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인 일로 또 직접 뵙지 못하고 이렇게 한국에서 목회편지를 쓰게 되어 죄송한 마음입니다. 지난번 방문 때 저는 천국의 소망이 있기 때문에 저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어머니와 인사 나누는 것이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발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잡고 있던 어머니의 손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임종 예배를 드렸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을 정리하고 찾았습니다만 이 글을 쓰는 지금 이시간까지 아직 호흡을 유지하고 계십니다.
산소호흡기 사이로 들려오는 어머니의 거친 숨소리와 계기판에 그래프로 움직이며 수치가 표시되는 심장박동, 맥박, 산소 포화도 등의 수치를 가만히 바라보며 고요한 호스피스 병동 안에서 마치 지난 익숙한 옛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제 아내가 병원에서 첫 아이를 낳는 순간이었습니다. 가쁜 숨을 들이쉬며 고통스러워하고 계기판에는 계속 반복해서 움직이는 수치와 그래프, 상황은 매우 달랐지만 비슷한 느낌으로 제게 다가왔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런 마음을 주시더군요, '사람은 단순히 죽는 것이 아니라 죽음과 동시에 어린아이의 출생처럼 새로 태어나는 것'이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어미의 자궁 속 아이는 정든 엄마의 몸 밖을 나가는 것이 죽음처럼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출산의 순간 새로운 세상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사람의 죽음은 영혼이 정든 육체와의 이별을 고하는 순간이지만, 우리 성도들에게는 영혼이 죄의 몸에서 자유를 얻어 천국의 새 삶으로 출생하는 순간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제 어머니는 죽는 것이 아니라, 새로 태어나는 것이라는 감동이었습니다. "그렇구나, 나는 지금 장례식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출산일을 기다리는 것이구나!" 첫 아이의 생명이 탄생하기를 10개월 동안 손에 꼽으며 기다렸던 것처럼, 우리 영혼이 육체를 벋고 새로 태어날 날을 기다리는 것이구나! 아버지와 이런 대화를 나누며 위로를 받고 힘을 얻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제 어머니의 거친 숨소리 뒤로 지금 이런 찬양이 들립니다. "오늘도 숨 쉴 수 있어 감사해요. 내 옆에 누군가 있어 감사해요. 살아갈 이유가 있고 또 살아갈 소망이 있게 채우실 것 감사해요. 인생의 사계절 거뜬히 지나가게 하시고 깊은 강 건널 수 있어 감사해요" 곧 뵙겠습니다.
[이민규 칼럼] 오늘도 숨 쉴 수 있어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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