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남과 이북의 군통수권자가 악수하는 사진을 보니, 저희가 대학에 다닐 때 민족의 통일을 바랐던 죄로 감옥에 가고 일생을 야인으로 사는 친구들 얼굴이 생각나서 참 공평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럴 줄 알았으면 기다렸다가 대통령 된 다음에 민족을 생각해도 되는데 너무 어릴 때 민족을 생각한 죄가 컸던 것 같습니다.

“한 걸음 앞서가면 지도자, 다섯 걸음 앞서가면 마귀”라는 말도 있습니다. 교회 일이건, 민족의 일이건 다른 사람들과 호흡을 맞추지 않고 미리 앞서가는 선구자들은 새겨 들어야 할 말입니다. 좋은 일도 일반 사람들과 속도를 맞추라는 주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먼저 제안을 내놓은 사람들은 총을 맞고, 나중에 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지도자가 되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불공평을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빌게이츠 회장은 하바드 대학 졸업연설에서 자신이 대학에 다닐 때는 세상이 얼마나 불공평한 지를 깨닫지 못했는데 (I left Harvard with no real awareness of the awful inequities in the world), 몇 십년 지난 후에 이런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면서 우리들이 할 일은 이 세상의 불공평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Reducing inequity is the highest human achievement). 그러나 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고 싶습니다. 즉, 세상의 불공평을 줄이는 일에는 희생이 따르고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불공평한 세상을 섬기는 사람들은 이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특히 교회를 섬길 때 그렇습니다. 교회에서 정성껏 섬긴 사람들이 꼭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섬기는 사람들을 쓰십니다. 지금 현실에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이 서운한 사람은 교회에서나 세상에서 늘 갈등 가운데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공평하신 하나님이 내 섬김을 아신다는 것으로 만족하는 사람들은 불공평한 세상이지만 기쁨으로 봉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성도님들이 교회에서 사역을 하고 세상에서 섬길 때에 기쁨으로 하기를 기도합니다. 세상은 원래 공평하지 않은 것이니, 거기서 보상을 기대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역을 하다가 쉽게 탈진할 것입니다. 언제나 기쁨으로 충만한 우리들의 신앙 여정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