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네시주가 강력한 낙태 반대법을 제정하자 연방 법원이 집행 금지 명령을 내렸다고 뱁티스트뉴스(BP)가 14일 보도했다.
지난 13일 테네시주 빌 리(Bill Lee)주지사는 태아의 심장 소리가 들리는 시기(약 임신 6주)가 지나면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안은 또한 의사가 낙태 시술 요청이 태아의 ‘인종’, ‘성별’, ‘건강 및 장애 진단’ 에 의한 것임을 알 때와 테네시 아동복지국에 구금된 청소년의 낙태는 금지한다.
이 법이 낙태를 허용하는 유일한 예외는 ‘임신한 여성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이며 ‘성폭행과 근친에 의한 임신’은 낙태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법안은 서명한 지 45분 만에 윌리엄 켐벨 연방 판사에 의해 임시집행 금지 명령을 받았다고 테네시안 신문은 보도했다. 이를 지지하는 단체들은 주로 미국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 낙태 알선 서비스 단체, 그리고 낙태 권리 옹호자 등이라고 매체는 덧붙였다.
집행 금지 명령이 내려지자 미국 가족계획연맹 대표인 알렉시스 존슨은 성명을 통해 “낙태금지는 불법이고 전면금지 되어야 한다”며 “가족계획연맹은 우리의 권리와 자유에 대한 어떠한 공격에도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남침례교 윤리와종교자유위원회(ERLC) 러셀 무어 위원장은 낙태 찬성단체들에 “이 법의 시행을 지연시키려는 노력은 자신을 대변할 수 없는 사람들(태아들)의 생명을 더 위태롭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취약한 인간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라며 “새로운 법은 이같은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고 지지를 표명했다.
빌 리 주지사는 이번 법안에 대해 “이 나라에서 가장 보수적인 낙태 반대법”임을 최근 페이스북 라이브 영상에서 밝혔다. 주지사는 “생명은 소중하고 모든 소중한 것은 보호할 가치가 있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며, 테네시 주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태아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테네시주의 새로운 법과 법원의 금지 명령은 지난 10년간 미국 전역의 낙태법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 상황을 반영한다. 최근에는 엄마와 태아 모두를 보호하기 위한 ‘낙태금지’ 노력들이 법원의 결정에 의해 좌절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미국대법원은 반경 30마일(약48㎞) 이내에 낙태 시술소를 한 곳만 두는 루지애나주 반(反)낙태법을 기각했다. 지난 7일에는 조지아주 주지사가 테네시주와 같은 ‘심장박동 낙태금지법’에 서명했지만, 13일 연방법원 판사에 의해 기각됐다.
지난 해에느만 앨라배마, 아칸소, 조지아, 켄터키,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미주리, 오하이오, 유타주 등은 ‘낙태 금지법’을 제정했지만, 일리노이, 메인, 뉴욕, 로드아일랜드, 버몬트주 등은 ‘낙태권’을 오히려 확대했다. 이어 올해는 버지니아주가 낙태 규제를 폐지하는 법을 제정했다.
캠벨 연방판사가 테네시주에 내린 집행 금지는 이달 27일에 만료되지만 예비 가처분 심리를 통해 연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