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산 안창호 선생 제87주기를 추모하기 위한 '김형석 교수와 함께하는 인문학 강좌'가 (사)도산안창호선생기념사업회 주최로 20일 서울 강남구 소재 도산안창호기념관 강당에서 열렸다.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중학교 시절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1878-1938)을 직접 만나 교류한 바 있다.
이날 김형석 교수는 "수학자 파스칼은 인격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했다"며 "인격을 가진 사람이 모든 행복을 가질 수 있고, 다른 사람이 못 가진 행복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인격을 가지지 못한 사람은 나와 다른 사람에게 불행을 준다"며 "한 정치인은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몸 조심하라'고 했다. 일각에선 깡패가 할 얘기를 했다고 비판했다. 인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대선후보로 나선다니 모순"이라고 했다.
그는 "인격을 갖추지 못한 어른이 가르치려 드니 젊은이들은 꼰대라고 인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는 한 동료 교수는 대학 총장이 되더니 동료들을 무시하기도 했다. 이는 그 사람의 인격이 낮다는 증거"라며 "존경하는 연세대 역대 총장 3명을 뽑자면, 그들의 특징은 인격을 갖춘 사람들인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욕하고 비판하며 화내길 좋아하는 등 인격을 갖추지 못한 이들의 특징은 대개 이기주의자들이다"라며 "이기주의자의 특징은 '상대방이 나를 섬겨주지 않았다'고 비난을 일삼는다"고 했다.
이어 "독거노인들은 대개 성격을 맞추지 못하고 자기 성격대로 홀로 늙는다. 늙어도 인격을 갖춘 이는 젊은이들이 따른다. 반면 인격을 갖추지 못한 이는 젊은이들이 피한다"며 "인격을 갖추면 늙어도 나이와 상관없이 모든 이들과 두루 사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격을 갖추려면 첫째, 내가 성장해야 한다. 성장은 나이를 먹어도 계속 배우려는 사람이다. 제일 행복한 이는 정년퇴직 이후에도 자신의 분야를 계속 개척하는 사람이다. 젊어서 하지 못한 취미활동을 늙어서 다시 시작하는 사람"이라며 "또한 독서 활동을 지속하고 직장이 없어도 일을 만들어 계속 일하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했다.
아울러 "둘째,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내가 국가를 위해 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자문해야 한다. 이것이 훌륭한 인격의 핵심"이라며 "가령 정치인들의 타락은 국가에 대한 헌신을 잃어버리고 이기주의자들이 된 결과"라고 했다.
또한 "동료 교수들 가운데 공동체와 국가를 위해 헌신하려 했던 안병욱과 김태길 교수는 정년퇴직 이후 그들의 생활반경이 오히려 넓어졌다"며 "도산 안창호 선생은 생전 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타인을 통해 인격을 기르고 나보다 타인을 더 사랑하며, 국가를 사랑하라고 강조했다"고 했다.
특히 "이기주의자들은 편을 가른다. 그러나 도산 안창호 선생은 모든 이들을 아우르고 공평하게 나보다 타인을 더 사랑하자고 강조하셨다"며 "우리도 도산의 가르침을 받아 인격을 길러 정의를 베풀되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인격자들이 많아진다면 대한민국은 좋은 나라, 좋은 사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