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인주의 한 학군과 주 교육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 스포츠 보호 행정명령을 위반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여학생 스포츠 대회에서 여성으로 스스로를 인식하는 남학생들의 참가를 계속 허용하며 행정명령을 따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교육부 산하 민권국(Office for Civil Rights, OCR)은 지난 금요일 메인주 교육부 펜더 메이킨(Pender Makin)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주 교육 기관에 대한 타이틀 IX(Title IX)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고 통보했다. 

해당 서한에서는 남학생이 여학생 스포츠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연방 차별 금지법을 위반하는 행위로 간주된다고 명시되었다. 또한, 메인주 교육부뿐만 아니라 그릴리 고등학교(Greely High School)에서 남학생이 여학생 대회에 계속 출전한 사례가 보고된 메인 학교 행정구역 #51(School Administrative District #51)도 조사 대상에 포함되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월 5일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여성 스포츠에서 남성 배제하기'(Keeping Men Out of Women's Sports) 행정명령 이후 진행된 것이다. 이 행정명령은 여성과 소녀들의 공정한 경기 기회를 박탈하는 교육 기관에 대해 연방 기금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OCR의 크레이그 트레이너(Craig Trainor) 민권국 대행 차관보는 성명을 통해 "메인주는 자신들이 여성과 소녀들에게 체육 활동에서 어떤 대우를 해야 하는지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만약 메인주가 교육부의 연방 기금을 계속해서 받고 싶다면 타이틀 IX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방 기금을 포기하고 여학생 선수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길을 선택한다면 그것도 메인주의 결정이지만, OCR은 납세자의 돈이 명백한 시민권 침해 행위를 지원하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메인 학교 행정구역 #51(MSAD #51)의 제프리 포터(Jeffrey Porter) 교육감은 금요일 학군 커뮤니티에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 학군은 주 법과 지역 학군 정책을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터 교육감은 "고등학교 스포츠 규정을 감독하는 메인주 고등학교 체육 협회(Maine Principles' Association, MPA)는 메인주 교육부의 방침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 행정명령이 연방 기금 지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법적 검토가 필요한 문제이며, 이 사안은 지역 학군이 아닌 주 차원에서 결정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현재 학군은 메인주 교육부와 MPA의 지침을 따를 예정이며, 특별한 지시가 내려지기 전까지 기존 방침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요일 교육부에 직접 문의한 결과, "현재 주 정부의 정책 방향이 단기간 내에 변경될 가능성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화당 소속의 로럴 리비(Laurel Libby) 메인주 하원의원은 지난주 소셜미디어에 한 남학생이 여학생 육상 대회에서 경쟁하는 사진을 공유하며 논란을 촉발시켰다. 리비 의원은 "또 다른 날, 또 다른 사례. 남학생 선수(남자 경기에서는 승리하지 못한 선수)가 여자 스포츠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이 남학생이 지난해 남자 B 클래스 장대높이뛰기에서 공동 5위를 차지한 후, 올해 여자 장대높이뛰기 주 챔피언에 올랐다고 지적하며 "열심히 훈련한 여학생 선수들에게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리비 의원은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아들이 여자 스포츠에 출전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불공정하다"며 "메인주 주민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다른 성별로 자식하며 스포츠에 참여하는 아이의 사진이 온라인에 올라간다면 부모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금요일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메인주 자넷 밀스(Janet Mills) 주지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행정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연방 기금 지원을 철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