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등장하는 헤롯 가문의 왕들을 영토와 권력 서열을 정해 보면 흥미롭습니다. 첫째는 헤롯 대왕, 둘째 헤롯 아그립바(행12장), 셋째 헤롯 안디바(눅23:8), 헤롯 아켈라오(마2:22) 그리고 헤롯 빌립왕(눅3:1)순입니다. 그들의 칭호, 영토 그리고 로마황실과의 관계를 정리해봅니다.
헤롯 대왕은 집요한 권력욕과 정치 감각으로 유대, 사마리아 이두메 전 지역을 장악한 실제적 왕이었습니다. 헤롯 손자 헤롯 아그립바1세는 아버지 아리스토불로스가 할아버지 헤롯 손에 죽자, 어머니 베르게와 함께 로마로 피신했습니다, 어머니 베르게가 당시 로마 실권자들과 교제하였고, 아그립바는 훗날 로마 황제들이 될 황실 자제들과 함께 성장했고, 그들이 황제가 되자 할아버지 헤롯과 동등한 수준의 영토와 권력을 가졌습니다.
헤롯대왕의 아들 헤롯 안디바(Herod Antipas)는 복음서와 사도행전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헤롯입니다. 세례요한 참수와 예수님 재판에 개입했고, 안디옥 교회 지도자 중에 하나인 마나엔(행13:1)과 함께 성장했습니다. 빌립과 아켈라오와 함께 분봉왕이 되었지만 이들이 추방과 사망으로 왕위를 떠나자 헤롯 안디바가 잠시 헤롯 가문의 유일한 왕으로 유대땅을 지켰습니다.
예수님은 헤롯 안디바를 여우로 비유했습니다. 마가는 세례요한이 헤롯 안디바 비행을 지적하여 사형을 당했다고 기록합니다. 그러나 요세푸스는 헤롯 안디바가 세례 요한을 죽인 이유를 정치적으로 해석합니다. 요세푸스는 당시 민중이 세례요한을 대대적으로 지지하자 유대인과 세례 요한의 민중 봉기를 두려워해서 그를 제거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헤롯 안디바는 아버지 헤롯 대왕처럼 건설공사에 몰두했습니다. 그가 건축한 대표적인 건축물이 갈릴리 호수 변 도시 디베랴입니다. 안디바는 갈릴리 지역 수도였던 파네이온을 고치고 확장하여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에게 헌정하려고 디베랴라고 불렀습니다. 이 디베랴에서 예수님께서 두 기적(오병이어/요6, 물고기 153마리 잡는 기적/요21)을 베푸십니다.
헤롯 대왕의 영토를 분할했던 아켈라오는 권력욕과 악정으로 조기 퇴출당합니다. 헤롯 빌립은 선한 왕이었고, 백성과의 관계나 로마 황실과의 관계가 원만했지만 AD 34년에 죽습니다. 헤롯 빌립마저 죽자 그때까지 남은 유일한 분봉왕 헤롯 안디바를 왕으로 칭합니다. 형들의 퇴장으로 분봉왕 안디바가 자연스럽게 팔레스타인 지역 패권을 차지했습니다.
헤롯 안디바는 헤롯 대왕과 사마리아 출신의 말다케 사이에 둘째 아들로 태어납니다. 어머니 말다케에서 태어난 형은 베들레헴 지역을 관장한 분봉왕 아켈라오(Herod Archelaus)입니다. 헤롯 안디바는 다른 이복형들처럼 로마에서 성장합니다.
그런데 헤롯은 자신의 아들들 즉 안티파터, 알렉산더, 아리스토불로스, 아켈라오, 빌립, 안디바 등을 로마로 보냈습니다. 그들은 유대 땅에서 기초교육을 받고, 13세에 로마로 보내서 인질겸, 유학생으로 로마의 머무르다가 17,8세에 유대로 복귀하게 했습니다. 헤롯 안디바는 어린 시절을 유대 땅에서 마나엔(행13:1)과 함께 성장했습니다.
헤롯이 자신의 후계자로 삼았던 아들들을 믿지 못해서 사형을 시킵니다. 사랑했던 아들들 알렉산더, 아리스토불로스, 그리고 안티파터를 사형을 시킵니다. 이렇게 형들이 죽자 헤롯 안디바가 로마에서 돌아와 권력을 승계하여 왕으로 취임합니다. 헤롯 안디바는 로마의 교육 덕분에 아주 친로마적인 정책을 펼쳤고, 유대인들의 종교와 관습을 무시하였습니다. 그는 교활하고 악한 통치자였고, 예수님과 세례 요한의 질타를 받았던 왕입니다.
요세푸스는 헤롯 안디바가 세운 몇 개의 도시를 소개합니다. 대표적인 도시가 세포리와 디베랴입니다. 세포리는 성경에 없지만 안디바 시절 갈릴리의 최고법원인 산헤드린이 위치합니다. 이 세포리는 헤롯 대왕 시절에 군사 도시였고, 디베랴를 건설하기 전까지 안디바 왕궁이 있었습니다. 또, 그는 갈릴리 바닷가에 디베랴를 건설합니다. 이 디베랴는 이스라엘 역사상 최초의 폴리스 형태의 헬라적인 도시입니다.
'헤롯 안디바Herod Antipas)'라는 책을 쓴 달라스 신학교 신약학 교수 해롤드 회너(Harrold W. Hoehner)박사는 탈무드를 인용하면서 디베랴가 여호수아 19장 35절에 등장하는 락갓이라고 합니다. 안디바가 건설한 디베랴는 상업과 무역으로 중요한 도시였습니다. 헤롯 안디바는 이 도시를 당시 티베리우스황제 이름으로 디베랴로 부르며 황제의 환심을 사려했습니다.
헤롯 안디바는 나비테이아 왕 아레다(Aretas) 왕(고후11:32)의 딸 피샬리스와 결혼했습니다. 무난한 결혼생활을 하던 그는 이복동생 빌립부부와 함께 묶었습니다. 이 만남에서 자신의 조카이자 이복동생의 아내 헤로디아에게 반합니다. 권력지향적인 헤로디아와 의기투합해 둘은 결혼합니다. 이에 분노한 아레다 왕이 침략함으로 헤롯 안디바는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헤롯 아그립바1세가 황제의 든든한 지원으로 '왕'이 되어 돌아오자 그의 누나 헤로디아가 시기하고 질투합니다. 그녀는 남편 헤롯 안디바에게 로마 황실에서 정식 '왕'의 칭호를 받아 오도록 충동질 했습니다. 헤롯 안디바와 헤로디아의 마음을 읽고 있었던 로마 칼리굴라 황제는 안디바를 폐위 시키고 추방시킵니다. 이로서 헤롯 안디바는 형 아켈라오처럼 폐위되고 형이 추방되었던 곳(현재 프랑스의 골(Gaul)지방)으로 추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