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억울한 감옥살이를 한 한국 태생 화교의 사연이 알려져, 주안에교회 교도소 사역팀 ‘주안에호프’이 구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의 사연은 32년 전인 1992년 코리아 타운에서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던 이인직 씨는 이 사건으로 목숨을 잃었으며, 이 사건에 연루되어 있던, (케니 리 씨에 따르면, 실제 살인범인) 갱단의 두 멤버들은 감옥에 갇히게 된다.

당시 케니 리 씨는 이 갱단의 멤버였다. 살인이 있기 전, 갱원 두 명에게 보석상 강도를 위한 라이드를 부탁 받았지만 투잡을 뛰고 있어 시간이 안 된다며 거절했다. 케니 씨를 제외한 이 갱단의 두 멤버들은 보석상을 털기 위해 택시를 불렀고, 택시기사가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갱원 두 명은 경찰에 체포되었다. 

이로부터 8년 후, 당시 택시기사 살인 사건으로, 감옥에 수감되어 있던 갱원 두 명이 그때 택시 기사를 죽인 사람이 케니라고 지목했고 케니 리 씨는 92년도 택시기사 살인 사건의 범인이란 누명을 쓰고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 받아 지금까지 25년째 수감 중이다. 

그러던 그에게 2014년,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된다. 당시 교도소 사역팀(당시 팀장 조명휘 집사)에서 보낸편지였다. 이들은  캘리포니아 교정및 재활부(California Department ofCorrections and Rehabilitation)에 들어가 한국 사람 이름처럼 보이는 이들 30명을 무작위로 골라 편지를 써보냈다. 성경이나, 구원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친구가 되고 싶다는 내용을 써서 보냈고, 15명으로부터 답장이 왔다.

케니 리 씨도 이 중의 한 명이었다. 주안에교회 사역팀의 조명휘 집사는, 그가 보낸 첫 답장에 ‘자기는 한국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편지가 왔다 갔다 하면서 점차 그가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그의 억울한 사연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가족, 학교로부터 소외된 청소년기... 결국 갱단으로 흘러 들어가다 

한국 전쟁 때, 한국으로 피난 온 중국 난민 가정의 막내였던 그는, 14세가 되던 해 가족과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으로 이주했다. 그러나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아메리칸 드림이 아니었다. 학교는 그에게 끔찍한 경험만 안겨주었다. 여러번 싸움에 휘말리다 결국 학교 대신 거리를 배회했고, 그러다 그는 갱단으로 흘러들어갔다. 가족으로부터도, 학교로부터도 소외되었던 그가 원한 것은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진다는 '소속감'이었다.   

“부모님은 내가 학교에 있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거리에서 무작정 헤매고 있었다. 중국 갱단과 연결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갱단이라는 개념을 이해하지도 못했다. 그저 소속감을 원했을 뿐이었다. 사랑받고, 인정받고, 가치 있게 여겨지고, 받아들여지고 싶다는 내 욕망이 옳고 그름에 대한 감각을 가리웠다. 나는 갱단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갱담에 가담한 선택의 결과는...

갱단에 가담한 그 선택의 결과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었다. 어머니가 불교신자였던 그는 불교 예배에 참석하기 시작했지만, 혼돈만 더 가중되었다. 혼란 속에서 허공이라도 붙잡으려던 절박함 속, 편지를 한 통 받았다. 교도소 사역팀으로부터 온 편지였다.

케니 씨는 편지를 주고 받고, 그들의 방문을 받으며 차차 마음을 열고 복음을 받아들였다. 신학 학사와 석사까지 마치고 일반 대학과정도 AA 마치고 현재는 UC얼바인에 편입해 사회학과에 재학 중이다. 또한, 자신의 잘못된 선택에 따른 결과와, 복음을 통한 그의 삶의 변화를 나누며 감옥 안에서 많은 사람들을 도왔고, 그들의 삶의 변화를 가져왔다. 더불어 그는 프로그램 자격증을 취득하고 교도소 내 재소자들을 위한 카운슬러로도 활동 중이며, 또한 상담을 통해 많은 이들을 교회로 인도하고 있다.

10년이 넘게 그와 대화해 온 주안에호프 교도소 사역팀에서는, 예수를 만난 후 그가 180도 변화되어 헌신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주안에호프  케니 리 형제
(Photo : 주안에호프) 왼쪽부터: J 권사, 이케니 형제, 조명휘 집사, 전호선 장로

그의 억울한 사연과 그리스도의 제자로 변화된 모습에, 주안에호프 교도소 사역팀은 그를 위한 구명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캘리포니아 법대에 이 케이스에 편지를 보내 이 사건을 맡아줄 사람을 찾아보려 했지만, 굉장히 오래되고 복잡한 사건이어서 학생들이 맡기엔 역부족이란 답변만 돌아왔다.

주지사에게 청원서를 보낼 계획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받은 경우, 주지사의 특별사면이 없는 한 출소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안에호프 교회를 중심으로 그의 사면을 요청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해, 청원서를 주지사에게 보낼 계획이다.

주안에호프 팀원인  J 권사는 "전세계 재소자 수의 1/4이 미국에 있다. 캘리포니아만 10만 명이 넘는다.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재소자 한 명당 관리비로 연간 14만 불이 든다고 한다.  최고의 사립학교 학비보다 더 비싸다. 많은 변호사들이, 젊은 애들을 거기 가두지 말고 나와서 재활하는 데 그 돈을 써라라고 말하고 있다. 대부분 고등학교 중퇴를 한 아이들이 많다. GED가 없어서 직업을 갖지 못하니까 교육에 중점을 둬서 AA까지 받게 해주던 것을, 지금은 BA교육까지 무료로 시켜준다. 얼마전 교도소 졸업식이 있어서 졸업 연설을 듣고 왔다. 어떤 친구들은 자기가 못할 줄 알았는데 자기가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고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뭐가 바른 것이고 틀린 것인지 교육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를 서포트해준 가족이 고맙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바깥의 사람들을 서포트해줘야 한다. 우리 같은 교회에서 영적인 서포트가 정말 필요하다”라며, 출소자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출소하고 나서 아무 기반이 없이 부모도 없고 가족이 없는 이들도 많다. 나온 친구들이 모인 처치가 있다. 힐사이드처치. 락미니스트리(The Lock Ministry) 한기영 목사님 등이 계시다. 이런 단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조명휘 집사는 마지막으로 아시안 커뮤니티가 이 구명운동에 협조해 주길 부탁했다.

“청원서 폼을 만들어서 우선, 교회에 보내는 일부터 하려 한다. 많이 협조해 주기를 부탁한다. 주지사에게 보내서 영향력을 미치려면 몇 만 명의 서명은 필요하다.”

“제가 바라는 것은 이 프로젝트가 끝나기 전에 하나님이 하신 것을 드러내시기를 원하는 그런 기도를 하고 있다. 우리가 노력은 하지만 하나님은 한 번에 꺼내실 수 있는 분이라 ‘감옥 문을 빨리 열어주세요’ 라고 기도하고 있다. 하나님이 하신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셔서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을 증거하는 통로로 사용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케니 리 씨 구명운동 관련 문의: angiemcho@yahoo.com 조명휘 집사(Angie 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