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무부가 스포츠 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입국하려는 트랜스젠더 선수들의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영국 가디언이 25일 보도했다.
가디언이 입수한 24일자 국무부 문서에 따르면, 국무부는 전 세계 비자 담당관들에게 미국 내 스포츠 경기에 출전하려는 트랜스젠더 선수들의 비자 발급을 거부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미국 비자 신청서에 출생 당시 성별을 허위로 기재한 신청자에 대해서는 영구적인 비자 금지 조처를 내리도록 했다.
국무부는 트랜스젠더 비자 신청자들에 대해 미국 이민·국적법 내 위증 조항을 적용할 방침이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비자 신청자가 중요한 사실을 은폐하거나 고의적으로 허위 진술을 할 경우 비자 발급이 거부되며, 이는 평생 미국 입국 금지로 이어질 수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직원들에게 "비자 신청자가 여행 목적이나 성별을 속여 기재한 것으로 의심될 경우, 해당 허위 진술이 비자 발급 부적격 판단을 뒷받침할 수 있는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번 조치는 2028년 미국에서 열리는 LA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발표된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트랜스젠더 선수들의 여성 스포츠 출전을 금지하는 행정 명령을 내린 이후 나온 결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트랜스젠더 운동선수의 여성 스포츠 출전을 허용하는 학교에 대한 연방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국무부의 이번 비자 제한 조치는 2028년 올림픽뿐만 아니라 미국여자축구리그(NWSL), 여자 프로농구(WNBA)와 같은 국내 프로 리그 및 향후 여자 월드컵 예선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