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유명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사진>의 장례식이 사망한 지 2주 만에 치러진 후, 추모객들이 묘지를 찾아 그를 기리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나발니의 장례식이 진행된 다음 날인 2일, 많은 시민들이 모스크바 남동부 교외에 위치한 나발니의 묘지를 방문해 꽃을 놓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나발니의 어머니 류드밀라 나발나야와 장모 알라 아브로시모바도 묘지를 찾아 헌화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경찰은 묘지 인근에 상당수의 인력을 배치했으나, 추모 현장은 대체로 평화로운 분위기였다고 독립 언론은 전했다. 한 시민은 경찰이 나발니에게 작별 인사를 하려는 사람들을 통과시키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나발니를 추모하기 위한 공간들이 러시아 주요 도시에서 훼손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보로네슈 등 몇몇 도시에서는 나발니에게 헌화된 꽃들이 철거되는 일이 있었다.
나발니의 장례식은 경찰의 엄격한 감시 하에, 러시아 정교회 장례식 절차에 따라 진행되었다. 추모객들은 교회 밖에서 기다렸다가 장례식이 끝난 후 꽃을 들고 묘지로 이동해 헌화했다.
이날 시민 수천 명이 모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인권 단체 OVD-Info는 러시아 전역에서 열린 추모 행사 도중 최소 106명이 구금됐다고 보고했다.
나발니의 사망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KGB 요원의 수법과 유사한 방식으로 암살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나발니 측은 그가 서방으로 교환 석방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 당국의 결정으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체포를 우려해 해외에 체류 중인 나발니의 배우자 율리아 나발나야와 두 자녀는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