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이니라.”(갈라디아서 3:28)

 지금부터 약 150년 전인 1871년 L.A.에서 중국인 학살 사건(Chinese Massacre of 1871)이 일어났습니다. 그 해 10월, 차이나타운에서 중국인들끼리 다투다 백인 술집 주인이 숨지고, 경찰관 한 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인들이 백인을 죽였다는 소문이 퍼져 나가, 500여 명의 폭도가 차이나타운으로 몰려와 중국인 18명을 살해했습니다. 당시 중국인 인구가 불과 172명이었는데, 18명이 살해되었으니, 중국인 인구 10%가 살해된 셈입니다.

 이 사건으로 폭도 25명이 기소됐지만, 재판에 넘겨진 사람은 10명에 불과했고, 그중 8명만이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죄로 유죄가 확정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미국에서 중국인들에 대한 증오와 차별이 강화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992년 4월 29일부터 5월 4일까지 역시 L.A. 지역에서 일어난 흑인들의 폭동으로 많은 한국인의 가게가 수탈을 당했고, 불태워졌으며, 인명 피해도 났습니다. 이때 LA 백인 경찰들은 폭동이 일어난 한인지역의 폭동을 진압하지 않고, 그 폭동이 백인들 지역으로 번질까 봐 백인들 지역만을 순찰하며 보호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이런 현상은 미국이라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만, 백인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현실에서 동양 사람들 특히 한국 사람들을 보호해 주리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헛된 꿈이었습니다.

 미국은 백인들만 모여 사는 지역이 있고, 흑인들만, 스페니쉬만 모여 사는 지역이 있습니다. 물론 그 중간 지대에 백인과 흑인, 스페니시 등 기타 여러 종족들이 섞여 사는 곳도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백인들이 처음 시작한 나라로 백인들이 다수여서 현재 백인 인구가 약 60%, 히스패닉 19%, 흑인 12%, 아시안은 약 5.4%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미국은 아직까지 백인들이 절반 이상이어서, 백인들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국 같이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나라에서 모두가 하나 된다는 것은 이상(理想)에 불과합니다.

 가게에 깨끗한 옷을 입은 백인이 들어왔을 때와 허름한 옷을 입은 흑인이 들어왔을 경우, 차별 없이 대하기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흑인들은 도둑질을 많이 하고, 심지어 권총을 들이 대고 돈을 탈취해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흑인이 들어오면 의심과 경계의 눈초리를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인류가 자기의 종족과 자기 피부색을 가진 사람 이외의 사람을 자기들과 동일하게 여기며 대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물론 동족들끼리도 재산 정도에 따라 차별을 하니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요. 돈이 없다고, 못 배웠다고, 고아라고, 막노동을 한다고 차별하며 멸시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교회 역사 첫 교회인 예루살렘 교회에서 과부들의 구제 문제로 분쟁이 일어났습니다. 히브리파 과부들에게는 매일 구제금을 주면서, 헬라파 과부들에게는 주지 않은 문제로 분쟁이 일어났습니다.

 바울 선생이 갈라디아 교회에 써 보낸 글에서 유대인이나 헬라인 모두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다 하나라고 말씀하셨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최초 교회 안에서 히브리파와 헬라파 사이에 분쟁이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따라서 우리 교회부터 앞장서서 인간 차별의 문화를 철폐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다 하나 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이것은 인간의 노력이나 교육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성령님의 역사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성령님께서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키시고, 생각을 바꾸어 주시면, 가능한 일입니다. 더욱 열심히 성령님의 역사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