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형제교회 권준 목사
(Photo : 기독일보) 시애틀 형제교회 권준 목사

나뭇잎이 나무 위에 달린 것보다 땅 위에 쌓인 것이 더 많은 시절입니다.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하는 나무들을 보며 형제와 저도 다가오는 겨울에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전하며 살기를 원합니다. 사람들에게도 존경받을 뿐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도 의롭다 칭찬받는 형제 모두가 되기를 기도하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이번 주 형제와 나눌 말씀은 '바리새인과 세리의 기도' 비유입니다. 즉 의인이라 스스로 여기는 자와 죄인이라 여기는 두 사람을 통해 사람을 보는 하나님의 관점에 대해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이 말씀을 통해 형제와 제가 이제까지 누구 앞에 보이기 위해 애써 왔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원합니다. 사람에게도 존경받고 칭찬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으로부터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 칭찬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깨닫는 시간이 되기를 원합니다.

예수님 시대 당시 바리새인은 흠잡을 것이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성경에 있는 모든 율법을 다 지키고 살았으며 절대 죄가 있는 곳에 가까이 가지도 않고 죄인들과 어울리지도 않는 철저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나같이 깨끗하고 흠 없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라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모습이 바로 성전에 기도하러 들어갔을 때 확연하게 보입니다.

바리새인은 하나님 앞에 당당하게 말합니다. 제가 하나님 하라고 한 것 다 하고, 하지 말라는 것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제 옆에 있는 저 세리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잘 살아왔습니다. 십일조도 당연히 했습니다. 저 잘했지요? 이런 태도였습니다. 반면 세리는 하늘을 볼 용기조차 없이 가슴을 치며 하나님께 죄인인 못난 이 인생에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 비유가 이 세상에서 막살다가 하나님 앞에 와서 기도 열심히 하면 되니 바리새인처럼 피곤하게 살 필요 없다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바리새인이 한 모든 행위는 마땅히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그것을 했다고 하나님 앞에 무슨 상을 바라고, 더구나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우월감을 느끼는 도구로 사용되는 것에 대한 예수님의 경고입니다.

이것은 하나님 아버지와의 관계가 어떤가에 대한 말씀입니다. 바리새인은 하나님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여야 기뻐하시고 그렇지 못한 자들은 벌을 주실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옆에 서 있는 세리가 하나님으로부터 벌을 받은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리는 자기가 아무리 못난 짓을 하였을지라도 자비를 베풀어 주실 하나님을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부족함을 잘 앎에도 불구하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 통곡하며 자비를 구하는 것입니다.

형제는 왜 교회에 열심히 나오고 헌금하고 봉사를 하고 있습니까? 그리고 그것이 혹시 내 의가 되어서 그러지 못하는 사람을 판단하고 비난하는 도구가 되어 있지는 않을까요? 선한 일을 하고 죄와 멀리하고 정결한 삶을 사는 것은 하나님의 자녀 된 자들의 마땅한 도리입니다. 그것이 결코 자랑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았다고 다른 사람보다 상이 더 클 것이라 여겨도 안 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 비해 부족한 삶을 살고 있는 분이 있습니까? 하나님은 결코 부족하다고 여기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진솔한 심정으로 그 길에서 벗어나 의로운 길로의 첫발 내딛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하나님 앞에서 칭찬받는 형제 모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하나님 앞에서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는 칭찬을 받는 목사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런 제가 될 수 있게, 그리고 형제가 될 수 있게 모두 하나님 앞에서 감사하며 찬양하며 전진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