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종교 자유 옹호자들이 공화당 지도부에 우크라이나의 기독교인들이 러시아군에게 고문과 교회 파괴 등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지원을 촉구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윤리종교자유위원회(Ethics & Religious Liberty Commission, ERLC)의 전 회장인 리처드 랜드 박사를 비롯한 옹호자들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게 서한을 보내어, 우크라이나 지원을 고려할 때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을 보호할 것을 요청했다.

서한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기독교인들을 고문하고, 목회자들을 강제로 해임하는 등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 군인들이 ‘친 러시아’가 아니며, 서방을 지지한다고 의심되는 은퇴한 침례교 목사들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이 서한은 우크라이나 남동부에 위치한 멜리토폴 시에는 침례교 교회가 한곳도 남아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옹호자들은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정의의 원칙에 기초한 평화를 원한다. 우리 하나님은 완전한 공의이자 완벽한 평화의 근원이시다”라며 “귀하의 지도력에 감사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고려할 때 당신의 지혜와 용기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당부했다.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이후, 우크라이나에 구호물자를 전달하기 위해 현지에 머물렀던 스티븐 무어는 러시아군의 기독교인 학대가 “과소평가된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무어는 CP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기독교인들을 만나 러시아군의 박해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인도주의 구호 활동을 하던 중, 한때 복음주의 목사로 섬기던 빅터라는 남성을 만났다고 전했다.

빅터는 무어에게 2014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무력 충돌 중에 20일 이상 구금되었으며, 전기 테이저건으로 고문을 당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자신이 복음주의자라는 이유로 러시아 정교회 신부가 자신에게 퇴마 의식을 벌였다고 말했다.

무어는 빅터를 통해 박해를 겪은 다른 기독교인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그의 또 다른 친구인 마크 세르게예프는 2022년 러시아군에 의해 폐쇄된 멜리토폴 기독교 교회(Melitopol Christian Church)의 청소년부 목회자이다. 세르게에프에 따르면, 같은 도시의 그레이스 침례교회(Grace Baptist Church) 신자들은 전투 군장을 한 러시아 군인들에 의해 예배를 방해받았으며, 이후 강제로 지문을 채취당했다.

작년 여름, 무어는 CP에 러시아 점령 지역에서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의 이야기를 미국 의회 의원 및 공화당 여론 지도자들에게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고 전했다. 무어는 2023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워싱턴 DC에 있는 의회 사무실 약 100곳을 방문하여 러시아군의 기독교인 박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논의했다고 밝혔다.

무어는 “공화당은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 복음주의 공화당원들은 이것을 알아야 한다”며 “하나님을 이렇게 예배하는 사람들이 신앙을 이유로 고문을 당하고 살해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한 그는 많은 복음주의자들에게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의 점령이 소비에트 연방 시절보다 더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무어는 러시아군의 기독교인 박해가 공론화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점령지에서 정보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꼽았다. 또한 그는 터커 칼슨(Tucker Carlson)과 같은 전문가 및 사회 평론가들이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 지역의 기독교인들이 겪는 참상을 보도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전 폭스 뉴스 앵커인 칼슨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의 기독교인들을 박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가 ‘러시아 선전 홍보’를 확산시킨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칼슨의 인터뷰 요청을 거부했다.

무어는 우크라이나가 기독교인들을 박해한다는 주장에 대해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는 러시아의 이야기”라며 “(칼슨을 비롯한) 이들은 러시아인들이 점령지에서 수십만 명의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을 탄압하고 있는 실제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CP 칼럼니스트 헤디에 미라마디와 같은 몇몇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우크라이나 정교회(UOC) 소속 신부와 교구민 등 교회를 탄압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래, 젤렌스키 정부는 68명의 신부와 페체르스크 수도원 원장 파벨 레베드 대주교 체포하는 등 정교회 지도부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