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한 사랑하는 성도님을 마지막으로 배웅하는 자리에 섰습니다. 조용히 흐느끼는 가족들, 말없이 눈시울을 붉히는 교우들 사이에서 문득 바람 한 줄기 스치며 나뭇잎이 흔들릴 때, "이 길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교회 안에 연이어 소천의 소식이 들리며, 성도님들의 마음속에도 아쉬움과 허전함이 남아 있음을 느낍니다. 어떤 분은 조심스레 목회자를 걱정해주시고, 어떤 분은 조용히 위로의 말을 건네주시며 함께 아파해 주셨습니다. 그 모든 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저는 목회자로서 이 마지막 배웅의 자리에 설 때마다, 오히려 더 깊은 감사를 느낍니다.
평생 믿음으로 걸어오신 분이 이제 본향으로 돌아가는 그 거룩한 길을 함께 지켜보며, 손을 잡아드릴 수 있다는 것은 저에게 큰 위로이자 보람입니다. 물론 이별은 언제나 아프고 익숙해지지 않지만, 우리는 죽음을 끝으로 여기지 않기에, 그 슬픔 가운데서도 소망을 품습니다.
고린도후서 5장 1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만일 땅에 있는 우리의 장막 집이 무너지면, 하나님께서 지으신 집, 손으로 하지 아니한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이 우리에게 있는 줄 아느니라."
우리는 낡은 장막을 벗고, 영원한 집으로 옮겨가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장례 예배에서 저는 이별보다 소망을 먼저 보게 됩니다. 사랑하는 이들은 단지 먼저 도착한 것입니다. 우리가 향할 그 아버지 집에, 조금 먼저 이르셨을 뿐입니다.
그분들의 떠남은 우리에게 조용한 도전이 됩니다. 언젠가 우리도 그 길을 걷게 되니,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다시 묻게 됩니다. 믿음을 붙들고, 사랑을 실천하며, 말씀 안에서 자신을 살피며 살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가 자주 부르는 찬송처럼, "하늘 가는 밝은 길이 내 앞에 있으니 슬픈 일을 많이 보고 늘 고생하여도... 예수 공로 의지하여 항상 빛을 보도다." 이 찬송은 단순한 위로의 노래가 아니라 오늘의 삶이 되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결국 우리 모두는 주님의 집으로 돌아가는 순례자입니다. 아픈 이들의 손을 함께 잡아주며, 또한 절망이 아닌 소망의 마음을 가지고, 주님과 동행한다면 그 가는 여정이 쉽지는 않아도 외롭기만 하지는 않을 줄 믿습니다. 축복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