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나 일 자꾸 만들기보다, '주일 예배' 집중해야
성도 20-30명 되면 반드시 관계성 관련 문제 생겨
50명 되면 예배 갱신해야, 70명 때도 큰 문제 생겨

초대교회를 모델로 '모이는 교회, 흩어지는 사명'을 고민하며 설립된 교회 개척 운동 '라이트하우스 무브먼트(Lighthouse Movement)' 개척학교 '플랜팅 시드' 2기 모임이 라이트하우스 서울숲에서 시작됐다."개척은 너무 힘듭니다. 버텨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개척해야 하는 이유는, 기존 교회에서 새로운 패러다임과 움직임이 일어나기란 힘들기 때문입니다. 기존 교회처럼 목회하려면, 개척보다 청빙을 받아서 가는 것이 낫습니다. 무엇보다 개척은 우리를 진짜 목사로, 사람으로 만듭니다."

2019년 5월 라이트하우스 무브먼트를 시작해 현재 부산 해운대를 중심으로 서울숲과 명동, 김포와 일산과 남양주, 포항과 경주, 뉴저지와 달라스 등 10곳의 개척 목회자들과 동역하고 있는 홍민기 목사가 강의에 나섰다. '플랜팅 시드' 2기는 10명을 모집했으나, 지원자가 몰려 25명이 함께하고 있다.

이날 홍민기 목사는 라이트하우스무브먼트의 5대 가치(L·I·G·H·T)를 설명한 후 목회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목회자들은 시간 관리부터 성도와의 관계, 떠나려는 성도들에 대한 반응 등 실제적인 질문을 쏟아냈고, 개척 목회와 MK 사역부터 대형교회 부교역자와 담임목회까지 다양한 경험을 했던 홍 목사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솔직하고도 구체적인 '사이다 답변'으로 개척 목회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홍민기 목사는 5대 가치 소개에 앞서 "개척교회 목사가 가장 행복할 때는 언제일까? 개척하기 전, 개척을 준비할 때(웃음)"라며 "본인이 버티는 걸 잘 하는지, 기존 질서 안에서 잘 하는지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하는 개척은 잘 안 되더라"고 운을 뗐다.

홍 목사는 "모든 사람들이 다 오는 교회도 물론 좋지만, 목회자가 힘들다. 이미 오신 분들은 어쩔 수 없지만, 타겟을 정하는 것이 좋다"며 "타겟이 분명해지면, 교회 방향도 정해진다. 예를 들어 이곳 서울숲 일대는 주말에 청년들뿐이다. 20-30대 중심으로 타겟을 잡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첫째로 Lordship, 하나님 중심이다. 그는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바로 우리이고, 우리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다는 것"이라며 "라이트하우스 교회들이 건물 없이도 버틸 수 있는 것은 이 철학 때문이다. 제가 사역하는 라이트하우스 해운대가 지난 2년간 나이트클럽부터 야외 호텔, 기도원 등에서 예배드리면서도 부흥한 것은 우리의 가치 때문이다. 단 한 명의 성도도 임대를 말하지 않았다. 더 이상 우리를 받아주는 곳이 없어졌을 때 임대했다. 우리 교회는 건물도 목사도 아닌, 하나님이 주인공"이라고 했다.

둘째는 Inspiration, 영감 있는 예배이다. 이에 대해 "저희는 '쉼표 없는 예배'를 드린다. 예배 중 주로 언제 쉬나? 장로님의 대표기도나 특송 등의 순서"라며 "우리는 그런 순서를 다 없앴다.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예배를 만들고자 했다. 그래서 찬양단도 소수이고, 한 사람만 나와서 찬양한다. 반주자는 보이지도 않는다. 찬양으로 시작해, 제가 말씀을 전한 후 통성기도하면서 끝난다"고 설명했다.

홍 목사는 "강력한 예배는 자주 드릴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주중 예배가 거의 없다. 지금은 임대를 했기에 수요 예배가 생겼지만, 그 외 예배는 없다"며 "대신 24시간 기도하라고 한다. 교회 문을 열어놓고, 새벽기도를 하고 싶으면 직접 와서 기도하라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예배 자꾸 만들지 말고, 일도 만들지 마라. 자꾸 뭘 만들려는 이들은 대부분 대형교회 부목사 출신"이라며 "개척교회에선 안 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꼭 한 명이 오신다(웃음). 그러면 취소할 수도 없고, 목사는 지쳐간다. 만들어 놓고 못 하는 건 용서가 안 되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자꾸 만들기보다, 주일 예배 하나에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개척교회는 매 주일 예배에서 '안타'를 치면 문 닫는다. 매 주일 '홈런'을 쳐야 유지할 수 있다. 그것 외에, 성도들이 개척교회를 올 이유가 있을까? 시설이 좋은가, 교회학교가 잘 돼 있나, 누가 친절하게 보살펴 주는가"라며 "성도가 20-30명이 돼도 개척교회에서는 모두 사랑받고 싶어하지, 누구를 케어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니 담임목사가 홈런을 안 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형교회는 안타만 쳐도, 성도들이 홈런처럼 여긴다. 안타만 쳐도 찬양팀이 받쳐주고, 훈련된 순장들이 케어해 준다"며 "하지만 개척교회는 그렇지 않다. 20명 성도 중 2명만 작당해서 교회를 나가면, 그들만으로 끝나지도 않는다. 주일예배에 집중하자"고 권면했다.

셋째는 Generate, 생산이다. 그는 "목회자인 당신이 교회이고, 당신이 가는 곳마다 교회가 세워진다. 이는 분립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성도가 교회라는 것"이라며 "은퇴할 때까지 영광스러운 교회 10곳을 세우게 해달라고 했는데, 3년 만에 이뤄질지 몰랐다. '교회는 성도를 세우고, 성도는 자신이 살아가는 자리에 교회를 세운다'는 비전에 하나님께서 축복하신 것 같다"고 고백했다.

홍 목사는 "우리에게는 교회로서의 섬김과 교회를 세워가는 섬김이 있다. 담임목사 모임에서는 어느 정도 공유가 됐지만 각자 숫자를 정해놓고, 기도하면서 그 숫자가 되면 분립한다"며 "숫자가 채워지면 분립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분립을 준비하면서 매 주일마다 '계속 생산되게 하시고 우리가 가는 곳에 교회가 세워지게 하소서'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넷째 Hope, 소망은 선교(Mission)와 긍휼(Mercy) 두 기둥으로 이뤄져 있다. 그는 "우리도 우크라이나와 산불 피해를 위한 헌금을 전달했다. 젊은이들이 주 구성원이지만, 열한 교회가 힘을 합쳐 1천만 원 이상 모았다"며 "물론 해운대와 서울숲에서 대부분 내지만, 11개 교회 공동 이름으로 한다. 더 힘이 좋아지면 선교재단과 긍휼재단이 세워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관련해 "300명 모인 개척교회 한 곳으로는 한계가 있지만, 300명씩 10개 교회면 3천 명이고 100명씩 100개 교회면 1만 명"이라며 "우리는 선교와 긍휼에 우선 재정을 지출한다. 사례보다 이것이 먼저다. 매달 1일마다 지출하고 있다. 해운대의 경우 30곳을 돕고, 파송한 선교사도 3가정"이라고 했다.

다섯째는 Transformation, 변화이다. 그는 "우리의 끊임없는 변화가, 교회와 세상의 변혁으로 이어진다"며 "타락한 공동체성에 대한 변혁, 그리고 리더십에 대한 변혁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라이트하우스 무브먼트에 대해서는 "저희는 현재 11곳이 있지만, 각자 철저하게 독립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연합이 안 된다"며 "대신 핵심가치가 있다. 11개 교회가 예배마다 함께 나눈다. 이 핵심 가치는 타겟을 가지고 사역을 하면서 바라보는 '렌즈'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저희와 함께하자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홍민기 목사는 "11개 교회를 하나의 라이트하우스로 묶어주는 것이 이 공동체 고백이다. 믿음의 여정 속에서 하나님이 누구이시고 교회가 무엇이고 성도가 무엇이고 우리 공동체가 무엇인지 고백하는 것"이라며 "축도 전 11개 모든 교회에서 고백하고 있다. 서울에서 예배드리다 달라스로 갔던 성도가 예배 중 같은 고백을 했다. 가장 독립적이면서도 가장 연합적이다. 하나님과 그 담임목사 중심으로 움직이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함께한다"고 전했다.

홍 목사는 "개척교회의 가장 큰 일, 핵심이 장년 성도 20명 만들기이다. 저도 대형교회 있을 때 개척하는 목회자들에게 '장년 100명 데리고 나가라'고 많이 이야기했지만, 장년 20명 모으는 것이 쉽지 않다"며 "그런데 20-30명이 생기면 이상하게도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관계적 문제인데, 대체로 담임목사와의 관계라기보다 서로간의 문제이다. 그런데 그 문제란 누가 담임목사의 관심을 더 받느냐에 관한 것이다(웃음). 너무 가까워지지도 너무 멀어지지도 말아야 하는데, 정말 어렵다"고 고백했다.

그는 "무브먼트가 좋은 점은 여기서 제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담임목사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지만, 전체 무브먼트 대표인 저는 해결하기 쉽다"며 "물론 교회는 문이 두 개다. 들어오기만 하는 교회는 없다. 나가는 문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회가 어려운 게, 성도가 나가는 건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저도 20대 초반부터 했으니 목회 30년째이고 개척도 꽤 했지만, 교인이 나가면 지금도 가슴이 쓰라리고 눈알이 뒤집힐 거 같다"며 "거기다 조용히 나가는 사람이 있나. 익숙해지지도 않고, 소화도 안 된다. 어떻게 하나? 우리끼리 만나서 국밥 먹고 커피 마시면서 욕도 하고 하면서 풀어야 한다"고 했다.

홍민기 목사는 "엄청나게 노력해서 20-30명이 됐는데, 관계에 문제가 생긴다. 그러면 잘 해결되기보다, 한 명이 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그때 위기가 최소한으로 끝나게 관리할 생각을 해야지, 완화시키려 해선 안 된다. 끝나지 않는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선배 목회자들은 금식하라, 산기도 가서 해결됐다고 할 때까지 내려오지 마라고 하시지만, 기도해도 잘 안 되더라. 인간이 잘 안 변한다. 하지만 내버려두면 타격이 너무 커지니 조정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홍 목사는 "여기서 목사가 가장 하면 안 되는 일은, 누군가의 편을 드는 것이다. 분쟁이 생긴 두 사람과 목사는 말을 해선 안 된다"며 "단 말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반드시 증인과 함께 가야 한다. 둘이서만 이야기하면, 나중에 다 뒤집는다. 그럴 바에는 안 만나는 게 낫다. 뒤집어진 만남은 우리에게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이 위기를 잘 넘기면 50명까지 부흥할 수 있다. 50명이 되면 무엇을 해야 할까? 예배를 갱신해야 한다"며 "20-30명의 예배와 50명의 예배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목소리 크기부터 달아야 한다. 하다 못해 스피커라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50명에서 고비가 없으면 70명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그때 반드시 커다란 문제가 생긴다. 우르르 나갈 수도 있다. 그 때는 말을 할수록 불리해질 수 있다"며 "70명까지 올라갔다가 20-30명대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재미있는 것은 알곡만 20-30명 남을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고, 목사가 다시 힘을 낼 것 같은데 그렇지도 않다는 것"이라고 했다.

홍 목사는 "그러면 그때부터 목사가 사모를 잡기 시작해서, 가정에도 위기가 닥친다. 이걸 조심해야 한다. 절대 집에서 화풀이를 해선 안 된다. PK 사역을 15년 했는데, 아이들 상처의 대부분은 교회 장로가 아닌 부모에게서였다. 감정을 주의해서 다뤄야 한다"며 "그러니 개척해서 잘 되면 괜찮지만, 어려울 때는 한 번씩 찾아오셔도 된다. 함께 나누면서 정신을 차리는 게 낫지, 혼자 끙끙 앓으면 병 난다. 라이트하우스는 이렇게 함께 기대면서도 절대적 권한 속에 목회를 해 나간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