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3일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나 "국가의 미래를 위해 집권여당이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권당 대표가 소신이 지나쳐 불필요한 대립을 만들면 바람직하지 않다"며 "여당 의원들도 개인 행동이 과하면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는 대구 달성군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 예방했다. 이번 만남은 지난해 말 탄핵 정국 이후 '권영세 비대위' 체제가 출범한 후 처음 이루어졌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예방 직후 브리핑에서 "오늘 오후 2시부터 권영세 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신동욱 수석대변인, 최은석 원내대표 비서실장, 강명구 비대위원장 비서실장, 유영하 의원 등 7명이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여러 말씀을 들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수감 상황에 대한 질문도 던졌다. 그는 "두 분이 얼마 전 윤 대통령이 있는 구치소를 방문한 모습을 보며 마음이 무거웠다"며 "대통령의 건강과 심리 상태는 어떤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권 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는 "건강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 상황에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감된 상황을 생각하면 안타깝다"면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 여당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또한 "국내외적으로 경제 상황이 어려운 만큼 집권여당이 끝까지 민생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거대 야당을 상대로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여당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두 대표가 경험이 많으니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할 것"이라며 지도부를 격려했다. 

그는 "어려운 시기일수록 대의를 위해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집권당 대표가 지나친 소신을 내세우면 갈등이 생기고, 개인 행동이 과하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우리 국민은 여러 차례 위기를 극복해 온 경험이 있다"며 "이번에도 국민이 힘을 모아 극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신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관련 질문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국론 분열 가능성이 크고, 대립이 심해지면서 국가적 위기가 심화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조기 대선 준비'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이 당에 특정한 준비를 지시한 적은 없고, 다만 여당이 하나로 단합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도층 포섭'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