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교직에 몸담았던 한 70대 교사가 사망 후 인체조직을 기증하며 최대 100명의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최근 故 서공덕(79) 씨가 익산 믿음병원에서 인체조직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고인이 기증한 조직은 각막, 피부, 뼈, 심장판막, 연골, 인대, 혈관 등으로, 기능적 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들의 재건과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 씨는 20년 전 장기기증 서약을 했으며, 생전에도 가족들에게 자신이 떠난 후 다른 사람을 살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뜻을 자주 밝혀왔다.
전북 전주 완산구에 거주했던 고인은 전주 농업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며 30년간 학생들을 가르쳤다. 헌신적인 가장이자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 봉사활동을 꾸준히 실천했으며, 주변의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을 아끼지 않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고인의 부인 최정희(75) 씨는 "남을 돕는 것을 좋아했던 사람이지만, 막상 기증을 결정하는 순간이 오자 망설여졌다"면서도 "의사인 아들이 아버지의 생전 뜻을 받드는 것이 옳다며 강력히 주장해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고인의 아들인 익산 믿음병원 서동주 원장은 "아버지의 인체조직 기증을 계기로, 고령자도 조직기증이 가능하다는 점과 사망 후 12시간 이내에 조직을 기증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며 "아버지의 선한 영향력이 장기·조직기증 문화 확산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어렵고 숭고한 결정을 내려주신 기증자와 유가족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여러 환자들에게 큰 선물을 남기고 떠나신 고인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분으로 오래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