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 김준섭 목사(어스틴 한인장로교회)

(Photo : ) 김준섭 목사(어스틴 한인장로교회)

오늘 우리는 과학 기술의 진보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삶은  디지털화 되고, 사회는 고도의 정보사회로 변하고 있습니다. AI가 우리의 일상 안으로 성큼 들어와 우리의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인류를 향한 낙관론'이 현대인의 지성을 파고 들고 있습니다. <사피엔스(Sapiens)>의 저자로 유명한 유발 하라리(Yuval N. Harari)는 그의 또 다른 저서 <호모 데우스(Homo Deus>에서 인류를 '신'으로 소개합니다. 인류가 인류 스스로의 희망이고 신이라는 겁니다. 고대인들과 달리, 현대인들은 기근, 전염병, 전쟁을 - 고대인들에게는 통제 불가능한 자연력으로 여겨진 문제들을 -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에, 우리는 더 이상 신에게 구원을 요청하는 기도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인류를 향한 낙관론에 회의를 품게 합니다. 전세계적으로 벌어지는 기후변화의 재난들, 소위 진보적인 선진 사회 안에 만연한 사회 분열과 우울, 약물 남용, 절망, 중독, 고독, 그리고 우크라이나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혹한 전쟁은 오늘 우리의 비극이고, 우리의 현실입니다.

   인류를 향한 낙관론은 어쩌면 '인간 존재의 가벼움'을 떨치려는 - 부정하고 도피하려는 - 인간 스스로의 노력일 수 있습니다. 인간의 진정한 문제는 '인간 바깥에' 있지 않고, '인간 자신 안에' 있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욕구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복음은 다릅니다. 복음은 인간 존재의 가벼움을 정직하게 직면하고, 인간의 진정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먼저, 복음은 '인간의 창조'를 말씀합니다. 인간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존재이고,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존재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20세기 실존주의 철학자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인간을 '세상에 던져진 존재'로 이해합니다. 인간 존재의 특징을 '피투성(Geworfenheit: 세상에 던져짐)으로 규정합니다. 세상에 던져진 인간 개개인의 실존이 인간이라는 겁니다. 여기서는 인간의 본래 목적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인간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태어나서 스스로 의식해 보니 이미 세상에 던져진 존재(실존)로 존재하는 겁니다. 존재하는 것은 현재 주어진 각자의 실존일 뿐, 인생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이데거는 이것을 인생이라고 말하겠지만, 정말 이것이 인생이라면 얼마나 허무합니까?

   그러나, 성경은 분명히 말씀합니다. 우리는 우연한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는 창조주 하나님이 지으신 고귀한 존재입니다. 우리는 목적이 있는 존재입니다. 인생의 사명이 있는 존재입니다. 하나님은 내 인생을 향한 계획을 갖고 계십니다.   

렘 1:5 "내가 너를 모태에 짓기 전에 너를 알았고 네가 배에서 나오기 전에 너를 성별하였고 너를 여러 나라의 선지자로 세웠노라"  

   하나님의 창조를 알 때, 우리 존재의 가벼움은 사라집니다. 하나님의 창조의 복음은 인간 존재의 가벼움을 이기게 하는 힘입니다.

   복음은 또 다른 차원에서 인간 존재의 가벼움을 이기게 합니다. 그것은 복음이 갖는 구원의 능력입니다.

   인류를 향한 낙관론은 인간의 딜레마(인간의 진정한 문제는 인간의 바깥이 아닌 인간 자신 안에 있다)를 피하고자 하지만, 복음은 인간의 딜레마에 정직하게 직면합니다. 인류의 희망을 위협하는 근원적 요인은 통제 불가능한 자연 환경이 아니라 '인간 내면에 자리한 악'이라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악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은 인류의 악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고, 하나님의 승리입니다.

이것이 복음입니다. 하나님은 복음을 믿는 우리들을 구원하여 하나님의 새 사람으로 만드시고, 세상에서 악을 이기며 하나님의 선을 추구하는 삶을 살게 하십니다.     

고후 5:17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것이 되었도다"

   이것이 복음의 능력입니다. 하나님의 구원의 복음은 죄인인 우리를 구원하고, 우리를 인간 존재의 가벼움에서 건져내어 하나님의 영광의 새 피조물로 살게 합니다.         

   오늘, 세상은 인간 존재의 깊이와 희망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세상을 치유할 수 있는 참 해결책은 복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입니다. 창조와 구원의 복음입니다. 오늘도 복음이 세상에 전해질 때, 복음은 존재 안으로 희망을 녹여낼 겁니다. 복음은 인간 존재의 가벼움을 이기는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