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최악의 폭력 사태가 발생하며 1,0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10일 보도했다. 

CP는 이 가운데 알라위파와 기독교인을 포함한 소수 종교 공동체가 주요 표적이 됐다고 인권 단체들이 경고했다고 밝혔다. 

영국 GB뉴스에 따르면, 이번 폭력 사태는 시리아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으며, 알라위파와 기독교인을 비롯한 소수 종교 공동체가 집중적으로 공격받았다고 밝혔다. 폭력 사태는 지난주 라타키아 인근에서 아사드 충성파 무장 세력이 보안 순찰대를 기습한 사건 이후 급격히 확산됐다. 이에 시리아 임시정부와 연계된 이슬람주의 세력이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유혈 사태가 심화됐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희생자 1,000여 명 중 745명은 민간인으로 확인됐으며, 이들은 대부분 총격으로 사망했다. 나머지는 보안군이나 무장 세력으로 분류됐다. 

"종파적 학살"...기독교 공동체도 피해 

CP는 목격자들과 지역 감시단체들은 이번 사태를 "종파적 학살"로 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SOHR의 라미 압둘라흐만 소장은 "이번 폭력의 목적은 알라위파 가정을 강제로 내쫓는 데 있다"며, 자블레와 바니야스 지역에서 가옥이 약탈당하고 불태워지는 사건이 다수 발생했다고 전했다. 

현지에서 촬영된 영상과 보고서에는 집단 매장지, 결박된 시신, 파괴된 마을 등의 참혹한 장면이 담겨 있다. 한 사례에서는 보안 작전 중 알라위파 민간인 69명이 처형됐다는 보고도 나왔다. 

현재 수천 명의 알라위파와 기독교인이 피난길에 올랐으며, 일부는 라타키아에 위치한 러시아군 기지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 공동체는 이미 시리아 내전 동안 급격히 감소했다. 이슬람주의 무장 세력은 기독교인을 정치적·이념적으로 아사드 정권과 연계된 존재로 간주하며, 이들의 존재 자체가 이슬람주의 정부 수립에 걸림돌이 된다고 여긴다. 하지만 이번 공격에서 정확히 몇 명의 기독교인이 희생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종교 지도자들 "즉각적인 폭력 중단 촉구" 

CP는 그리스 정교회, 시리아 정교회, 멜카이트 그리스 가톨릭교회 총대주교들은 공동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를 강하게 규탄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주택이 침입당하고, 신성한 공간이 짓밟혔으며, 재산이 약탈당하는 등 시리아 국민이 겪는 엄청난 고통을 반영하는 장면들이다. 우리는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학살을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적인 폭력 중단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보복과 배제를 넘어 평등한 시민권과 진정한 협력을 바탕으로 한 사회 건설을 위한 화해의 조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 반응..."소수자 보호 시급" 

마틴 파슨스 린디스판 기독교 박해 연구소장은 "해안 지역은 아사드 정권의 중심지로 알라위파가 많지만, 기독교인도 함께 거주하고 있었다"며 "현재 기독교인들이 특정 표적이 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민간인 공격이 이루어진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드루즈파 지도자인 히크맛 알하지리는 "이번 사태가 방치된다면 시리아 전역이 종파적 유혈 사태에 휩싸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리아인권네트워크(SNHR) 등 인권 단체들은 집단 처형, 재산 약탈, 조직적인 살해 행위가 발생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한편, 시리아 임시정부 대통령 아흐메드 알샤라는 TV 연설을 통해 "폭력을 규탄하며 민간인 보호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권을 침해하거나 민간인에게 해를 가한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특별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미국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급진적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자행한 만행"이라며 강력 규탄하고, 시리아의 종교 및 소수 민족 보호를 촉구했다. 이스라엘 역시 "시리아의 새 정부가 잔혹 행위를 자행했다"며 강한 비난을 보냈다. 

시리아 과도 정부의 위기...소수자 보호 실패 우려 

CP는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아사드 축출 이후 불안정한 시리아 정국이 자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샤라 정부는 포용적 행보를 약속했으나, 강경 이슬람주의 세력과 불규칙 무장단체들이 정부의 통제를 벗어나 활동하며 치안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도정부가 소수 종교 공동체를 보호하지 못할 경우, 추가적인 종파적 유혈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한, 시리아 내 군사 기지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는 피난민들에게 한정된 보호를 제공하고 있으나, 이번 분쟁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