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와싱톤중앙장로교회(담임 류응렬 목사)에서 개최된 제9차 한인세계선교대회에서는 특별히 선교사 자녀들인 MK세대들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조명이 이뤄져 관심을 모았다.

그 동안 선교사의 자녀로만 불리어 왔던 MK는 이제 연령대가 어느덧 대부분이 20-30대, 많게는 40대 까지 분포하게 됐고 선교에 있어 이들이 얼마나 준비된 자원인지에 대해 강조됐고, 또 선교사 자녀로서 그 동안 그 안에 많은 정체성의 혼란과 환경적 어려움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도 많은 이해가 이뤄졌다.

KWMC 사무총장 조용중 선교사는 이번 대회에 대해 “세대를 잇는 대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는 MK세대가 준비위원으로 참여했고 대회 장소에도 선교사의 자녀인 MK가 아닌 동등한 선교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특히 대회 중에는 MK 강사들이 대거 참여해 선교적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고 MK가 겪고 있었던 어려움과 1세대 선교사들과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현재 선교사 2세들의 연합단체인 KWMK의 대표 임에스더 선교사는 “MK 자녀들이 모인 KWMK는 현재 선교사 3세까지도 참여하고 있으며 구성원 연령이 10대 후반에서 40대까지 이르고 있다”면서 “MK는 현지 선교의 문화와 언어, 그리고 한국교회 유산을 이어받은 준비된 일꾼이다. 열방에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기 위해 이 곳에 부름을 받은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하나님이 선교를 위해 어떠한 새로운 일을 행하실지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가나 선교사인 최승업 페이스위치 대표 또한 MK의 자녀로 대회 주제강의에 나섰다. 그는 MK의 무엇이 1세대 선교사들과 다른지, 또한 그들 안에 있는 귀함은 무엇이며, 또 1세대 선교사들과 어떻게 하나될 수 있는지에 대해 강의했다.

최 선교사는 자신에 대해 “아버지는 예수에 미쳐서 홀로 사우디아라비아로 가셔서 선교하셨고, 아버지가 안 계시는 동안 저는 초등학교 때 5번 전학을 갔고, 아파도 병원을 한번도 가본 적이 없고, 레스토랑 같은 곳에서 외식을 해본 적이 없었다”면서 “그리고 90년도에 아프리카 가나로 갔다. 비행기를 탄다는 것에 그저 신나서 갔던 곳에서 이제 30년 이상 걸려 여러분 앞에 선교사의 아들로 또 MK의 형제로 이 자리에 섰다”고 설명했다.

강의 중에는 MK들의 삶이 실제로 어떠했는지 실제 MK들의 고백들이 상영됐다.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었고, 혹은 한국사람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는 인터뷰도 있었다. 정체성 혼란은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MK도 있었다. 또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 힘들어 하는 솔직한 심정을 고백하는 이도 있었다.

이에 최 선교사는 “MK들은 같은 아픔과 정서가 있어서 서로 만나면 통한다. 이 MK라는 타이틀은 평생 어린아이라는 유리관에 가두는 프레임이었다”면서 “다들 MK들이 신앙이 좋은 것으로 생각하지만 솔직히 그 아버지, 어머니를 따라갈 수가 없다. 선교에 미치고 예수에 미쳐서 그 척박한 선교지를 용감하게 들어갔던 1세대 선교사들과 그 자녀들은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선교사는 “그러나 선교사의 자녀들은 모두 자신의 어머니와 아버지들을 존경한다. 그러나 상처가 있어서 갇혀 있고 표현을 잘 못하는 것”이라면서 “MK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정체성의 혼란을 지금도 겪고 있는 문제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의 문제라기 보다 MK까지 지원하거나 바라보지 못한 시스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최 선교사는 “지금으로서는 MK라는 작은 등불을 끄지 않고 불을 이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신앙계승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이제 필요한 때가 됐다”면서 “MK들에 우리는 부모님 따라갈 수 없다. 부모님 세대들이 너희들이 해야 한다고 하고 저희는 할 수 없다고 하는데, 가슴으로 복음을 받은 1세대들과 그 열정을 머리로 받은 2세대들이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부모님들은 다 대장이고, 다 장수들이고 너무 강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최 선교사는 “하나님이 이 시간 1세대들과 MK에 원하시는 것은 하나됨이라고 본다. 열정으로 선교의 첫 관문을 열고 기반을 닦은 것이 1세대들이라면 이제 MK는 시대의 변화에 따른 섬세하고 준비된 열쇠로 선교현장을 바꿔 놓을 수 있다”면서 “말라기 4장6절의 말씀과 같이 아비가 아비의 마음을 자녀에게 먼저 비쳐줄 때 아들도 아비에게 마음을 열 수 있고, MK가 우리 부모님에게 하나님이 주셨던 모든 선교의 영역을 이어 받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제9차 한인세계선교대회 3일째 날 MK인 데이비드 창 목사가 주제강의를 하고 있다.
(Photo : 기독일보) 제9차 한인세계선교대회 3일째 날 MK인 데이비드 창 목사가 주제강의를 하고 있다.

버지니아 열린문장로교회 EM담임인 데이비드 창 목사도 MK출신으로 이번 주제강의를 맡았다. 그는 “우리 앞선 세대들, 부모님 세대들의 희생 위에 저와 같은 사람들이 사역할 수 있음에 먼저 감사를 드린다”면서 “사실 MK들은 이 단어를 좋아하지 않았다. M은 괜찮은데 KID를 뜻하는 K는 싫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나이가 드니까 선교사의 자녀, 하나님의 자녀인 것에 편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에 대해 “한국 대전에서 태어나서 1살 때 방글라데시로 갔다. 그리고 인도로 이주했고, 그 다음 시카고로 왔다”면서 “제가 MK로서 겪는 어려움은 제 믿음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었다. 크면 클수록 제가 믿는 믿음과 실제 생활에서 간격이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데이비드 목사는 “마태복음 21장에 예수님이 성전에 들어가셨을 때 정말 예수님은 말 그대로 그 곳이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는 성전이길 바라셨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는 겉모양만 성전이지 예수님의 생각처럼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는 성전이 아니었다”면서 “제가 MK로써 겪었던 어려움이 바로 이것이었다. 거룩한 성전이 되어야 하지만 겉은 그럴싸하지만 내부는 그렇지 않았던 모순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데이비드 목사는 “제가 선교사의 자녀로 자라나면서 외부적으로 의가 이뤄지는 것은 많이 목격하면서 자랐다. 선교사의 자녀로 자라면서 가난한 자들을 돌보고, 그래서 선교사 자녀로서 의사가 되는 것이 외부적으로는 의롭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알고보니 제가 그런 의로운 일을 외부적으로 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주님 앞에서 거룩한 구별된 삶을 실패한 대가로 그것을 대체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래서 의사가 되던 그 과정을 포기하고 내 안에 거룩을 회복하는 길을 찾아 갔다”고 간증했다.

이에 데이비드 목사는 “선교사 자녀들과 이 부분을 나누고 싶다. 부모님이 거룩하다고 그 거룩이 당연히 자녀들에게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면서 “그래서 오늘 나누고자 하는 것은 개인의 거룩함과 사회적인 의로움이 함께 균형을 이루며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 담장 너머로의 의로움이 필요하지만, 개인적인 경건과 거룩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목사는 “저와 같은 MK여러분은 이제 선교사의 자녀에서 더 장성해 예수님의 제자로 설 때가 됐다. 우리가 부모님이 섬긴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으로 섬길 때가 됐다”면서 “또 모든 존경하는 1세대 선교사님들에게도 말씀드린다. 세상이 더욱 복음을 필요로 하는 이 때에 서로 연합해 거룩함과 의로움을 함께 이뤄나가길 소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