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제55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가 31일 아침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 등 교계 지도자들과 김진표 국회의장 등 정치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하나님께서 축복하시는 대한민국'(창세기 12:2~3, 요한계시록 1:6)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다만 지난해 기도회에 참석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회시정연설이 예정돼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
먼저 김의식 목사(예장 통합 총회장)가 사회를 본 제1부 식전 예배에선 강현석 장로(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뉴욕지회 명예회장)가 대표기도를 드렸고, 각 교단 총회장들의 연합기도와 찬양대의 찬양(부흥)이 있은 후 참석자들이 합심기도를 했다. 이어 최정원 소프라노와 청운교회 찬양대가 각각 특송(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과 찬양을 했다.
이봉관 장로(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회장)가 사회를 맡은 제2부 기도회에선 참석자들의 찬양(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 후 이채익 국회의원(대한민국회조찬기도회 회장)이 개회사를 전했다.
◆ "하나님의 역사와 긍휼 구하며 기도해야"
이 의원은 "국가조찬기도회는 지난 57년간 자유 대한민국 역사의 모든 순간을 항상 기도로 동행해 왔다"며 "'기도하는 한 사람이 기도하지 않는 한 민족보다 강하다'라는 말을 기억하며, 오늘 이 아침에도 우리는 대한민국의 번영과 세계 평화를 위해 국내외 기독교인들이 모여, 하나님 앞에 마음 모아 기도를 드린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더 기도해야 한다. 사랑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그리고 전쟁과 각종 재해로 고통을 받는 지구촌 이웃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며 "대통령과 위정자를 위해 기도하고, 저출산 문제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사회 갈등 치유와 통합을 위해, 하나님의 역사와 긍휼을 구하며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김회재 국회의원(대한민국국회조찬기도회 부회장)이 개회기도를 드렸다. 김 의원은 "세계 곳곳에 전쟁과 기근과 지진과 전염병이 일어나며, 인간의 탐욕이 가져온 기후재앙은 세상 종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전쟁과 경제패권 다툼으로 세계평화가 무너져 내리고, 북한의 핵무장과 미사일 발사로 국가안보와 경제가 위협받고 있다. 뿌리 깊은 대립과 갈등, 경제적 양극화와 불평등, 저출생과 도덕적 타락이 거대한 홍해처럼 우리 앞을 가로막고, 불안과 두려움의 거친 풍랑이 우릴 향해 몰려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생명과 소망이 되시는 하나님 아버지, 우리나라와 민족을 긍휼히 여겨 주옵소서. 하나님의 주권과 통치를 전적으로 인정하고,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게 하옵소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와 능력으로 우리에게 닥친 위기를 극복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열방 가운데 드러내게 하옵소서. 북한의 헛된 사상과 계획을 철폐하시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새 길을 열어 주시며, 피흘림 없는 복음적 평화통일을 속히 이루어 주옵소서"라고 기도했다.
이후 서정숙 국회의원(국민의힘)과 김경만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의 성경봉독과 청운교회 찬양대의 특별찬양(환희의 송가) 후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 담임)가 '축복의 근원, 제사장 나라'(창세기 12:2~3, 요한계시록 1:6)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 "대한민국, '축복의 플랫폼' 역할 감당하길"
오 목사는 "지극히 선하신 하나님은 1948년 대한민국 건국 이후, '은혜의 구름 기둥, 진리의 불기둥'으로 친히 인도해 주셨다. 우리나라는 불과 반세기만에 세계 10대 경제 대국의 일원이 되었다"며 "우리가 받은 이 모든 축복은 무엇보다도 다방면에 걸쳐 근대 조국의 문명화에 기여한 기독교의 역할과 그 정신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사실 우리나라 근대화의 발전은 기독교가 아니면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다"며 "우리 역사에 진지하게 되물어 본다. 첫째, 근대교육의 진정한 효시가 누군가? 둘째, 자유의 가치를 고수해온 참된 주체가 누군가? 셋째, 글로벌 스탠다드를 제시한 선두 주자가 누군가? 이 땅의 기독교 선각자들이요, 바로 한국교회"라며 "이제 우리는 그 열매를 거두고 있다"고 했다.
오 목사는 "되돌아보면 조국의 역사에 하나님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우리나라가 해방된 것도 대한민국이 건국된 것도,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한 것도, 무엇보다도 지난 70년간 휴전선이 뚫리지 않고 전쟁이 없었던 것도 오로지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였고 은혜였다"며 "물론 이 땅의 사회 각 분야의 인재들이 흘린 땀과 바친 희생을 간과하기 어렵겠지만, 매일 새벽마다 100만 명의 성도들이 하나님의 보좌를 향해 올리는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의 금향로를 보시고 주님께서 응답하여 주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그러나 오늘날 우니라가 여러 위기 가운데 처하게 되었다는 그는 "하나님의 뜻은 우리 민족이 제사장 나라가 되어 세상 모든 민족, 나라, 사람들에게 복을 유통하는 축복의 통로가 되는 것"이라며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출애굽 시키시고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광야의 길을 지나게 하셨듯이, 우리 민족의 처절한 현실의 광야를 극복케 하실 것"이라고 했다.
오 목사는 "우리 민족이 영적 강국이 되어서 우리만 형통한 것이 아니라, 축복의 근원, 제사장 나라가 되어 전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가 되기를 기도한다"며 "그리하여 우리가 사랑하는 이 나라, 대한민국이 글로벌 플랫폼을 뛰어넘어 '축복의 플랫폼, 신적 공유지(Divine Commons)'로서의 역할을 넉넉히 감당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앞으로 10년 후인 2033년은 예수님이 승천하신 지 2,000주년이 되는 해"라며 "이제 다시 한번 믿음의 눈을 들어, 1세기 교회의 야성과 전투력을 회복해, '2033-50', 2033년에는 한국의 복음화율이 50%가 되는 은혜 주시기를 우리 모두는 꿈꿔야 하겠다"고 했다.
◆ 尹 대통령 "한국 기독교, 우리 사회에 빛과 소금의 역할"
이날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기도회에 참석한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통령님께서는 다른 건 몰라도 국가조찬기도회는 꼭 가야 하는 그런 행사라고 늘 말씀하시고 기독교에 대해서도 우리 헌법정신과 일맥상통한다고 늘 말씀하셨다"며 "그러데 오늘 긴급하고 중요한 일정 때문에 못 오시게 되었다. 부득이 제가 오게 된 것에 많은 양해를 바란다. 대통령님께서도 오늘 성도님들께 죄송한 마음을 꼭 전하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김 비서실장이 윤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했다. 윤 대통령은 "예수님의 이웃사랑의 가르침을 실천해온 한국 기독교는 우리 사회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여름에는 태풍과 폭염에 지친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대원들에게 교회의 문을 활짝 열어주셨다"며 "이 자리를 빌려 기독교계가 보여준 사랑과 연대의 정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대통령은 "지금 우리가 마주한 대내외 환경이 매우 엄중하다. 전례없는 글로벌 복합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나라로 도약하기 위해 정부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에게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고 우리 사회 구석구석까지 온기가 전해질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겠다. 도와달라는 목소리조차 내기 힘든 분들을 찾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약자복지를 흔들림 없이 실천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낮은 자리에서 국민의 아픔을 보듬어 온 한국교회가 섬김과 헌신으로 함께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 국민과 나라를 위해 기도해온 국가조찬기도회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지혜를 모아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이후 특별기도 순서에선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이영훈 목사(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국민화합과 경제부흥을 위해-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굳건한 국가안보와 세계평화를 위해-김승겸 대장(합참의장) △저출산 극복과 교육발전을 위해-장윤금 총장(숙명여자대학교)이 기도를 인도했다.
이어 사랑의교회 중창단의 특별찬양(하늘의 주)과 참석자들의 찬양(내가 소망하는 아버지 나라)이 있었고 박종순 목사(충신교회 원로)가 축도함으로 예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