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문 목사 (달라스 생명샘교회)

안광문 목사 (달라스 생명샘교회)

최근 한국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희망보다는 우려가 더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교회는 양적 성장이 정체됐을 뿐만 아니라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교회를 떠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더욱 큰 문제는 한국 교회가 세상을 선도하기는커녕 지탄의 대상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형 교회의 담임 목사직 세습, 교회 리더들의 윤리적인 일탈, 불투명한 교회 재정의 문제, 법을 어긴 교회 건물의 건축 등등 일일이 나열하기조차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한국 교회가 정말 위기라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거기다 COVID-19 상황은 한국 교회의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교회 위기의 근본적 원인은 무엇일까요? COVID-19 같은 외부 환경만 문제 뿐일까요? 교회 안에서 그 문제를 찾을 수는 없는 것일까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는 한국 교회 신뢰도를 2008년부터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인 2020년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 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31.8%이었던 반면에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3.9%이었습니다. 이는 3명 중에서 1명만 한국 교회를 신뢰한다는 의미입니다. 한국 교회 신뢰도는 매우 낮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0년 설문 조사의 답변 항목은 지난 2008년부터 2017년까지의 설문 조사 답변 항목과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추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연승, "2020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분석" >

구분

신뢰 (%)

보통 (%)

불신 (%)

신뢰도 (5)

2008년

18.4

33.3

48.3

2.55

2009년

19.1

47.4

33.5

2.82

2010년

17.6

33.8

48.4

2.58

2013년

19.4

36.0

44.6

2.62

2017년

20.2

28.6

51.2

2.55

2020년

31.8

63.9

NA

      

 

한국 교회를 신뢰한다는 비율은 2010년을 제외하면 증가하는 추세이고, 5점 만점의 신뢰도를 보더라도 최소 2.55점에서 최대 2.82점으로 그렇게 부정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신뢰한다"에는 그리스도인들의 긍정적인 응답이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뢰한다"는 답변보다 "불신한다"라는 비율을 확인해야 합니다. "불신한다"의 비율은 2009년을 제외하고 40% 이상 또는 50%에 육박하다가 급기야 2017년에 51.2%로 50%를 넘었습니다. 이는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한국 교회를 불신한다는 뜻입니다. 2020년 설문 조사 답변 항목에서는 "보통"이 없어지고 "신뢰" 또는 "불신"으로만 답변하도록 변경되었기 때문에 그전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불신한다"는 비율이 63.9%로 거의 3분의 2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김현숙 박사는  그의 논문에서 그동안 한국 교회가 설교 중심의 말씀 선포는 중요시했지만, 교제와 봉사는 소홀했다고 지적합니다. 개개의 그리스도인 역시 설교는 열심히 들었지만, 교제와 서로를 돌보는 삶을 도외시해왔다고도 합니다. 여러 가지 통계 수치만 놓고 보면 기독교는 다른 종교에 비해서 오히려 훨씬 더 많은 사회봉사 활동을 하고 있지만 정작 사람들은 한국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한국 교회가 이러한 사회봉사 활동조차 교세 확장이나 교회 성장의 수단으로 활용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