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성장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성장한다는 것은 발전(發展)한다는 것입니다. 이전보다 더욱 향상(向上)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장한다는 것은 변화하고 성숙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것처럼 성장이 멈추거나 퇴보하는 일은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성장이 멈춘 것을 침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슬럼프에 빠졌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슬럼프란 운동선수가 자기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저조한 상태가 길게 계속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슬럼프가 오래가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닙니다. 가능한 한 빨리 슬럼프에서 빠져나와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에게 이전보다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퇴보가 아니라 진보하길 원하십니다. 히브리서는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뒤로 물러서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나의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또한 뒤로 물러가면 내 마음이 그를 기뻐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히 10:38). 한국교회는 보수(保守)를 강조합니다. 그래서 진보(進步)라는 말 자체를 싫어합니다. 보수는 새로운 것이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전통을 옹호하며 유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면에 진보란 정도나 수준이 나아지거나 높아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진보는 결코 나쁜 것이 아닙니다. 심각한 문제는 진보가 나쁜 방향으로 변화하는 데 있습니다.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무시하는 것과 생명을 경시하는 진보는 잘못된 진보입니다.
C. S. 루이스는 “진보란 단순한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방향을 향한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순전한 기독교』, 39쪽). 사도 바울은 그의 사랑하는 영의 아들에게 모든 일에 전심전력하여 그의 진보를 사람들에게 드러나게 하라고 권면합니다. “이 모든 일에 전심전력하여 너의 진보를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게 하라”(딤전 4:15, 개역한글). 이 말씀 속에 나오는 “진보”를 개역개정은 “성숙”이라고 번역했습니다. 또한 새번역과 현대인의 성경은 “발전”이라고 번역했습니다.
우리는 진보에 대한 잘못된 개념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무조건 보수와 거꾸로 나가는 것을 진보라고 생각한다면 진보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잘못된 진보입니다. C. S. 루이스의 말을 경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진보를 원합니다. 그러나 진보한다는 것은 우리가 가고자 하는 그곳에 점점 더 가까이 간다는 뜻입니다. 방향을 잘못 잡으면 아무리 앞으로 나아가도 원하는 곳에 다가갈 수 없습니다. 잘못된 길로 접어들었을 때에는 그 자리에서 돌이켜 올바른 길로 되돌아가는 것이 진보입니다. 그러니까 이 경우에는 가장 먼저 되돌아가는 사람이 가장 진보적인 사람인 셈이지요.”(C. S. 루이스, 『순전한 기독교』, 홍성사, 60쪽). 회개(悔改)란 올바른 대상과 방향을 향해 되돌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좋은 의미에서 예수님은 정말 진보적인 분이십니다. 예수님 당시에 유대인들은 이방인을 개처럼 취급했습니다. 그래서 이방인과 함께 식사하는 것을 금했습니다. 여성의 인권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랍비는 아내가 빵을 굽다가 태우기만 해도 이혼이 가능하다고 가르쳤습니다. 숫자를 셀 때도 여인들의 숫자는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모든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은 존귀한 존재로 대하셨습니다. 바울은 예수님 안에서 남자와 여자, 주인이나 종, 유대인과 이방인이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갈 3:28). 모두가 “약속대로 유업을 이을 자”라고 강조했습니다(갈 3:29). 복음은 진정한 의미에서 진보입니다.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한 것은 놀라운 진보였습니다. 면죄부만 사면 연옥에 있는 가족이 천국으로 들어간다는 그 당시 가톨릭 사제들의 가르침은 잘못된 진보였습니다. 루터는 성경으로 다시 돌아가는 진정한 진보를 외쳤습니다. 그것이 종교개혁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보수입니다. 하나님께로, 성경으로, 본질로, 믿음으로, 은혜로, 돌아가는 것이 진정한 진보이며, 참된 회개입니다.
저는 평생학습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해 왔습니다. 지속적인 발전을 추구해 왔습니다. 발전(發展)이란 더 낫고 좋은 상태나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장 중요한 발전은 성품의 발전입니다. 고상한 인격을 형성하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소유한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을 때가 되어도, 우리가 형성한 아름다운 성품은 우리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우리 믿음도 발전해야 합니다. 우리의 역량도 발전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예수님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성장하길 원하십니다(엡 4:13). 평생학습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한 분 한 분이 되시길 빕니다. 성장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