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야기된 혼돈의 시대 속에 기독교인의 정체성과 인식을 갖고 우리 주변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토론하고자 미드웨스턴 침례신학교 한국부는 2020년부터 "환경신학-지구생태 유지성," "사회적 기업 윤리," "생명신학과 기독교 윤리," "레위기의 정결의식과 복음서의 기적 사건," "사유한다는 것" 등의 주제로 줌 컨퍼런스를 제공해왔다.

지난 2월 21일 열린 아홉 번째 컨퍼런스에서는 이상환 교수를 강사로 초청하여 "신약성경연구에 제2성전기 문헌의 중요성"이라는 주제로 100여명의 학우들이 참석한 가운데 강의를 진행했다. 이상환 교수는 제2성전기 연구로 주목받는 학자로 Novum Testamentum, Journal of Ancient Judaism, Journal of Greco-Roman Christianity and Judaism 등 세계적인 학술지에 다수의 연구 논문을 기재했다.

강의에서 이상환 교수는 올바른 신약 성경의 이해를 위해서 구약과 신약 사이의 시간적 공백, 역사적 공백, 이로 인한 콘텐츠의 공백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먼저 강조했다. 즉, 공백 속에 '숨은 배경'에 대한 연구와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한국인들에게는 '공양미 삼백석'이라는 화두만 제시해도 이것이 심청전에서 나오는 이야기임을 알기에, 굳이 심청전을 언급할 필요가 없다. 또한 '당신은 변사또와 같다'는 문장을 보았을 때, '변사또'란 단어가 어떤 의미로 문장에서 사용되는지 한국인은 춘향전의 배경을 이미 알기에 공통적으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헬라어로 기록된 신약 성경이지만, 신약 저자와 성경의 배경이 되는 제2성전기 기간의 공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상환 교수는 유대 민족의 정서에 면면히 흐르지만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문화적 상황, 즉 숨은 배경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제대로 해석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성경에 다수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성경에 등장하는 실례를 들어보면 '귀신'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예수님과 예수님 당시의 유대인들은 귀신의 존재를 인정했지만 정작 성경에는 귀신의 근원에 대한 언급은 기록되어 있지 않다. 이미 유대인들에겐 귀신의 근원과 존재에 대한 이해가 그들의 문화 가운데 충분히 공유되어 있는 반면, 이 본문을 읽는 현대의 독자에겐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한 '숨은 배경'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숨은 배경의 단서들이 되어주는 성경 외 문헌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제2성전 문서로 분류되는 책들이 바로 이 문헌들이다. 이들 책들은 정경의 범주에서는 포함되지 않지만 정경의 숨은 배경에 대한 여러 근거들을 제시함으로 성경 본문의 종합적인 이해를 돕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예로 마가복음 5장 2, 8, 13절에 등장하는 "더러운 영"이라는 표현을 본문만으로 해석하려 할 경우 정확하게 어떤 대상인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또한 7절의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표현이 예수님을 지칭하는 것임에는 분명하나 왜 이런 표현을 저들이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막연하다. 하지만 이들의 표현- "더러운 영"과 "지극히 높으신" -이 제2성전 문서인 에녹 1서 '감찰자의 책'(The Book of Watchers)에서 사용되었던 동일한 표현이라고 이 교수는 소개했다. '감찰자의 책'에 따르면 "더러운 영"은 섞이지 말아야 할 천사들("하나님의 아들들")과 땅의 딸들("사람의 딸들")의 교합으로 인해 탄생한 거인들("네피림")으로부터 나온 영을 말하며, 이처럼 불온한 교합을 일으킨 주범 중 하나인 아사엘은 "쇠사슬'에 묶"이고 "돌" (5절)에 놓여 고통받는 형벌을 받는다. 즉, 마가복음 5장 본문이 묘사하는 여러 장면들, 더러운 영과 쇠사슬, 묶임과 돌, 고통 등은 '감찰자의 책'에서 하나님께 심판받는 하나님의 아들들과 더러운 영들을 나타내는 장면과 연관되며, 거라사 광인을 치유하시는 예수님의 기적 사건을 통해 예수님이 곧 심판하는 하나님-"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고백에서 알 수 있듯이-이라는 것을 극명하게 나타내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제2성전문서를 정경의 권위에 두고 읽어야 하지 않느냐는 접근에 대해 이상환 교수는 "숨은 배경지식에 대한 문학적 도움을 얻어 신학적 논지를 펼 수는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제2성전 문서를 하나님의 영감을 받은 문서로 인정했다고 볼 필요는 없다"는 명확한 선을 그었다.

이 날 강의는 참여한 학생들의 다양한 수준(석박사 과정)과 복음주의 진영에서는 다소 생소한 주제임을 고려해서, 편안하게 소화할 수 있을 개론의 수준으로 진행되었다. 120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임에도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할 수 있는 유익한 강의였음을 참석한 학생들의 피드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강의 영상은 미드웨스턴 유투브 채널인 신학홈런에서 시청할 수 있다.

신학홈런 링크 바로가기: https://youtu.be/GUW5kXr9x1Y

다음 컨퍼런스는 4월 중순에 열릴 예정이며, 본교의 안지영 교수(달라스 나눔 교회)와 한국의 김관성 목사(전, 행신침례교회)를 패널로 "교회 개척, 아직 유효한가!"라는 주제로 줌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한편 미드웨스턴 침례신학교는 남침례회(SBC) 산하 여섯 개의 신학대학원 가운데 하나로 북미 주류 신학교의 학위를 인가하는 ATS (Association of Theological Schools)와 미국 내 종합대학교의 학위를 인가하는 최고 인가기관인 HLC (Higher Learning Commission)에 정식 인가되어 있다. 현재 한국부는 700여 명으로 한국어로 제공하는 학위 과정 가운데 북미 최대 규모이며 최고의 질적 수준의 강의로 정평이 나있다. 미드웨스턴 입학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학교 웹사이트(www.mbts.edu/ks)를 통하거나 김윤주 팀장 (이메일: ks@mbts.edu; Tel.: 816-414-3754)에게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