접 '사사부'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대외협력국은 정명석의 성범죄를 폭로하기 위해 입국한 메이플 씨와 <나는 신이다> 제작진을 공항에서부터 미행했고, 이들의 개인정보까지 불법 활용했다.

▲다큐 방송 장면. ⓒ넷플릭스
▲다큐 방송 장면. ⓒ넷플릭스 

특히 '주를 지키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주수호'라는 경찰이 집중 조명됐다. 현직 경찰로서 '메이플이라는 여성을 정신병자로 만들어 논점을 흐려야 한다'는 등의 정명석 소송 반론 대응 방안을 마련했던 그는 일선 경찰서를 직접 찾아간 제작진을 계속 피하고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결국 직위해제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JMS 본거지인 금산경찰서에도 JMS 신도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줬다. 정명석에 대한 신고가 접수되면 신도인 경찰이 사사부로 보고했고, JMS 측은 피해 신도를 찾아가 끈질기게 회유해 고소를 취하시켰다는 것. 금산경찰서 성폭력상담소 아동·여성 피해자 전담경찰관으로 위촉된 인물조차 JMS 신도였다.

이 외에 재판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정명석 담당 변호사가 엑소더스 김도형 교수를 불러 고소 취하를 유도하는 모습도 나왔다.

2년 전 방송 이후 탈퇴한 신도들의 인터뷰도 담겼다. 이들 중에는 <나는 신이다> 제작 영상을 사전 유출한 방송 스태프와 메이플 씨를 미행했던 대외협력국 소속 전직 신도, 정명석 수행원 등이 JMS와 정명석의 실체를 폭로했다.

방송은 정명석과 정조은이 모두 최종 유죄를 선고받고, 제보자들이 사죄하고 전향했으며, JMS 신도가 절반으로 줄었다는 희망적인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메이플 씨는 고통스러웠던 제보 과정을 함께했던 반려자와 미국에서 결혼하며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메이플 씨는 그간의 일을 정리한 <흔적>이라는 서적도 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