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캠퍼스 선교단체인 한국 대학생성경읽기선교회(University Bible Fellowship, 이하 UBF)의 대표의 이·취임식이 서울 종로에 위치한 UBF 본부에서 열렸다. 지난 코로나 팬더믹 3년 동안 대표직을 맡은 김모세(학모) 전 대표는 공식적으로 6월을 마지막으로 대표직을 내려놓는다. 지난 이·취임식에서 김 전 대표는 "UBF의 새 기초를 놓는 작업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히려 코비드를 통해 한국UBF가 재정립되는 시간이었다"는 김 전 대표는 임기 가운데 '세대 간의 갈등 중재, 공동체 정체성 재확립, 선교 지원체계 확립' 등 한국UBF의 굵직한 문제들을 잘 다룰 수 있었다. 이제 신임 대표(느헤미야 김 목사)가 이끄는 한국UBF가 이들의 기초 정신인 '성서한국, 세계선교, 캠퍼스 사역'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취임식에서는 "나는 조금 자유로운 성향의 사람으로 UBF를 몇 번 떠나려 시도했던 사람인데, 대표까지 됐다"고 고백했던 한국UBF의 김모세 전 대표를 최근 한국UBF 본부에서 만났다. 그가 대표 임기 동안 다뤘던 사역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Q. UBF의 창립자 故 이 사무엘 목사님 전기를 내셨다.

A. 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적절한 시기에 나왔다. UBF 개척 초기의 사람들, 즉 이사무엘 선교사님과 이 선교사님의 직접훈련을 받은 선배들의 사상, 믿음, 성경공부, 등의 내용들을 담았다. UBF의 정신은 '성서한국', '세계선교', '캠퍼스 미션'이다. 이것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이사무엘 선교사님은 2002년 작고하셨다. 2000년대가 넘어서 UBF에 들어온 다음세대들은 그분에 대해 말로만 듣고 배웠다. 그분의 유산을 물려받기는 했지만, 그분이 누군지는 잘 모른다. 그래서 다음세대에게 이 신앙의 유산을 체계적으로 전수할 필요를 느꼈다. 지금은 UBF에 이 선교사님을 모르는 사람들도 스태프로 들어오고, 젊은 세대는 이분의 생각을 모르기도 하고 달리하기도 한다.

젊은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다른 단체나 사역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고, 이에 대해 얘기도 한다. 하지만 상다적으로 UBF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UBF의 독특성과 차별성이 공동체적으로 좀 모호해졌다. UBF의 정체성을 좀 환기하는 면에서 이 책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이 사무엘 목사님의 직계 제자들의 자료들을 모았다. 이 사무엘 목사님이 처음 사역하신 광주UBF의 자료들이 모두 그대로 있다. 그 내용과 선교사님들의 직계 제자들의 간증들을 취합했다. 한 간사님이 이를 준비했는데 7년 정도 걸렸다고 한다. 연도별로 내용을 정리를 해가면서 세계 각 곳에서 자료를 모았다. 원래는 2021년 '세계선교보고대회'에 맞춰 발간할 계획이었다.

초기 사역의 내용, 배사라(Sarah Barry, UBF의 공동창립자) 목사님과 만나게 된 배경 등 잘 나와 있다. 제자 양육 가운데 강력한 훈련이 있다 보니 이로 인해 우리 공동체에서 상처받고 나간 분들의 비판도 있어서 아쉽기는 했다. 그러나 명확하게 정리가 된다. 공동체의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2편으로 구성됐다. 인물편과 역사편. UBF가 초기 광주, 서울을 비롯해 미국, 아프리카까지 선교했던 초기의 세계 선교 개척 시기의 사진들도 적절히 잘 넣어 현장감 있게 나타났다. 이것은 전국의 UBF센터에 배포됐을 뿐만 아니라 각 선교지에도 다 배포됐다. 이로 인해 UBF의 젊은 세대들도 UBF의 정체성과 독특성 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Q. 어떤 세대 간의 갈등이 있었나?

A. 개척 초기부터 80년대 한국 기독교의 부흥을 맞본 기성세대들은 이사무엘 선교사님 믿음과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잘 배웠고, 따르고 이에 대한 자부심을 가졌기에 UBF의 방향성이 분명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와서 통계를 보니 UBF의 지체의 숫자가 증가하지 않았다.

기성세대들은 젊은이들에게 '왜 믿음으로 순종하지 않는가', '왜 말씀을 듣고 헌신하지 않는가' 하는 부분에 대한 조금 불만이 있다. 반면에 2000년대 넘어서 UBF에 들어온 젊은 세대들은 1대1 성경공부 등 외 기존에 있는 것들이 좋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젊은 세대들은 신학공부의 필요성을 느낀다. 기성세대보다 더 체계적이고 지적인 요구가 있다. 80년대는 윗사람에게 공경하는 문화가 있었고, 개인적으로 지식을 가질 방식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다음세대들은 지식도 넘쳐나고 자유도 많다. 기성세대는 다음세대가 UBF의 전통에 이질적인 문화들을 끌어들인다고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갈등이 있었다. 기성세대는 좀 불안하게 느꼈다. 갈등이 조금 심했었다.

나는 1세대와 그 다음세대에 '낀' 세대이다. 내가 기성세대의 대표와 다음 세대 가운데 양쪽에 꼈다. 그래서 UBF의 대표로 섬기는 과정에서 양쪽의 이야기가 각각 나에게 들어왔다. 그래서 나는 나의 대표임기를 'UBF의 과도기'라고 생각했다. 다음세대를 향한 기성세대의 불만을 불식시키고, 다음세대들이 잘 설 수 있도록 '중재 역할'을 했다. 기존 세대와 젊은 세대가 하나 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젊은 세대의 이야기를 1가지씩 수용해서 실천하는 그런 임기 내 과정이 있었다. 스태프들의 의견을 잘 듣고 그들이 원하는 것의 길을 터주고 어려움을 잘 해결해 나가는 것을 도와줬다. 그리고 시니어들이 간섭하기보다는 뒤에서 기도로 다음세대를 잘 섬길 수 있도록 격려했다.

Q. 이념의 문제도 있나?

A. 이념과 노선의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상대에게 귀를 기울이고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면 어차피 사람들은 본인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잘 알고 있다. 들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Q. 임기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A. 온라인으로 하는 '2021 세계선교보고대회'이다. 5년마다 하는 컨퍼런스이다. 코로나로 다들 못할 줄 알았다. 코로나를 겪다 보니까. 그래서 뭔가 공동체가 가라앉는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 줌을 사용해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스태프들이 마음을 합하니까 이것이 되더라. 각 대륙별로 간증을 해야 하니 영어의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미국 스태프들에 요청해서, 북미와 한국의 협력으로 이뤄졌다. 아주 복잡할 수 있는 문제다. 왜냐하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지체들이 동시에 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를 짜고 스터디를 하고 리더를 뽑고 엄청 복잡했다. 그런데 내용 면에서는 거의 완벽에 가깝게 잘 됐다고 느꼈다. 기성세대와 다음세대가 갈등하고 있던 가운데 선교대회를 통해 하나 되는 계기가 됐다.

또한, 온라인으로 하게 되니 세계 선교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다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만약 현장참석이었으면 비행기 값에 호텔 값에 드는 돈이 많다. 휴가를 못 내는 사람은 못 오고, 또 오지에서 사역하시는 분들은 참여가 어려운데 '온라인 세계선교보고대회'에는 세계의 구석에서 있던 사람들이 모두 들어왔다.

몇 달 동안 이를 위해 시나리오 짜고, 기술적인을 연습해 보고 이를 위해 시뮬레이션을 하고 스튜디오를 빌려 특별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정말 힘든 일이었지만, 이는 코로나가 가져준 축복이자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가 됐다. 이로 인해서 UBF가 하나 되는 중요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선교사님들과 교류가 더 활발해졌다. 이전에 교류가 뜸했던 사람들이 더욱 활발해지는 계기가 됐다. 서로 만나면서 힘과 위로를 얻는 계기가 됐다. 또한 UBF의 국제 본부는 미국의 시카고에 있지만 한국은 목자의 나라이다. 시초이기 때문이다. 이를 다시 한번 환기시키고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두 번째는 코로나로 서로 만나지 못하는 상황 가운데 소모임이 잘 활성화 되서, 그 가운데 서로 자유롭게 만나서 공부할수 있었다. 2주일에 한 번씩 말씀 공부하는 것이 기본이었는데 다양한 주제를 자유롭게 선택해 가까운 사람들이 서로 공부할 수 있었다.

몇 가지가 있다. 한가지는 영어공부였다. 예전에는 영어 공부가 많이 강조됐었다. 그런데 2000년대 이후에는 영어에 대한 문제의식이 좀 없었다. 선교에서 영어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어 공부가 다시 많이 활발해졌다.

그리고 성경공부가 중요하지만 사람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서 상담학을 공부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났다. '부부 갈등', '자녀 갈등' 등을 해결하기 위해 단순히 성경만 가지고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인본적인 가치로서의 상담학이 아니라 성경적 상담학을 배우는 것은 매우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기독교 상담학 교수님들을 초청해 상담학 강의도 개설했다. 아마 이것이 자리가 잡히면 상담이 확대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나가서 1년에 한 번 있는 UBF전체 수련회에 가보면 가족관계를 위한 교육에 대한 요청이 참 많았다.

교회사와 조직신학 강의 등 많은 신학 교육도 생겼다. 코로나를 통해 UBF의 내용이 상당히 풍성해 졌다. 남미 같은 경우는 남미 대표가 직접 주도해 다 같이 모여 온라인을 통해 강의와 교육을 나눈다. 이런 것들을 함께 나누면서 상당히 풍성해졌다.

Q. 코로나 기간에 대한 평가는?

A. 코로나 시기에 문을 닫고 교인이 떠나거나 재정도 줄고 하는 교회들이 많았다. 그런데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전국의 재정도 확장됐고, 대부분 현상 유지 내지는 성장하는 곳이 많았다. 그 이유는 UBF가 '성경공부'와 '제자도', 말씀 중심의 사역에 힘쓰기 때문이 분명하다. 외적 상황이 어떻든 말씀을 붙들고 살았다. 우리는 말씀 중심의 제자도가 분명하다. 그래서 코로나 기간 동안 흔들리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사람들이 재정도 잘 감당하고, 우크라이나에 전쟁에도 헌금을 하자고 하니까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더라. 선교의 사람들에게도 많은 재정적 도움을 줬다. 특별히 무엇인가를 의도해서 한 것은 아니지만, 각 지부의 지체들이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은 교회는 제자도가 강해야지 환란 가운데 살아 남는다. 역사적으로도 그렇다. 제자 양성이 관건이다. 뿌리를 내려야 한다. 이런 점에서 UBF는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UBF는 단순한 제자도에 집중하니까 숫자가 불같이 늘어나지는 않았지만 견고히 설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과거에는 우리 지체들도 온라인에 대한 거부감이 많았다. 그런데 코비드로 인해 온라인이 삶에 들어오니까 우리 UBF로서는 너무 유용한 측면이 있었다. 온라인은 우리에게 큰 선물이 됐다.

Q. 문화사역에 대한 견해가 있는가?

A. 예수님을 믿기 전 대학생 시절에 대모 하다가 제적당하고 다시 복학하기 전 5년 동안 나는 책과 음악, 문학을 많이 접했다. 이것이 나중에 말씀을 전하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됐다. 그래서 누군가 책이나 상식, 예술에 관해 어떤 내용에 대한 얘기를 하면, 나는 잘 이해하기에 사람들과 소통이 원활했고, 주일에 말씀을 전할 때도 내용이 풍성해졌다. 독서그룹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목회자가 '영적 가치관'이 분명하다면 독서는 사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UBF 관악 센터에서 독서모임을 하는데 3년간 같이 공부를 했다. 거기서 책을 정말 많이 있었다. 해석학, 근대철학, 현대철학, 중세철학 등 정말 많이 읽는다. 2시간 정도 책 일고 토론하고, 어학공부도 한다.

대표를 그만두면 나도 독서모임을 하나 만들까 한다. '신앙고백'이 전공이어서 신앙고백에 대한 강의를 할까 생각도 해본다. 이런 공부 소모임이 조금 더 늘어나고 활성화 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것을 통해 스태프들의 마음이 열리고 교제와 신앙이 풍성해지는 것이다. 선후배들이 서로 소통이 잘되어야 한다. 이런 장을 통해 서로 소통하면 좋겠다.

Q. 신앙고백 서적을 저술하셨다.

A. 안암센터에서 하이델베르크 소요리 문답을 2번 강의한 적이 있다. 그런데 배우는 사람들의 신앙 정립에 많은 도움이 됐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도 금요일마다 강의했는데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됐다. 신천지나 혹은 여러 이단들에 대해 혼돈이 좀 있어서 인터넷에서 '벨직'(Belgic) 신앙고백을 다운해서 봤는데, 번역이 좀 엉성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서 벨직, 하이델베르크, 웨스트민스터 이런 부분을 쓰게 됐다. 설교 강단에서 은혜로운 말씀들이 있지만 양들은 여전히 이단에 많이 휩쓸린다.

취지는 말씀 중심의 신앙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리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교리교육의 부족해서 이단이 치고 들어오면 대응을 잘 못한다. 이단들은 조직적인 교육체계를 가지고 있다. 한국교회는 은혜 중심이여서 교리교육이 약하다. 대체적으로는 공부를 안 한다. 한국교회에 번역이 제대로 된 신앙고백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번역과 함께 단순히 교리와 성경의 말씀이 서로 연계되는 말씀공부가 필요하다. 학생들과 3박 4일 이런 신앙고백을 함께 공부한 적이 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변화되는 부분이 있었다.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하니까 그냥 피상적으로 알고 있다가 신앙고백을 통해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어 삶이 변화되는 것까지 갔다.

성경공부를 통해 예수님과 인격적인 만남은 UBF의 강점이지만, 교리 공부를 통해 틀을 제공해 줄 수 있었다. 개혁주의 신앙고백 만들면서 어깨에 오십견이 왔다. 2년이나 걸렸다. 정말 사명감을 가지고 했다.

Q. 앞으로 향후 계획은 어떤가?

A. 몇 주 전에 국제UBF의 란 워드(Ron Ward) 대표가 한국에 방문해서 목사 안수와 지도자를 세우는 부분에 있어서 의논하며 조율했다. 한국은 조금 보수적인 관점에서 있고, 미국은 조금 자유롭게 지도자를 세우는 성향이 있다. 란 대표가 나에게 이것을 조율하고 담당하는 'UNITY COMMIT'(연합위원회) 의장을 하라고 부탁했다. 전 세계 흩어있는 UBF의 그룹들이 각기 다른 기준을 가지고 가면 혼돈이 있기 때문에 국제UBF의 교리, 안수, 은퇴선교사 지원과 복지, 등에 대해 기준을 제시하려 한다. 한국은 보수적이고 철저하고 미국은 자유롭고 유연한다. 그래서 서로 양보하며 맞춰가며 조율을 했다. 세계 UBF가 하나의 질서 속에서 서로 유연하게 움직일 것이다.

그리고 'UBF의 연구소'를 만드는 것과 연관이 있다. 과거 60년 우리는 열심히 선교하고 일을 했지만 조금 정리가 필요하다. 앞으로 미래의 UBF에서 생길 수 있는 일,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이런 것을 다룰 연구소가 필요하다. 이런 일에 집중해 보고 싶다.

또한, 나는 조직신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앞으로 이것에 필요한 강의 같은 것도 하고 싶다. 또 UBF의 독특한 교리문답을 만들고 싶다. 어린아이들을 위한 교리문답을 만들어 주고 싶다. 우리에게 익숙한 창조신학 같은 것은 매우 단순한 것이지만 어린이들에게는 정말 중요하다. 아이들의 발달단계에 맞게 어린이 문답집을 만들고 싶다. 제자양육과 방향성에 대한 부분이다. 외부에 좋은 교리문답이 좋기는 하지만 아이들에게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대표가 끝나고 나서 남는 시간 가운데 많은 기존의 가졌던 문제의식을 잘 다룰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