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데이터연구소·목회사회학연구소·문화선교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문화포럼 <2021 문화선교트렌드>가 최근 온라인으로 열려 '한국 사회문화 변동과 한국교회의 과제'에 대해 토의했다.
백광훈 문화선교연구원 원장이 '2021 한국 사회문화 전망과 교회의 과제'에 대해 발제했고 조성돈 목회사회학연구소장(실천신대 교수)이 '2021 한국 교계 및 목회 전망과 과제'에 대해 발제했다. 또 김지혜 문화선교연구원 책임연구원이 '2021 한국 청년문화 및 기독교문화 전망과 교회의 과제'에 대해, 지용근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는 '통계로 미리 보는 2021'에 대해 나눴다.
백 원장은 2021년 사회문화 변화를 규정할 키워드는 온라인 중심의 비대면 인간관계의 확장이라고 했다.
백 원장은 "여러 가지 이유로 집 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는 이른바 '집콕' 생활의 패턴이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집에서 경제생활을 향유하는 구독 경제의 활성화와도 연결되어 있다"며 "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의 약진은 올해도 계속 이어질 것이며, 개인의 취향과 개인화된 시간 에 맞추어 다양한 상품들이 집이라는 시공간에서 소비될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1년도 트렌드 분석의 공통적인 예측 중 하나로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집이 생활 의 중심 플랫폼이 되면서 동시에 집에서 가까운 지역이 주목을 받고 지역 중심의 활동이 활발해 질 것으로 예측했다. 온라인 쇼핑을 통해 원거리 구매도 활성화되겠지만, '당근 마켓'처럼 가까운 곳에서 소비와 중고거래를 하는 지역 커뮤니티 중심의 라이프 스타일도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백 원장은 말했다.
백 원장은 변화될 온라인 문화에 대해 "아이러니하게도 실제 만남에 대한 욕구를 증대시키고 관계의 질과 경험의 가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면서 자발적 동기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는 모임은 급격히 그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관계의 양극화가 이루어지면서 온라인 관계의 확장과 함께 높은 수준의 오프라인 컨택트 경험의 만족도를 요청할 것이며, 온라인 컨택트와 오프라인 컨택트의 혼합 형태인 미들택트의 양상들도 또한 발전하게 될 것이다"고 했다.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 플랫폼은 더욱 활발하게 사용될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자기중심적 사고의 강화라는 문제를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가져오는 사회적 소통과 갈등의 해소, 통합의 문제는 우리 공동체의 주요한 현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지혜 문화선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021 한국 청년문화 및 기독교 문화 전망과 교회의 과제'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랜선 컬처가 진화하고 사회적 관계가 진화하고 있다며 지난해 2월, MBC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 영상을 언급했다. 3년 전에 병마로 잃은 딸 나연이를 가상현실(VR) 이미지로 복원해 엄마 장지성 씨와의 만남을 시도한 내용이다. 김 연구원은 "장장 8개월의 여정이 만들어낸 영화 같은 장면은 가상현실 기술이 실제 현실에서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대중들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상상하게 했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2020년에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온라인 시대가 앞당겨졌고 2021년에는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이나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 혼합현실(Mixed Reality, MR; VR+AR) 기술 등과 결합되어 보다 진화된 디지털 환경이 앞으로 우리의 일상생활과 더욱 밀접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얼마 전, 인공지능 스피커를 향해 '살려줘, 도와줘'라고 외친 80대 어르신이 구조되기도 했고 이미 MBN 뉴스에서는 김주하 앵커 대신 AI 앵커가 보도를 하거나 아바타 아이돌이 데뷔를 하기도 하고, 각종 산업에서 AR/VR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소비경험을 제공하며, AR 기반 아바타 SNS 서비스인 '제페토'나 AI 챗봇 '루다'는 신기술에 익숙한 Z세대에게 어필하며 핫한 놀이문화이자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올해 이러한 경향이 비대면 무인화 기조와 맞물려 한층 더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김 연구원은 "1인 가구 900만 시대, 개인주의 흐름과 모바일 콘텐츠 소비, 코로나19라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상황이 맞물리면서 사회적 관계 맺기의 양상이 Z세대를 중심으로 더욱 극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며 "알고리즘 같이 인공지능에 기반한 초개인화 기술은 어느새 대중에게 친숙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이러한 가상과 현실이 혼재되고 중첩되어 가는 디지털 기술 환경 속에서 어떻게 존재하고 관계 맺을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숙고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19로 교회 안팎의 청년 공동체가 위협을 받고 있다며 여러 이유로 교회에 느슨하게 참여했던 이들이 본격적으로 이른바 '가나안 신자'들이 될 것이라 보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교회는 경제적 위기에 놓여있는 청년들의 현재와 미래에 관심하며 격려하고 지지,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하나님과 재물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는 말씀을 지키기가 힘겨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잘 믿는 것이 왜 중요한지 묻는 이들에게 응답해야 한다"고 했다. 또 "교회는 자본이 유일한 대안이요 추구해야 할 가치가 되는 사회적 흐름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잘 믿고 잘 사는 대안적인 삶의 방식을 세상에 보여줘야 할 것이다"고 했다.
끝으로 지용근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는 다양한 통계들을 보여주며 2021년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늠했다.
먼저 코로나19 이후 교회 출석자 중 아예 주일예배를 드리지 않는 개신교인이 증가했다는 통계를 보여줬다. 40대 이하 젊은층과 직분 없는 성도, 신앙이 낮은 기독교 입문층이 주일예배를 안드린 자의 특징이라고 했다. 또 주일예배는 반드시 교회에서 드려야 한다는 인식이 크게 낮아졌다고 했다.
또 코로나 종식 후 크리스천들은 여전히 온라인 예배를 요구할 것이란 통계가 있음에도 많은 목회자들이 코로나 이후에는 온라인 예배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조사됐다.
지 대표는 10대의 미디어 이용이 벌써 동영상으로 넘어갔다며 대한민국은 유튜브 공화국이라고 했다. 전국민의 절반 이상이 매일 유튜브를 이용하고 있고 일주일에 3번 이상 사용자가 일평규 2시간 이상을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이전 대비 유튜브 이용이 57%가 늘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지 대표는 유튜브가 언컨택트 시대의 최대 선교지라고 했다.
지 대표는 한국교회 리더십 연령의 문제를 언급하며 통합 총대(2019년) 연령이 평균 63세로 21대 총선 당선자 연령 평균 55세보다 8살이나 많다는 것을 지적하며 언컨탠트 문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젊은 리더십이 필요하고 젊은층의 의견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지 대표는 끝으로 다음세대를 위한 양육 전략으로서 어머니의 교사화를 꼽았다. 중고등학생의 신앙생활에 가장 큰 영향자 어머니가 1위로 올랐기 때문이다. 그 다음이 목회자와 아버지, 교회친구, 학교친구, 교회나 학교 교사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