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첫 성경책에서 오늘날 그리스도인의 손에 있는 성경책으로 이르는 길은 길고 복잡하며 하나님께서 섭리하셨다. 그 길에는 원저자는 물론이고 오늘날 그리스도인이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보존하고 필사하고 해석해온 이스라엘과 교회의 긴 역사도 들어 있다.
후스토 L. 곤잘레스 작가는 이 책에서 히브리 성경과 기독교 성경의 형태뿐 아니라 고대 기독교 시대에 성경을 필사하고 보존하는 데 쓰인 재료도 자세히 살펴본다. 또 예배에서 성경이 사용된 방식과 고대 그리스도인들이 (오늘날 구약이라고 부르는) 이스라엘의 성경을 해석하던 다양한 방법과 그 외의 여러 문제도 깊이 있게 다룬다.
저자는 책 속에서 “주목해야 할 중요한 사실은, 정경 형성 과정에서 일차적으로 논의되었던 문제가 개개의 책을 어떻게 신학적 논의에 이용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어느 책을 회당에서, 나중에는 교회에서 읽을 수 있고 읽어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었다는 점이다. 당연히 책의 신학적 내용이 정경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정경의 형성은 무엇보다도 교리의 문제가 아니라 예배의 문제였다. 흔히들 주장하듯이 예배 자체가 예배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신학적 사고를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여기서 우리는 예배 역시 정경의 형성에서 중요한 요소였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우리에게는 성경 어느 책이든 원본, 곧 흔히 '자필 원고'라고 불리는 것이 없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성경은 복사본의 복사본으로, 모두 손으로 쓴 것이라서 '필사본'이라는 명칭이 아주 적당하다. 필사본(manuscripts)이라는 말은 라틴어로 '손'을 뜻하는 단어와 '쓰다'를 뜻하는 단어 두 개에서 유래하였다. 현존하는 구약 필사본 중에 가장 오래된 필사본은 연대가 주전 2세기로 추정된다. 이것들은 20세기에 발견된 사해문서에 들어 있다. 그전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가장 오래된 히브리 성경 필사본은 중세, 그것도 대체로 10세기 이후에 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의 많은 증거를 보면 기독교의 예배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고 마침내 그 두 부분에 '말씀 예전'과 '성찬 예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말씀 예전은 몇 시간이나 계속될 수 있었고, 하나님을 향한 기도와 찬양 외에 예전 시간 대부분을 성경 본문을 폭넓게 읽고 해설하고 적용하는 데 할애하였다. 성찬 예전은 성찬례였다. 말씀 예전은 대체로 회당을 본보기로 삼았지만 회당 예배보다 규모가 훨씬 더 컸는데, 히브리 전통이나 교리나 도덕 원리를 거의 모르는 채로 복음을 받아들인 이방인 회중을 교육해야 했기 때문이다. 말씀 예전에서는 성경이 핵심 역할을 했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분명 고대 교회에서는 성경을 가르치는 일에 지대한 관심을 쏟았으며, 성경을 가르치는 일은 주로 말씀 예전을 통해서 했고, 글로 기록된 문서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시간을 할애하여 읽고 묵상하도록 권면했으며, 특히 예배에 참석해 성경 낭독과 해설을 듣는 사람들에게는 배운 내용과 그 내용을 삶에 적용하는 방법을 성찰하도록 권고했다. 그래서 과거에서 배우는 이 교훈은 미래에 대한 약속이기도 하다. 성경이 두루마리나 코덱스 안에 있어도, 양피지나 종이 위에 있어도, 인쇄물이나 디지털 형태로 있어도 하나님의 말씀은 언제나 동일하다. 그리고 약속도 이처럼 동일하다. '하나님이 내보내신 이 말씀은 빈손으로 하나님께 되돌아가는 법이 없으며, 그 보내신 목적을 이루고야 말 것”이라고 했다.
[출처] 기독교 일간지 신문 기독일보 https://www.christiandaily.co.kr/news/128534#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