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아프간 내 취약한 종교 공동체를 상대로 한 처형 및 납치를 포함한 지속적 폭력이 보고되고 있다며 "탈레반 집권 하에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받을 위험이 더욱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USCIRF는 최근 공개한 자료에서 신뢰할 만한 보고서를 인용해 "탈레반이 8월 15일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후, 아프간 내 종교 자유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며 "특히 취약한 종교 공동체 구성원들이 구타, 실종, 처형, 퇴거, 예배당 훼손, 괴롭힘 등을 포함한 폭력에 노출돼 있다"고 했다.
위원회는 "아프간 기독교인, 아흐마디야 무슬림, 바하이교도 등은 탈레반에 신분이 노출될 경우 죽음을 포함한 끔찍한 결과에 이르기 때문에, 자신의 신앙이나 신념을 공개적으로 표현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탈레반은 기독교 개종자, 미 동맹자, 전직 공무원 및 인권운동가를 찾기 위해 집집마다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독교인들은 위협적인 전화를 받았고, 가정교회 네트워크의 한 지도자는 8월 12일 탈레반 무장세력에게서 그와 그의 가족을 위협하는 편지를 받았다. 일부 기독교인들은 휴대전화를 끄고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피신한 상태다.
위원회는 "지난 9월 탈레반이 권선징악부를 복원하여 악명 높고 폭력적인 강경 이슬람주의식 통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아프간에는 오랫동안 확립된 기독교 교파와 전통이 없으며, 무슬림에서 개종한 기독교인은 이 나라 법에 따라 모두 '배교자'로 간주된다고 했다.
아프간가정교회네트워크와 미국에 본부를 둔 박해감시단체인 국제기독연대(ICC)는, 지난 20년 동안 지하에서 복음을 듣고 개종한 기독교인의 수를 1만~1만 2천 명으로 추산했다.
USCIRF는 "아프간 소수종교인들과, 탈레반의 종교적 신념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은, 탈레반의 강경한 이슬람 신앙에 저촉될 위험에 처해 있다"며 "종교의 자유가 이전 정부에서도 열악했지만, 탈레반 정권 하에서 더욱 악화되었으며, 앞으로도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ICC 남아시아 지역 매니저인 윌리엄 스타크는 앞서 CP와의 인터뷰에서 "8월 미군이 철수한 후 탈레반이 아프간의 대부분을 장악했을 때, 지하교회와 협력하는 많은 사역 단체들이 위기에 처한 기독교인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쉬지 않고 일했다"며 "기독교인들은 현재 위협 때문에 숨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