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동부 오디사주 말칸기리 지역의 코나마테루 마을에서 기독교인 목회자 20명이 지역 주민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7월 29일(이하 현지시각) 15개 마을에서 모인 목회자들로, ‘씨앗 축복 행사’에 참석했다가 귀가하던 중이었다. 해당 행사는 매년 전통적인 제사 대신 기독교식 예배와 기도로 씨앗을 축복하는 것이다.

행사 후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던 목회자들은 마을 입구 근처에서 30~40명의 마을 주민들을 마주쳤다. 주민들은 외부 목회자들의 방문을 문제 삼았고, 예배와 교제를 위한 방문이었다는 이들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개종을 유도하려 했다고 주장하며 공격을 시작했다. 그들은 나무 몽둥이, 괭이, 도끼, 칼, 낫 등으로 무장한 상태였으며, 폭행을 당한 기독교인 중 10명은 두부 열상 등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피해자 수크라 마디(Sukra Madi) 목사의 아들인 망글루 마디(Manglu Madi) 목사는 “피투성이가 된 아버지를 근처 집으로 끌고 들어가 보호했다”고 전했다.

수크라 마디 목사는 의식을 잃었고, 병원에서 일주일간 치료를 받은 후 추가 합병증으로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재 뇌수술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수술비 1,600~1,700달러(약 220~320만 원)를 감당할 수 없어 가족들은 기도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피해자 중 한 명은 다음 날인 6월 22일 말칸기리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그 과정에서 16명의 가해자 이름이 포함된 초기 정보 보고서가 등록됐다. 그러나 경찰은 적극적인 수사를 하는 대신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측은 언어 장벽으로 인해 경찰이 요구한 서류를 단순한 조사 요청서로 이해하고 서명했으나, 실상은 가해자들과의 합의서였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사건 이후에도 경찰의 미온적 태도는 계속됐고, 이에 분노한 지역 기독교 단체들은 지난 2일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는 7천 명 이상이 참여했으며, 그 중 일부는 말칸기리 경찰서를 조롱하는 상징적 행동으로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경찰은 오히려 기독교 단체 지도자 30명을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추가 기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