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 스포츠 보호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에 대해 보수 진영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 진보 성향을 띠는 여러 유명 인사들과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가진 운동선수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11일 보도했다.
CP는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여성 운동선수들과 코치들이 참석한 가운데 "남성을 여성 스포츠에서 배제하는 법(Keeping Men Out of Women's Sports)"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 명령은 연방 기관들이 제9조(Title IX)의 성차별 금지 규정을 해석할 때, 남성이 여성으로 정체화하더라도 여성 스포츠 경기에 출전할 수 없도록 규정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대중의 압도적인 지지
CP는 CNN 애널리스트 해리 엔튼(Harry Enten)이 트럼프의 이번 행정명령이 "그가 지금까지 한 일 중 가장 인기 있는 결정"이라며 1월 뉴욕타임스/입소스(NYT/Ipsos) 여론조사를 인용했다고 밝혔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9%가 이 명령을 지지하며, 민주당 지지층의 67%, 무소속 유권자의 64%, 공화당 지지층의 94%가 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1년 대비 17%p 증가(62% → 79%)한 수치를 보이며, 여성 스포츠 보호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음은 트럼프를 비판해온 인사들 중에서도 이번 행정명령을 지지한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Martina Navratilova)
CP는 전 테니스 선수인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해 온 인물이지만, 이번 행정명령에 대해서는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밝혔다.
그는 X(구 트위터)에서 "민주당이 이 명확한 여성 스포츠 보호 문제에서 여성과 소녀들을 완전히 저버렸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원임을 자처하는 나브라틸로바는 과거에도 남성이 여성 스포츠에 출전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 여성 스포츠 보호법안(Protection of Women and Girls in Sports Act)에 민주당 의원 중 단 2명만 찬성표를 던지자, 그는 다시 한 번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는 X에서 "더 많은 민주당 의원들이 나서야 한다. 재선을 걱정해 침묵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옳은 일을 하라. 용기를 내라."고 밝혔다.
케이틀린(브루스) 제너(Caitlyn Jenner)
CP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이자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케이틀린(브루스) 제너가 이번 행정명령을 "여성 스포츠 보호를 위한 또 다른 승리!"라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생물학적 남성을 여성 스포츠에서 배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나는 올림픽 선수로서, 전 세계 스포츠 단체들이 이 법안을 따르도록 계속해서 로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제너는 1976년 올림픽 10종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인물로, 2015년 자신을 여성으로 선언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공화당 지지 성향을 보이며 지난 2021년 CNN 인터뷰에서는 2020년 대선에서 투표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지난달 인스타그램에서는 "나는 항상 트럼프를 지지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2023년, 미국 버몬트주의 한 기독교 학교가 남성 선수와 경기하는 것을 거부했다가 제재를 받았을 때, 제너는 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나는 항상 여성 스포츠 보호를 위해 싸워왔다. 그러나 급진적 젠더 이념이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흐리는 일'을 해왔다."라고 말했다.
J.K. 롤링(J.K. Rowling)
CP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저자 J.K. 롤링 역시 과거 트럼프를 소설 속 악당에 비유하며 비판했던 인물이지만, 이번 행정명령에 대해서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가 여성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사진을 공유하며 X(구 트위터)에서 "여성과 소녀들의 권리를 파괴하려는 좌파들 덕분에 이런 장면을 보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젠더 이념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보이며 "이 이념은 표현의 자유, 과학적 진실, 동성애자 인권, 여성과 소녀들의 안전과 존엄을 훼손했다."며 "이것은 국민이 선택한 것도 아니고, 대다수 사람들이 동의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정치인, 의료 기관, 학계, 일부 언론, 유명인사, 심지어 경찰에 의해 위에서 강요되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