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마태복음 25:40)

 어린아이들을 제외하면 한국 사람치고 연탄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4천 년 동안 산에서 나무를 해다가 음식을 지어 먹고, 아궁이에 불을 때서 온돌을 데워 난방을 했습니다.

 그러다 언제부터인지 연탄(19공탄)이 나오면서 산에서 나무를 하던 일이 끝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산에 나무가 살아남아 자연히 산림녹화가 이루어졌습니다. 하루 한 번씩 연탄을 갈아주면 24시간 땔감 걱정 없이 살아 갈 수 있는 천지개벽(天地開闢:하늘과 땅이 처음 열림) 같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연탄가스를 마시고 사회에 꼭 필요한 인재들이 세상을 떠나는 비극이 자주 일어났습니다.

  어느 때부터인지 가구마다 가스관이 설치되고, 가스가 보급되면서 연탄 사용은 자연히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시골, 벽촌에도 가스가 들어가 연탄을 때는 가구는 거의 없어졌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서울에서도 연탄을 때는 가구가 적지 않습니다.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의 80%가 기초생활수급자라고 합니다. 가스가 보급된 지가 수 십 년이 지났는데 연탄을 때야 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소득층 가구, 독거노인, 장애인, 고아, 미망인 등 저소득층 가구에 필요한 연탄 량이 한 해 겨울에 약 300만장이라 합니다.

 2024년 11월 현재 연탄 한 개 가격이 900원(미화 약 70 cent)이라 합니다. 그런데 이 900원하는 연탄을 살 돈이 없어서 냉방에서 전기장판 하나를 깔아 놓고 겨울을 보내야 하는 독거노인, 장애인, 고아, 과부, 극빈자들이 많다는 현실이 세계 경제 순위 10위권이라는 한국 서울에도 많다는 사실이 믿어지십니까? 지방 자치단체나 정부는 어디다 세금을 쓰고 있을까요?

 연휴가 되면 온 가족들과 함께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인천 공항에 수만 명이 몰려드는 현실에서 연탄 한 장 살 수 없어 냉방에서 잠을 자야하는 현실이 개탄스럽지 않나요? 가족과 함께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연탄 10장씩만 donation 받으면 어떨까요?

 서울의 대형교회에서 한 주에 들어오는 헌금 액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관계자들 외에는 아무도 모릅니다. 매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교회마다 지난 1년간의 수입, 지출에 대한 보고를 하지요. 그런데 대체로 돈이 남아 내년으로 이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회 근처에 연탄 한 장 살 수 없는 빈민들이 수두룩한데, 교회는 돈이 남아 내년으로 이월되는 현실을 주님께서 보시면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구약에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홈리스)를 돌보라고 수시로 명하셨고, 주님께서도 주린 사람들, 나그네들, 헐벗은 사람들, 병든 사람들, 옥에 갇혀 있는 사람들을 돌보는 것이 바로 나에게 하는 것이라고 말씀 하셨습니다.(마 25:35-46)

 대구 삼덕교회에서 목회 하셨던 홍대위 목사님께서는 교회 예산을 세울 때, 선교비와 구제비를 동률(同率)로 해야 한다고 역설하였습니다. 구제가 선교라는 말씀입니다. 여러분들의 교회에 선교비와 구제비를 비교해 보세요. 동률입니까 아니면 10:1, 아니 100:1? 주님께서는 어느 쪽을 기뻐하실까요?

 연말이 다가 왔습니다. 목회하는 목사, 장로, 교인들은 내년 예산에 선교비와 구제비를 어떤 비율로 정하시렵니까? 기도 하면서 주님께 물어 보세요. 연탄 한 장 900원, 고난 중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하루 밤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랑의 선물’입니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