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

더 많이 소유하려는 욕망은 인간의 본성이지만, 이를 거슬러 '비움'의 삶을 선택한 한 작가의 이야기가 조용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에세이 『가볍게 산다』의 저자 진민영 작가는 지난 3년간 미니멀리즘을 삶의 철학으로 삼아 실천하며, 그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깊은 깨달음을 담담히 풀어냈다.  

진 작가는 "겉치레에 집중하던 과거를 벗어나 본질에 집중하자 삶이 한결 여유롭고 편안해졌다"며, 물건을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삶의 우선순위를 재편성하는 미니멀리즘의 본질을 강조한다. 

그는 처음부터 이 같은 삶의 방식에 익숙했던 것은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물욕에 흔들리고 허영심을 채우며 살았다고 고백한다. 때로는 허무함에 빠지고, 이 모든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회의에 빠지기도 했지만, 점차 물질적 풍요가 곧 내면의 성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진실을 깨닫게 됐다고 전한다. 

"물욕에서 벗어나자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이 가벼워졌다.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지고, 고민도 사라졌다. 머리가 맑아지자 그동안 생각에만 머물던 목표들을 하나씩 실현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아무것도 없는 방에서 살아갈 생각이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진 작가는 덜어내는 삶이란 단순한 절제가 아닌, 진정한 우선순위를 발견하고 진짜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말한다. 불필요한 것들을 비워야만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소중한 가치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재물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그것이 지닌 의미와 나에게 주는 진정한 가치를 분별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책의 말미에서 그는 미니멀리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흐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이 철학이 단순한 유행으로 소비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전한다. "미니멀리즘이 단순히 깔끔한 인테리어나 소유를 줄이는 트렌드로만 인식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는 삶의 태도이자, 내면을 단단하게 만드는 실천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에세이 『가볍게 산다』는 단순함을 통해 더욱 충만한 삶의 본질을 마주하는 과정을 그리며, 독자들에게 삶의 방향을 되묻는다. 진 작가의 체험은 경쟁과 소비 속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덜어냄이 곧 채움이 될 수 있음을 조용히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