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모 교수
류현모(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분자유전학-약리학교실 교수)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의 이사야 5장 강해 설교를 엮은 책이 "진노 아래 놓인 민족"이다. 이 책은 이사야 시대의 예루살렘과 우리 시대가 물질주의에 빠져서 도덕적 타락에 헤매는 것이 전혀 다르지 않음을 강조하고 있다. 성경의 도덕적 기준은 절대적이며 변경되지 않았다. 이사야는 당시 유대인들이 그 기준을 자기가 지킬만한 수준으로 바꾸거나 없앴다가 결국에는 선과 악을 뒤집어 버리는 전도(轉倒)의 단계까지 타락했다고 지적한다. 오늘날의 성 윤리의 기준도 이런 단계에까지 이르렀음을 부정할 수 없다. 동성애를 정상이라 주장하고, 남녀 양성의 분명한 차이를 거부하면서 수십 종 이상의 자의적 젠더를 인정하고 이들 성 소수자를 우대하라고 주장하는 것이 그 예이다. 또 성적자기결정권을 내세우면서 성적 대상자나 낙태 여부의 선택권을 인권으로 포장하면서 선악이 전도된 정도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성혁명의 폭풍우가 급속히 강력하게 몰려오고 있기에,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시대를 분별하고 통찰할 수 있어야 하며, 성경적 세계관으로 무장하고 굳게 뭉쳐 이 폭풍우를 돌파해야 한다. 이런 성경적 문화는 교회 공동체를 통해 만들어져, 각 가정의 부모를 통해 다음 세대들에게 전달되어야 한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 BTS 멤버인 "뷔"라는 청년이 나온 것을 보았다. 거기서 내 눈길을 끌었던 것은, "결국 마지막에 남는 것은 가족밖에 없어!"라고 항상 말씀하시는 아버지로 인해 그 청년도 어느새 가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이것이 말의 힘이다. 그리스도인에게는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이며 말씀의 능력이다. 그리스도인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성경이 말하는 문화를 지속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쉐마(신 4:6-9)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으로 자녀를 교육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부모에게 강조한다. 먼저 유일하신 여호와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명령을 부모의 마음에 새긴 후에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라고 명령한다. 그리고 말씀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손목에, 미간에,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해 두라 말씀하신다. 자녀와 다음 세대에 대한 신앙 교육과 전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폭풍우처럼 급히 밀려오는 성 혁명적 문화에서 자녀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말씀의 선포와 그 말씀을 따르는 문화가 중요하다. 

 시편 127편에서는 자식을 여호와가 주신 기업이요 상급이라고 칭한다. 또 전쟁터에 나선 전사의 화살에 비유하면서 "이것이 그의 화살통에 가득한 자는 복되도다."라고 말씀하신다. 시편 128편은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가 얻는 복을 밥상에 둘러앉은 자식들과 그 자식의 자식을 보는 것이라고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우리는 하나님을 경외하며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가지는 것이 복된 길임을 자녀들에게 말해주고 또 보여주어야 한다. 매일의 식탁에서 자녀들을 축복하며, 그들이 함께 있음으로 인해 얼마나 기쁜지, 그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자녀들에게 늘 표현해서 그들이 부모의 사랑을 확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녀를 저주하거나, 부정적인 표현을 지속하거나, 자녀가 없는 것이 경력 관리나 경제적 유익이라는 표현을 삼가야 한다. 

 하나님은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부모로부터 독립되어,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합쳐서 둘이 온전한 하나가 되는 가정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주셨고, 하나님이 맺어주신 가정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 것이라 명령하셨다(마 19:4~6). 그리고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고 땅을 정복하고, 모든 생명을 다스리라는 하나님의 창조사역을 가정을 통해 지속하라는 명령을 내리셨다. 우리는 하나님을 알고 사랑함과 동시에 그분이 내리신 명령에 순종해야 한다. 우리 자신과 자녀들에게, 또 주변의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가정이 행복의 근원이라는 말씀의 씨앗을 끊임없이 뿌리는 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결혼의 제도는 하나님이 만들어 주신 것이며, 국가보다 훨씬 먼저 생겨났다. 나중에 생겨난 국가가 법을 통해 결혼의 제도를 흔드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인간이 결혼제도를 무시한다면, 하나님이 인간에게 내린 첫 번째 명령, 즉 생육/문화명령을 하나님의 방법으로 지킬 수 없게 만들 것이고, 자녀의 탄생에 인위적인 방법(대리모, 인공자궁, AI 유모, 로봇, 클론 등)을 동원하게 될 것이다. 결국 하나님의 형상이 아닌, 혈연관계를 정의하기 힘든, 그래서 부모로부터 하나님을 소개받을 수 없는, 인간을 만드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혼의 제도에는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시고 세상을 다스리시며 행복을 누리게 하시는 기본원리가 들어 있다. 이 원리가 특별한 목적을 위해 결혼하지 않기로 서원한 사람을 비방하는 도구로 사용되지는 말아야 한다. 그러나 사도바울은 그 경우에도 정욕이 불같이 타서 음행하는 것보다는 결혼을 선택하라 권고한다. 성경 전체를 통해 하나님은 결혼의 제도 안에서 성-생명-가정이 통합되는 원리를 결코 변경하신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