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사무총장 강대흥 선교사)는 13일 오후 서울 앰배서더서울풀만호텔에서 한국 복음 전래 140주년 기념 교단 총회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KWMA는 이날 간담회에서 선교 14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미래 선교 전략 '뉴타겟 2030'(New Target 2030)을 소개하고 △비서구교회와의 협력 △이주민 선교 △다음세대 선교 △AI 선교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간담회에는 예장 합동·통합·고신, 기감·기침 등 10개 교단 총회장과 총무들을 비롯해 KWMA 임원진이 참석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는 "한국교회 선교에 있어서 선교단체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단마다 선교사 파송 절차가 다르지만, 지금까지 교단과 선교단체가 잘 연합해서 하나님께서 140년 복음 선교의 역사를 이뤄 주셨다고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앞으로 더 귀하게 선교에 사용해 주실 줄 믿는다"고 전했다.

KWMA 법인이사장 주승중 목사는 "한국교회는 언제나 기쁨을 선교로 표현했다. 독노회를 기뻐하며 제주도에 이기풍 목사님을 파송했고, 해방 이후 독립을 기뻐하며 1956년 태국에 최찬영·김순일 목사님을 선교사로 파송했다. 140년이 지난 오늘날 한국교회는 비공식으로 약 3만 명의 선교사가 해외에서 사역하고 있고, KWMA와 kriM의 공식적 통계 발표에 따르면, 174개 국가에서서 21,917명의 선교사(2023년 12월 기준)가 사역 중"이라고 했다.

주 목사는 "초창기 한국선교는 현지 교회(교단)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선교사는 언젠가 선교 현장을 떠나야 하기에 모든 선교는 현지 교회와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다. 한국에서 사역했던 모든 외국 선교사들은 한국교회 자립도와 행정력을 존중하며, 철수를 결정했을 당시 있었던 모든 선교 자산을 이양했다. 한국교회는 선교 유산인 3자 정신(자치, 자립, 자전)을 통해 많은 교회들을 개척했고, 이는 오늘날 한국 기독교의 DNA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1988년 올림픽 이후 한국교회는 여행 자유화와 더불어 많은 선교사를 파송했고, 동시에 파송 절차 없이 자비량으로 선교지에 가신 분들도 많다. 그러나 어떤 모양으로 파송됐든지 한국교회는 선교지로 인해 발생한 모든 일을 감당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한국선교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한국교회와 교단 선교회는 건강한 선교 전략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교회의 선교는 향방 없는 선교가 아니라 방향성 있는 선교를 하기 위해 건강한 목표와 전략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KWMA 운영이사장 황덕영 목사는 "선교 추세가 바뀌는 것뿐 아니라 통일선교, 이주민선교, 다음세대선교의 이슈 속에 교회들이 선교적 교회로 변화되지 않으면 땅끝까지 복음을 전파하는 사명을 이루기 어려운데, 하나님께서 나라를 새롭게 하시는 때에 있다고 생각한다. 교단 전체가 새 부대가 돼 방향을 맞춰 비전을 이뤄야 하나님의 큰 뜻을 담을 수 있기에 이 기회를 주셨다고 생각한다. 한국교회 전체, 한국선교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선교를 위해 잘 연합해서 시대적 소명을 잘 감당하는 자리가 되길 소망한다"고 했다.

▲간담회가 진행 중이다.  ⓒ강혜진 기자
▲간담회가 진행 중이다. ⓒ강혜진 기자 

비서구교회 및 국내 이주민 선교

이날 '비서구교회와 같이 가는 선교'와 '국내 이주민 250만 명 선교 전략'을 소개한 KWMA 강대흥 사무총장은 "그동안 한국교회 선교에 대한 자성에서 비서구교회 선교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는데, 유럽을 비롯한 서구권과 아프리카와 아랍에 이르는 비서구권에서 한국교회와 함께하려는 움직임이 광범위하게 일어났다. 한국교회가 세계선교 흐름의 중심에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의 모습은 어떠한가? 선교 열심히 하고 지금도 선교사를 계속 파송하고 있는데, 막상 주일학교와 다음세대 문제가 심각하고 많은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서구교회의 전철을 밟아야 하는가? 한국교회가 기독교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며 지금까지 했던 선교를 돌아보고 더 건강해져서, 겸손하게 세계교회와 한국을 잘 섬긴다면 앞으로 놀라운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지인 중심의 동반자 선교 실시 △교단 선교부의 네트워크 파송 △남반구 선교전략 참여 및 교단 선교부 적용 △남반구 선교전략 위원회 구성 △남반구 선교신학, 자신학 발전 및 보급 등을 제안했다.

이주민 선교와 관련해 강 사무총장은 최근 발표한 선교 통계를 언급하며 "국내 이주민 선교는 단순한 복음 전파를 넘어, 선교적 흐름의 변화를 반영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KWMA 디아스포라 실행위원회 로드맵과 액션 플랜을 기반으로 지역교회 및 선교단체의 협력을 촉진하고 실질적인 선교활동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선교의 마음을 가진 선교인 육성을 중심으로 한 지속 가능한 이주민 선교 모델을 구축해, 한국교회의 글로벌 선교 사역을 강화하는 데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세대 동원 및 교회와 선교에 AI 접목 전략

이어 KWMA 협동총무 노성천 목사와 정용구 선교사가 각각 '다음세대(TCK)를 선교에 동원하기 위한 전략', '인공지능이 교회와 선교에 접목되기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

노성천 목사는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다음세대를 전도하여 구원의 길로 인도하고 교회 공동체 안으로 이끌 수 있는 길이 '바로 이것이다'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지금도 하나님께서 살아계시고 복음은 역사하신다. 다음세대 사역을 하며 가장 어려운 점은 그들을 기다려 주는 것이다. 우리 역시 그러했다. 우리가 넘어지고 부족해도 하나님께서 한결같이 사랑으로 기다려 주신 것처럼, 다음세대에 대한 소망을 멈추지 말고 소망하기에 앞서 먼저 사랑하라"고 권면했다.

노 목사는 각 교단과 인턴제도를 활용해 청년들을 해외 선교에 동원하는 인턴선교사 훈련 플랫폼 미션 무브먼트를 소개하며 "인턴선교사 2명을 이미 2명의 인턴선교사가 있는 현장으로 보낸다. 6개월 뒤 이들이 가고 또 다른 2명이 오는 식으로 단기선교를 이어가는 것이다. 다녀온 청년들이 현지 선교사에게 '눈을 떴다'며 감사의 편지를 썼다. 그 이후에도 계속 선교지를 섬기고 헌금을 한다"고 했다.

이어 "관건은 영성이 있고 주님과 동행하는 좋은 선교사와 연결돼야 한다. 이러한 사역은 지역교회의 도움이 없이는 절대 일어날 수 없다"며 "청년들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지역교회와 연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문성 있는 지도자 양성 △군선교에서 장교 및 부사관 영적 리더십 양성 확대 △TCK(제3문화 아이들)의 선교적 자원 활용 등을 조언했다.

정용구 선교사는 "2023년 NCOWE 디지털 선교 트랙이 있었는데, 6개월 전부터 메타버스 인공지능 활용법 등에 관한 R&D 모임을 가졌다. 특별히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줌·SNS 등 어느 때보다 현장 사역자들의 디지털 욕구가 커졌다. 그래서 국내외 선교 현장의 디지털 선교 활성화를 위한 디지털 선교 로드맵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선교교육의 디지털화 △선교행정의 디지털화 △선교사역의 디지털화 △이주민 선교의 디지털화 등의 액션플랜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KWMA '디지털 선교실행위원회', 각 영역 및 이슈별 디지털 선교사역자, KWMA 회원단체 내 디지털 선교 담당자, 각 국가별 디지털 선교 인력 개발 및 네트워크 등을 구축하기로 했다.

정 선교사는 "복음이 들어가기 어려운 미전도종족 및 비공개 국가에서 디지털 선교 사례들이 다양하게 개발돼 다양한 선교 콘텐츠를 선교 현장에서 적극 사용해 복음을 전하도록 많은 사례와 매뉴얼을 세계교회에 공유하고자 한다"며 "세계교회가 보다 긴밀하게 건강한 선교사, 건강한 선교로 나아가도록 체계적인 훈련과 교육 콘텐츠도 공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장 선교사와 개교회의 선교사역 활성화와 동력화를 위한 귀한 밑거름과 발판을 마련해 주고자 한다"고 했다.

탈북민 목회자 주경배 목사와 아들 주일룡 씨 간증

이날 간담회에서는 함경북도 출신의 탈북민 목회자 주경배 목사와 아들 주일룡 씨가 간증을 전하고 북한 기독교인들의 기도와 찬양, 영접 등의 영상을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주일룡 씨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임기 때 백악관에서 주최한 종교 박해 피해자 초청 행사에 탈북민 대표로 참석한 바 있다.

주 목사는 "북한에서 여러 경로로 하나님을 알게 됐는데, 극동방송도 들었다. 여기 와서 다시 하니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보니 하나님께서 태초 이전부터 날 사랑하고 계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북한에 그루터기와 같은 신앙인이 많이 남아 있다. 하나님께서는 지난 80년간 북한을 한 번도 버린 적이 없으시고 북한에 대한 사랑을 멈추지도 않으셨다. 한국교회가 북한을 위해 부르짖은 기도가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고 열매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며 위로를 전하고 싶다. 북한에 계신 분들과 예배를 드리고 그 안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는데, 이분들에게 지속적인 말씀과 은혜가 공급되고 하나님께서 동행해 주시길 기도한다"고 했다.

이어 주일룡 씨가 중국에서 신앙훈련을 받고 있는 한 탈북민과 전화 연결을 했다. 북한 선교를 위해 준비 중인 그는 "북한에 있을 때 한국영화를 비롯해 모세와 같은 성경적인 영화도 봤다. 그러나 성경을 미신으로 생각해 한 구절만 읽어도 인생을 망칠 수 있기에 두려움에 떨었다. 한글 오디오 성경이 있고 기도도 주고받는다. 고난과 억압 속에서 신앙하는 고통은 한국에서 상상하기 힘들다. 가족끼리도 잘 오픈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성경과 하나님께 의지한다. 성경을 지혜의 책으로 알고 그 안에서 답을 얻으려 하며, 착하게 살고 돈을 벌어도 남을 위해 쓴다"고 전했다.

동반자 선교와 통일 이후 북한의 교회 재건 전략

'동반자 선교'와 '통일 이후 북한의 교회 재건 전략'에 대해 논의한 강대흥 사무총장은 "동반자 선교란 현지 교회와 사역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교사의 사역이 현지 교단에서 인지하는 현지 교회의 사역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선교사들이 언젠가 현지를 떠나야 하는 태생적 한계가 있기에, 본인이 평생 노력해 이룩한 사역들이 현지에 잘 남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현지 교단과 관계없는 독립 사역이 아닌 현지 교회(현지교회 리더십 아래)와 동역하는 사역이 필요하다. 선교가 아닌 현지 교회가 그 나라의 장래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시대 선교의 핵심은 '현지인'과 '동반자 선교'"고 강조했다.

강 선교사는 동반자 선교가 가장 필요한 영역으로 북한선교를 주목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통일 준비, 그 첫걸음은 무너진 북한교회의 회복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가 모두 동의하는 북한 내 유·무형교회 회복을 위한 성경적 원칙을 세우는 일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KWMA는 학계를 비롯한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통일 이후 북한교회 회복을 위한 7원칙(안)을 제안드린다"며 다음의 7가지를 제시했다.

△지난 70년간 신앙을 지킨 북한 지하교회는 회복되는 북한교회의 주역이고 선교의 주역이다. 북한 내 기독 신앙인을 중심으로 북한의 교회를 재건한다 △한국교회는 (북한교회와 관련해 '외부인'이라는 인식 아래) 주도적인 자세를 버리고, 북한교회 재건을 돕고 섬기는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한교총을 중심으로 한국교회 초기 선교사들의 선교지 분할 정책과 같은 교단 연합과 협력의 모델을 만든다 △북한을 선교지 분할과 교회 회복 정책은 개교단주의를 포기하고 한국 기독교의 이름으로 해방 전 교회 역사 및 교단 분포를 참고해 교회의 회복을 진행한다 △한국교회는 북한교회 회복을 통해 향후 유라시아 대륙과 글로벌 선교의 새로운 선교적 기회를 창출한다 △남한의 교회는 재건된 북한교회와 협력해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해 노력하며 나아가 북한교회와 연합해 세계 선교 사명 완수를 위해 협력한다 △통일 이후 한국교회는 개 교단 확장을 지양하고 순수복음이 전파되도록 함께 노력하며 특히 지상교회 건립에 많은 재정이 투자되지 않도록 한다. 성경이 보여주는 교회 원형의 회복에 방점을 둔다.

이후 참석자들은 피드백을 나누고, 구체적인 선교 전략의 실행을 위해 교회와 선교단체 간의 연합을 더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