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와 같이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하면 하늘에서는 회개할 것 없는 의인 아흔아홉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는 것보다 더하리라.”(누가복음 15:7)
선교학(宣敎學)에서는 선교사나 복음 전도자가 현지에서 복음을 전할 때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가에 대해 세 가지 이론이 있다고 말합니다. 첫째는 급진적 변혁(Radical Transformation), 둘째는 혼합주의(Syncretism), 셋째는 점진적 변화(Gradual Transformation)입니다.
첫째 급진적 변혁은 복음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예수님을 믿으세요. 예수님을 믿으면 천국에 가고, 안 믿으면 지옥으로 바로 갑니다. 당신은 언제 죽을 줄 모릅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 주님을 영접하지 않으면 오늘 교통사고나 심장마비로 죽을 수도 있으니 속히 결단해야 합니다.”라며 협박조로 전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즉시 반발을 살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곤욕을 치를 수도 있어서 바람직스러운 방법은 아니라고 봅니다.
두 번째 혼합주입니다. 혼합주의는 그 지역 토착 문화와 종교를 인정하면서 기독교 신앙과 적당히 접목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큰 반감 없이 기독교를 수용하게 하는 방법이어서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Matteo Ricci는 이태리 태생의 예수회 소속 신부로 1583년 중국에 가서 복음을 선포했습니다.
그는 중국 사람들이 고대로부터 행해왔던 제사 문화를 기독교의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말씀과 연결하면서, 기독교는 유교의 발전된 형태라며 제사를 인정했습니다. 따라서 중국 사람들은 기독교를 큰 반감 없이 수용할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제사를 계속 드렸습니다.
그러나 프란시스칸 신부들이 중국에 와서 보니까, 중국 교인들이 조상제사를 드리면서 혼합 신앙생활을 하는 것을 보고, 교황청에 보고하자, 교황 Clement 11세는 1715년 조상 제사를 금하는 회칙(回勅)을 내리고, 후에 예수회 신부들을 모두 소환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에서 제사를 폐지한 교인들은 많은 곤욕을 당했습니다.
이런 일은 한국 가톨릭교회 역사에서도 똑같이 일어났는데, 한국에 나온 선교사들은 처음부터 제사를 엄격히 금했습니다. 1780년대 충청도 진산에서 윤지충과 권상현이 천주교에 입교한 후, 집안에 있던 신주(神主:죽은 사람의 위패)를 즉시 불살라 버리고 제사를 폐지하였습니다. 결국 이 일로 인해 윤지충, 권상현 두 사람은 체포되어 목배임을 당해 순교했습니다. 그때가 1791년 11월로 이 사건을 신해교난(辛亥敎難)이라 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점진적 변화로 전통문화에 찌들어 있는 이들의 정신과 생활을 조금씩 바꾸어 나가는 방법입니다. 무엇이 진리이며, 무엇이 옳은 길인가를 스스로 선택해서 서서히 기독교 신앙을 받아 드리게 하는 방법입니다.
지나치게 급진적 변혁을 시도하거나 기존 문화와 기독교를 혼합하는 방법도 옳치 않으므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점진적인 변혁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전도는 첫 째 성령님의 도우심을 간구하고, 전도 대상자를 위해 꾸준히 기도하면서, 시간을 두고 서서히 접근해서 진리를 주입 시켜야 합니다. 한 생명을 구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지만, 천하를 얻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