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30여분을 버스 안에서 기다렸다. 도대체 어떻게 우리의 인원수를 알고 있었을까? 그들은 이미 어마무시한 CCTV와 고성능카메라에 안면인식장치까지 장착했다는 말이 진짜임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필자가 두만강 건너편 북한 남양을 찍는 스팟에서 무장 공안을 보고, 길 건너 서 있었던 것을 이미 알고 있는 듯 "당신들의 인원 수의 여권이 맞지 않는다"며 재차 확인하러 주차장까지 좇아왔던 것이었다.
그들의 치밀함에 내심 놀랬다. 다행히 인원 수가 맞다며 우리들의 여권을 돌려주었다. 다시 감사 기도를 조용히 마음으로 드리며 다음 목적지인 세 나라 국경이 만나는 지점인 방천으로 향했다.
확실한 것은 가는 길이 확연히 변했다. 수가 더 많아진 강둑의 철조망과 감시카메라 그리고 한참 뜨던 H도시를 지날 때는 사람의 수와 상점의 간판 수도 눈에 띌 정도로 줄었다.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은 엄청났던 것이다.
방천으로 가는 길도 러시아 관광객을 겨냥한 크레물린 궁을 상징하는 건축물의 놀이공원을 새로 만들어 놓았는데 뭔가 좀 촌스러워 보였다. 철새 도래지 큰 평야를 지나자 다시 삼엄하게 지어놓은 검문소가 앞에 다가왔다.
마치 시애틀의 I-405 유료도로 위의 정교한 카메라들이 여러 대가 달려있었는데, 우리들 아니 꼭 필자를 정면으로 쏘아보는 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무장한 공안이 기사님과 뭐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차를 반대편으로 돌리라는 제스처를 했다.
"아이고, 우째 이런 일이...ㅜㅜ" 하루에 세 번씩이나 검문을 당하니 우리 모두는 거의 멘붕상태가 되었다.
30분이 지나도 아무런 소식이 없고, 가이드 형제분이 오더니 약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교수님, 미국에서 뭐 하는 분이냐고 묻습니다" 나는 공항에서 답한 것이 떠올라 "네, 가르치는 사람이라"라고 답해 주세요. 그가 알겠다고 돌아갔다. 30분이나 지나자 드디어 우리 일행들도 화장실을 찾기 시작했다.
옆에 있는 경찰서 같은 건물에는 출입이 불가하다며 50미터 앞에 있는 어떤 흉측한 건물 뒤에 가서 볼 일을 보라는 불친절한 답변에 아주 급한 몇 분들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리로 갔고, 체면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분들은 조금 더 참아보자는 분들은 버스로 발걸음을 돌렸다.
관광버스 한 대가 또 우리와 같은 신세가 되어서 유턴을 하여 우리 버스 뒤에 주차했다. 운전석 앞 유리에 "경기도 00시 **회"라는 이름표가 크게 붙어 있었다. 왠지 모르게 측은하면서 같은 신세가 된 골육이라서 그런지 친밀함이 확 다가왔다.
같은 동포들이 없는 막막한 타향에서 고생하던 중에 이렇게라도 같은 백성을 만나면 기쁜 것일까! 만주에서 그 어려운 독립운동을 하면서 만났던 선조들도 그랬으리라... 이렇게라도 만나면 그리 반갑고 좋은데, 왜 아직도 우리는 분단된 것도 슬픔인데 왜 끊임없이 분열하고 또 분열할까 참, 통탄할 일이 아닌가!
이러한 복잡하고 불길한 생각을 다시 가슴 졸이며 하고 있는데, 여권을 손에 가득 챙겨 든 가이 드가 얼굴이 상기되어서 버스로 돌아왔다. "아무 일없습니다. 자 목적지로 갑시다"라는 것이다. 우리들의 얼굴에는 다시 미소가 피었다. 우리 후에 와서 조사를 받고 있는 한국 동포들의 차를 뒤로하고 방천으로 향했다.
'이렇게 감시한다고 무엇이 유익할까?' 감시받는 쪽의 감정은 두 가지로 나뉠 것이다. 감시와 속박에 순응하여 자유의 감정을 숨기며 길들여진 자들과 '어디 두고 봐라'하며 자유로움의 가치에 상처를 받고 반발하거나 지나친 통제를 거부하려는 사람들 일 것이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고 업그레이드되어도 행동의 제약과 감시는 한시적인 것이고,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중앙의 서버나 컨트롤 타워에 중대한 결함이 되는 날에는 무용지물이 됨)과 "선하건 악하건 하나님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을 은밀한 것까지 다 심판하실 것이라(전 12:14)"라는 영원한 감시카메라가 있다는 진리가 있음을 중국이 깨닫는 다면 좋으련만...
그들이 관광목적으로 다시 증축하고 확장해하면서까지 인민들 세뇌용으로, 거기다가 우리 동포 조선족들의 생활풍습을 다 떼어 버린 전망대 안과 밖을 보면서 우리 사람들 모두에게는 영원한 감사카메라가 작동되고 있음에 우리 북녘동족들과 중국인민들을 사랑하리라
<다음 호에 계속>
기드온동족선교 대표 박상원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