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심각한 당뇨환자입니다. 제 작년 10년 만에 한국에 가서 우연히 당뇨 측정기에서 검사한 제 당뇨수치가 440이 나왔습니다. 이 수치는 일반 당뇨수치보다 2배 이상 넘게 나온 심각한 수치였습니다. 거기에다 오랜 미국 생활에서 쉬지 않고 무리했던 결과로 간도 많이 상해져 있었고, 콜레스테롤도 2배에다, 좋지 않은 심장에다 하지정맥과 고지혈증까지... 정말 살아있는 종합병원이었습니다.
원래 한국에 가서 꼭 검사하려고 했던 위 내시경과 대장 내시경은 당뇨가 너무 높은 관계로 인해 하지도 못했습니다. 높은 당뇨로 인해 검사 중에 출혈이 생기면 위험해 질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는 후배 의사가 제 나이에 몸 상태가 이 정도로 심각한 사람은 처음 봤다고 할 정도로 제 몸은 망가져 있었습니다. 특히 심각한 당뇨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다른 질환도 치료를 할 수가 없어 대단히 위험해질 수 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미국에 다시 와서는 정말 굳은 의지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식사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 지속적인 운동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사분들의 충고로 식사를 한 후에 30분이 지나면 반드시 밖에 나가서 1시간 이상을 걸었습니다. 식사로 인해 올라가는 당뇨수치를 운동을 하면 떨어뜨릴 수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니 하루에 3시간 정도는 반드시 걷게 된 겁니다. 그렇게 1년 넘게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로 몸무게가 10킬로 이상이 빠지고 당뇨수치도 150대까지 떨어졌습니다. 그것을 알고나니 식사 후에 운동을 하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이 들어 견딜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마치 중독환자처럼 어쩔 줄 몰라 합니다.
텍사스의 여름 날씨는 정말 대단합니다. 특히 내리쬐는 햇볕은 정말 강렬하다 못해 따갑습니다. 그러한 텍사스 여름 강렬한 햇볕 아래서도 쉬지 않고 걸었습니다. 비가 내려도 비를 맞으며 걸었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걸었습니다. 교회 모임이 있어 늦은 밤 시간일지라도 컴컴한 어두움 속에서 홀로 걸었습니다. 제 인생에 이렇게 어떤 일을 결단 있게 지속적으로 해 본적이 제 기억으로 거의 처음인 것 같습니다. 요즘도 여전히 열심히 걷고 또 걷고 있는 중입니다.
신앙도 이와 같아야 합니다. 당뇨환자인 제가 가지는 위기감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 믿는 자들의 영적인 양식인 말씀을 먹기만 하고 운동하지 하지 않으면 즉 삶으로 살아내지 못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겁니다. 당뇨환자가 식사 후에 당뇨수치가 올라가지 않기 위해 운동을 하듯이 믿는 자들은 말씀을 들으면 반드시 삶으로 순종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열심히 먹고 있는 그 말씀이 오히려 자기 자신의 의를 만들어 하나님을 대적하는 무서운 독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 독으로 영적으로 죽게 되어 그 삶 속에 참된 생명의 역사를 경험하지 못하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현대 신앙인의 문제는 말씀의 부재이기 보다는 오히려 너무 좋은 말씀의 풍족이 가져다 주는 듯 합니다. 인터넷에 들어가면 얼마든지 좋은 말씀을 들을 수가 있습니다. 그것도 자기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마음껏 들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듣는 좋은 말씀들을 우리의 삶 속에 순종하며 살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러한 좋은 말씀들을 듣고 알고 있다고 자신의 신앙은 안전하다고 속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오늘도 저는 식사 후에 열심히 걸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했습니다. "내가 매일 읽고 있는 말씀과 설교를 전하려고 준비하는 그 말씀을 이렇게 운동하듯이 순종하고 있나? 나는 정말 그 말씀들을 순종하는 참된 그리스도인인가? 라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또 돌이킵니다. 회개하고 결단합니다. 이 생각을 매일 할 수 있는 당뇨환자라 참 행복합니다. 이것이 당뇨환자로 사는 은혜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말씀을 듣기만 하는 자가 되지 마시고 그 말씀을 순종하며 살아가는 자가 되십시요. 안 그러면 스스로 속아서 반드시 문제가 생깁니다. 저 같은 당뇨환자럼 말입니다.
"너희는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고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자가 되지 말라" <약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