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살 세실은 아빠와 함께 살고 있는 소녀입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은 세실은 기숙사에서 자라며 한편으로는 아빠를 갈망하고 한편으로 자유를 만끽하는 발랄한 소녀입니다. 세실 아빠는 청소년인 세실과 말이 잘 통합니다. 반면에 그 아빠는 애인을 6개월마다 바꾸며 자유롭게 사는 중년입니다. 그런데 세실은 이런 아빠를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사실은 세실도 자유롭게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여름 세실과 아버지는 지중해로 여름휴가를 떠납니다. 휴가엔 아버지와 동거하는 엘자가 동행하는데, 엘자는 세실과 나이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아주 젊은 여인입니다. 휴양지에서 셋은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아빠와 젊은 애인 엘자는 애정행각을 벌이며 신나게 휴가를 즐기고 있습니다. 이에 질세라 세실도 휴양지에서 만난 시릴이라는 법대생 젊은이와 사랑을 나누며 휴가를 만끽하며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별장에 있는데 안느라는 여성이 찾아옵니다. 그녀는 돌아가신 세실의 어머니 친구요 패션 사업가인데 교양미가 넘칩니다. 그래서 세실이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안느가 세실에게 공부와 연애에 충고하는 등 삶을 간섭하자 불편해집니다. 안느는 이웃에게 쉽게 간섭 할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안느는 잔소리가 심했고 세실은 그것이 너무 싫었습니다.
별장에서 머무는 동안 안느와 세실 아빠는 사랑에 빠집니다. 세실 아빠는 지금까지 만났던 젊은 여인들과 다른 안느의 교양미에 푹 빠진 것 같았습니다. 두 사람은 급하게 사랑을 키우고 급기야 결혼을 약속합니다. 지금까지 여러 여자와 연애만 했었던 아빠의 새로운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파악한 세실은 심경이 복잡합니다. 먼저 세실은 안느를 어머니의 친구로 또 성공한 직장인으로 존경하고 신뢰합니다. 하지만 아빠의 결혼상대로 안느를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안느가 자신의 새어머니가 되는 것은 여러 가지로 마뜩지 않았습니다. 안느가 새어머니가 되는 것은 세실에게 부담스럽고 불편했습니다.
또, 아버지와 사랑을 나누었던 엘자가 아빠로부터 배신당하는 것도 안타깝습니다. 엘자를 특별히 사랑하지도 않았지만 특별히 불편하지도 않았던 세실은 엘자의 아픈 마음을 헤아립니다. 나아가 세실은 아빠의 결혼이 가져올 가정 분위기와 자신의 삶의 변화가 두렵고 걱정이 됩니다. 세실은 안느와 아버지가 결혼하면 자신과 아버지가 추구하는 자유로운 삶이 안느에 의해 간섭받고 파괴 될 것을 두려워한 것입니다.
세실은 아빠와 안느의 결혼이 현실화 되는 것을 보고 불편합니다. 엘자도 세실 아빠와 안느의 키스장면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고 별장을 떠납니다. 세실은 아버지와 안느의 결혼을 막기로 결심합니다. 마침 엘자가 짐을 가져가려고 별장에 돌아오자 세실은 엘자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세실은 엘자와 자신의 남자 친구 시릴에게 연인 역할을 부탁합니다. 아빠 질투심을 촉발시키려는 의도였습니다. 세실의 아빠는 자신의 옛 연인이 젊은 남자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목격하고 질투심에 불탑니다.
세실 아빠는 엘자를 불러내 사랑을 고백하고 엘자와 키스합니다. 엘자는 안느가 보도록 키스했고 안느는 이 장면을 목격합니다. 안느는 충격 받아 자동차를 몰고 밤길을 달리다가 사고로 즉사합니다. 세실이 꾸민 연극 때문에 안느는 죽었습니다. 안느 죽음은 세실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자신의 연극 결과가 엄청났습니다. 아빠와 세실은 한동안 슬픈 시간을 보냈습니다. 두 사람은 평정을 찾아가지만 세실은 종종 안느를 회상하며 슬퍼합니다.
이상은 프랑스 천재작가 프랑수와즈 사강이 18세에 쓴 소설<슬픔이여 안녕>의 줄거리입니다. <슬픔이여 안녕>은 그녀의 출세작이자 대표작입니다. 이 작품은 그녀를 성공한 작가 반열에 서게 했습니다. 그녀는 이 작품 외에도 <어떤 미소>, <마음의 파수꾼>, 그리고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등과 같은 작품을 남겼고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프랑수와즈 사강은 수녀원이 운영하는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3개월 만에 퇴학을 당했습니다. 퇴학당한 그녀는 미친 듯이 책을 읽어 많은 작가와 책들을 만났습니다. 그녀는 재즈, 위스키, 그리고 자동차 스피드를 즐기고, 마약 복용을 합니다. 마약 복용 혐의로 법정에 선 그녀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고 말해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작가는 대학생 시절 아주 짧은 기간에 이 소설을 완성했습니다. 그녀는 이 작품으로 문학 비평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때 그녀 나이가 너무 어려 통장 개설이 불가능해서 상금 전액을 현금으로 받았답니다.
제목 <슬픔이여 안녕!>은 '슬픔아! 반갑다!'의 의미입니다. 세실은 자신이 기획한 일이 비극으로 끝나자 슬픔을 알아 버렸습니다. 이제는 철없던 세실이 아니라 '슬픔'을 아는 어른으로 슬픔을 맞이합니다. 그래서 이 작품 제목 번역은 <슬픔이여! 안녕> 보다는 '슬픔아! 안녕!'이 옳을 듯합니다.
<슬픔이여 안녕>은 카뮈의 <이방인>과 함께 대표적인 20세기 프랑스 소설입니다. 이 작품의 교훈을 간추려 봅니다. 첫째 천재작가 프랑수와즈 사강의 안타까운 삶입니다. 그녀는 크게 성공한 천재작가이지만 파괴적인 삶으로 자신의 삶을 무너뜨립니다. 자신을 파괴하는 삶은 위험합니다.
둘째 슬픔을 통한 성장입니다. <슬픔이여 안녕>은 세실이 슬픔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세실처럼 우리도 슬픔을 통해 성장합니다. 자신과 이웃의 슬픔을 이해하는 깊이와 넓이가 성숙의 척도입니다. 성숙은 자신의 슬픔을 정리하고 이웃의 슬픔을 공감할 줄 아는 것입니다.
셋째 세실이 안느와 갈등하는 포인트입니다. 원래 안느를 싫어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엄마의 눈으로 세실을 보는 안느가 잔소리가 많아집니다. 세실은 안느를 원래 미워하지 않았지만 안느의 충고가 새 엄마의 잔소리로 들립니다. 세실은 이 잔소리가 힘들었습니다. 이것이 가정의 갈등 포인트입니다. 아깝고 소중해서 던지는 충고가 잔소리로 들리고 서로가 미워질 때 <슬픔이여 안녕>이 생각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