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부터 3년간 그곳에서 공부
대학교·신학교, 성결운동으로 설립
각종 부흥운동 모습과 다르지 않아
과거 은혜 재현 기도하던 이들 많아
미국 켄터키주 애즈베리 대학교(Asbury University)에서 학생들의 예배와 기도가 며칠째 계속되고 SNS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도 이러한 열기가 전파돼 인근 대학교에서도 기도와 예배가 이어지면서, ‘부흥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예배와 기도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애즈베리대학교 맞은편 애즈베리 신학대학원을 졸업했고, 현재는 두 딸이 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장기영 교수(성결대)에게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은 ‘기도의 응답’이자 눈물나는 부흥의 현장이다.
장기영 교수는 “애즈베리라는 곳의 역사와 공동체 분위기를 예전부터 알았기 때문에, 가족들은 아이들을 그곳으로 보내기 전부터 하나님께서 이전에 일으키셨던 부흥을 다시 허락해 주시도록 기도했고, 지금도 기도하고 있다”며 “저희의 기도가 다른 분들이 쌓아온 기도에 비하면 0.1%도 안 되겠지만, 애즈베리에 자녀들을 보낸 분들이나 과거 애즈베리 부흥을 경험하거나 잘 아는 분들은 모두 그러한 부흥을 사모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2004년부터 3년 간 애즈베리 신학교(Asbury Theological Seminary)에서 대학원(MA) 과정을 수학한 장기영 교수는 “대학원 시절, ‘부흥은 길 건너편에서 건너온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과거 이곳에서 일어난 부흥이 여러 차례 신학교가 아닌 대학교에서 시작돼, 신학교가 동참하는 형식이었기 때문”이라며 “애즈베리대학교와 신학교 둘 다 과거 성결운동의 열매로 세워진 학교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장 교수는 “대학교와 신학교 모두 가르치는 교수님들이 모두 경건하시고, 학교는 다르지만 서로 교류를 많이 하셨다. 그리고 대학교 졸업 후 맞은편 신대원으로 가는 비율도 높았다”며 “신대원에서 구약학을 가르치다 애즈베리대학교 총장을 18년 하신 분도 있다. 20세기 성결운동의 대표적 지도자로 꼽히는 데니스 킨로(Dennis F. Kinlaw) 총장님이다. 1970년대 일어났던 부흥은 그분이 총장이실 때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애즈베리대학교는 교수·직원·학생 등 학교 전체 분위기가 기독교 사립대학이라는 정체성이 있고, 평신도 지도자를 길러낸다는 분명한 목적의식이 있다”며 “미국 학교들 중 졸업생이 선교사로 헌신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학교이기도 하다. 여러 차례 부흥의 역사들이 일어난 곳이기에, 그런 분위기가 녹아 있다”고 전했다.
또 “그래서 그런지 신학교와 대학교가 있는 윌모어(Wilmore) 지역은 작지만 90% 이상이 크리스천으로, 미국 전체에서 복음화율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라며 “이곳은 미국인들이 은퇴하고 살고 싶은 지역으로 1-2위에 꼽힐 정도로 안전하고 사람들이 좋은 지역이다. 그게 다 부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애즈베리대학교에 있는 두 딸과도 관련 소식을 주고받았다는 그는 “부흥운동이 처음 일어났을 때부터 전해들었다. 학생들 몇십 명으로 시작된 모임에 계속 숫자가 불어나고, 점점 외부에서 오는 숫자도 늘어나고 있다고 하더라”며 “제가 웨슬리 전공이다 보니, ‘18세기 웨슬리 부흥운동의 재현인지’를 궁금해 하더라”고 말했다.
장기영 교수는 “아이들에게 답하기를, 지금 일어나는 일이 오순절적 의미의 부흥인지 아닌지는 모른다고 했다”며 “하지만 맨 처음 학생 중 한 명이 자기 죄를 고백한 뒤 여러 사람들의 뜨거운 기도로 이어지면서 시작됐다면, 우리나라 평양대부흥 운동을 비롯해 많은 부흥운동들이 시작된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그런 의미를 부여하지 않더라도, 너희가 그런 성령의 역사를 직접 체험하든 그러지 못하든, 하나님께서 일으키신 일임을 분명하게 믿고 체험으로 다가오지 않더라도 믿음으로 참여하길 바란다고 권면했다”며 “예수님께서는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이는 곳에도 함께하시겠다고 하셨으니, 분명히 하나님께서 일하시고 계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애즈베리대학교에서 부흥이 시작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과거 1970년대에 부흥을 경험했고, 이런 부흥을 다시 일으켜 주시기를 오랫동안 기도해 왔다”고 고백하고 있다고 한다.
애즈베리 대학교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부흥운동이 일어났던 1905년과 1908년을 비롯해, 1950년과 1958년, 1970년 등 반복적으로 예배와 기도 운동, 즉 부흥운동이 자발적으로 일어나 인근으로까지 퍼진 적이 있다.
그는 “미국이 ‘기독교 이후 시대’에 접어들면서 세속화 물결을 거스르지 못하고 교회조차 세속화되던 중, 교회를 염려하고 과거 은혜의 경험이 재현되면 좋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며 “과거 세대들은 그런 것을 경험했지만 젊은이들은 부흥을 과거 이야기로만 듣고 실제 경험해 보지 못했기에, 이번 부흥의 소문이 퍼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사모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장기영 교수는 “아이들 말로는 친구들 얼굴이 달라졌다고 한다. 친구들이 정말 좋아하고, 난리났다는 표현들을 쓰고 있다고 한다”며 “유튜브나 페이스북 간증들을 봐도 초기에는 몇몇 분들만 올렸지만, 지금은 교수진과 목회자, 외부 참여자들도 ‘그곳에서 특별한 평안을 느꼈다, 성령의 임재를 느꼈다, 회개했다’고 말한다. 심지어 어린아이가 채플 안에서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강한 바람을 느꼈다는 말을 부모가 SNS에 게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과거 부흥운동에서 나타났던 외적 현상들이 나타나고, 내적 현상들은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 첫 시작이 오순절적이든 어떻든 규정짓는 것을 떠나, 하나님께서 분명하게 역사하고 계심을 알 수 있다. 오랫동안 부흥이 없었다 일어났기 때문에 이것이 젊은이들에게 퍼져 나가면서 하나님이 지금도 역사하신다는 소망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아이들이 나중에 다른 대학을 가더라도, 첫 시작은 꼭 애즈베리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왔다. 경건과 부흥의 전통, 신앙적 분위기 때문이었다”며 “아이들이 예배에 참여하면 옆에서 기도해 주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어떤 때는 그 기도를 들으며 하나님께서 내 깊은 속마음을 정확히 아신다는 느낌을 받고 놀랐다고 표현하고, 기도하면서 마음이 평안했다는 간증도 한다. 친구들도 사모하고 있고, 다녀왔는데 또 가자고 권면하면서 서로 참여를 독려하는 분위기가 있다”고도 했다.
설명하다 다소 울컥하기도 한 그는 “한국에서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며 “한국에서는 성령운동을 하다 부정적으로 흐르는 면들이 일부 있다 보니, 이런 일이 일어나도 계속 관망하면서 긴가민가 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장기영 교수는 지난해 말 데니스 킨로 총장의 묵상글을 모은 <주님과 함께하는 하루: 데니스 킨로의 365일 묵상집(This Day with the Master: 365 Daily Meditations)>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킨로 총장님이 세운 프란시스 애즈베리 협회를 방문했다 선물로 받았는데, 가족들과 읽기가 좋아 몇 년간 이 묵상집으로 가정예배를 드리다 최근 출간했다”며 “킨로 총장님이 학생들에게 계속 설교하셨던 내용들로 계속 가정예배를 드리면서, 애즈베리 대학교가 지금처럼 부흥하면 좋겠다고 기도해 왔다. 그래서 이 부흥이 남 일로 느껴지지 않고, 많은 이들의 기도 응답으로 주신 소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