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신의학회는 젠더불쾌증(gender dysphoria)은 자신의 몸이 성(젠더) 정체성과 달라 "불쾌"를 느낄 뿐이지, 정신 상태는 정상이라 한다. 그러나 트랜스젠더나 젠더퀴어 사람들에게 "불쾌증" 말고도 우울증, 불안장애, 물질사용장애(약물남용), 자살시도, 등 다른 정신건강장애들을 많이 동반(co-morbid)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현재 연구가 더 진행되면서 젠더불쾌증에, 외상후스트레스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식사장애(폭식증 등), 행위중독, 신체변형장애, 자폐스펙트럼장애 등이 흔히 동반된다는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다. 정신장애는 아니지만, 홈리스(homeless 노숙자)와 경찰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도 많다.
Tan 등의 2020년 리뷰도 시스젠더에 비해 트랜스젠더 및 젠더퀴어 사람들은 정신건강문제가 많다고 하였다.
자살은 정신건강을 가늠하기 좋은 행동문제이다. 미국정신의학회 자료에 의하면 LGBTQ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들에 비해, 불안과 우울증이 2.5배 많다. 즉 동성애/양성애자보다, 트렌스젠더/젠더퀴어 사람들, 즉 젠더불쾌증을 가지는 사람들에게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더 많고, 자살자는 훨씬 더 많다. 세분해 보면 자살생각을 가지는 사람은 이성애자 중에서는 2.3%, 동성애자 중에서는 4.4%, 양성애자중에서는 7.4%임에 비해, 트랜스젠더에서는 무려 30.8%나 되었다. 미국의 the National Alliance on Mental Illness (NAMI),에 따르면, LGBTQ+ 고등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자살시도율이 4배 이상 높다고 하였다. 트랜스젠더 성인들의 경우 미국 일반인들보다 자살율은 8배라 한다.
이는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동성애자들은 어쨋든 성적 쾌락을 누릴 기회라도 있지만, 트랜스젠더는 원하는대로 몸의 섹스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2015년 한 Boston 지역의 연구는 180명의 성전환(transsexual)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울증, 불안장애, 자살생각, 자살 시도, 자해, 정신과 진료(외래 입원) 등등 정신건강 문제가 대조군에 비해 2-3배 많았다고 하였다.
2019년 스웨덴의 한 연구는, 전국 인구등록 사업를 통해, 9,747,3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05-2015년 사이 성전환증(transsexualism) 또는 젠더정체성장애(gender identity disorder) 진단을 받은 사람은 2,679명이었다. 그들에 대해 우울증과 불안장애 여부, 정신의료기관 방문, 항우울제 및 항불안제 사용, 자살 시도후 정신병원 입원 여부 등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젠더불일치(gender incongruence. 젠더불쾌증의 WHO 진단명) 진단을 받은 사람들은, 일반 인구에 비해, 기분 및 불안장애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경우가 6배 많았고,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를 처방받은 경우가 3배 이상 많았고, 자살시도로 정신병원 입원한 경우가 6배 이상 많았다.
2018년 한 연구는 일반 청소년들에서 "자살을 시도한" 사람의 비율은 14%(여자 17.6%, 남자 9.8%)인데 비해, 트랜스남자(Female to male) 청소년의 자살시도율은 50.8%, 전적으로 남자 또는 여자가 아닌 청소년에서는 41.8%, 트랜스여성(male to female) 청소년에서는 29.9%, 젠더 의문(gender questioning)의 경우는 27.9%로 높았다고 하였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트라우마(마음의 상처)를 받은 결과로 생기는 일종 불안장애로, LGBTQ+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난다. 그들이 흔히 겪는 트라우마에는 가족이나 파트너가 학대적일 때, 언어적 괴롭힘이나 따돌림 또는 차별을 받을 때, 커밍아웃을 인정해 주지 않는 것, 친구나 가족에 나쁜 일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될 때, 등등이 있다. (LGBTQ 옹호자들은 전환치료 자체는 물론 전환치료를 해보라는 조언도 트라우마를 준다고 주장한다)
식사장애(eating disorders)가 이성애자나 시스젠더 사람들 보다 LGBTQ+ 사람들에게 많다고 한다. 식사장애란 신경성 식욕부전증(anorexia nervosa), 폭식증, 거식증 등을 의미한다. 트랜스젠더 사람들이 스티그마나 수치심을 느낄 때, 그래서 트랜스젠더임을 숨기려 할 때, 식사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트랜스젠더 사람들에서 물질남용도 심각하다. 미국의 the National Institute on Drug Abuse(NIDA)는 물질사용장애(중독)가 성소수자들에게 성소수자가 아닌 사람들 보다 더 많다고 말한다. 여기서 물질이란 소위 "마약"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술, 담배, 커피, 아편류 마약, 마리화나(합성마리화나), 항불안-진정-수면제, 자극제, 환각제, 흡입제, 근육강화용 남성호르몬 등이 있다.
최근 LGBTQ+ 사람들에게 행위중독도 많다는 사실들이 알려지고 있다. 행위중독이란 도박장애, 인터넷게임사용장애, 성중독, 포르노중독, 쇼핑중독, 운동중독 등을 의미한다. 아직 연구는 많지 않지만, LGBTQ 사람들에게 문제적인 게임, 인터넷 사용 등 행위중독이 높은 경향이 있다는 연구들이 상당히 있다. 전체 10,983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 연구에서, (성소수자들은 7.1% 였다) 성소수자 여성들에서 문제성 도박과 게임하기가 많았다고 하였다.
최근 트랜스젠더에 자폐스펙트럼 장애가 많이 발견된다고 한다. 이는 트랜스젠더에 동반되는 장애라기보다 원인되는 장애로 생각되어 차후 칼럼에서 자세히 이야기하고자 한다. 트랜스젠더에게 흔히 동반하는 동성애 행동에 대해서도 차후 칼럼에서 상술하고자 한다.
LGBTQ 사람들에게 성격장애가 흔히 발견되는데, 이는 다른 정신장애에서도 그런 수가 많다. 왜냐하면 성격장애는 어려서부터 나타나는 기질과 관련이 크기 때문이다. LGBTQ는 물론 중독현상, 식사장애, 신체변형장애 등등은, 충동적 성격이나 강박성 성격과 관련이 높다. 그러나 다른 정신장애는 대개 삶의 어느 시점에 특이한 스트레스에 관련되어 나타난다. 즉 우울증, 불안, 자살 등은 "소수자 스트레스"와 관련이 크다. (차후 칼럼에서 설명 예정)
젠더퀴어에 대해서는 최근 연구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러나 대개 트랜스젠더 연구에 포함되나, 젠더퀴어를 구분하지 않아, 젠더퀴어 만의 상황을 알기 어렵다. 그러나 11개의 관련연구들을 종합 분석한 한 연구는 우울, 불안, 자살시도 등에서, 트랜스젠더와 젠더퀴어 간에 어느 한쪽이 더 좋기도 하고 더 나쁘기도 하는 등 다양하다 하였다. 그러나 시스젠더와 비교해서는 젠더퀴어에서 분명히 더 나빴다. 또한 젠더퀴어 사람들에게 물질남용, HIV/AIDS. 홈리스, 범죄피해(victimization), 부정적 경찰 관련 사건 등이 많았다. 일부 연구는 젠더퀴어 사람들이 트랜스젠더보다 정신적 고통을 더 많이 경험하고, 그래서 더 심한 우울증과 불안을 가지며, 자살위험이 더 높다고 하였다.
이 모든 동반장애들과 "불쾌증"을 고려할 때, 필자는 젠더"불쾌증"도 정신장애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타고난 몸을 싫어하는 것은 비자연적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인위적인 젠더라는 용어보다 생물학적 "성"을 사용하여야 된다고 본다. 그래서) 성정체성장애는 몸에 대한 불쾌증(트랜스젠더 및 젠더퀴어 현상)이 핵심이지만, 그 외 우울증, 불안, 트라우마후 스트레스, 자살시도 등 정신 증상들과 물질사용장애, 행위중독, 식사장애, 홈리스, 동성애 행동, 법적(경찰) 문제 등 동반 행동 문제들을 포함하는, 성에 관련된 정신장애인 것이다.
민성길(연세의대 명예교수, 연세카리스가족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