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6 세력 정치를 투쟁으로 여겨, 민주주의 사라져
민주 내세우고 집권한 세력이 민주주의 퇴행시켜
LGBT 등 특권 부여 집착, 보편적 인권 가치 추락
1987년 체제 이후, 민주와 인권 관점 가장 퇴보해
이정훈 교수(울산대)는 박원순 시장의 '극단적 선택'을 놓고 우리 사회의 극단적 진영 논리와 민주주의 퇴조 현상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1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 대립과 갈등이 심화됐다. 이전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비해 표현의 자유, 자유권 향유 레벨이 굉장히 많이 위축되고 있다. 차별금지법까지 등장했는데 자유권을 굉장히 위축시킬 것"이라며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집권한 세력이 오히려 민주주의를 퇴행시키고, 자신들이 투쟁의 대상으로 삼았던 군사정권보다 협의나 타협 없이 무조건 힘으로 밀어붙인다든지 여러 심각한 문제들이 많다"고 밝혔다.
이정훈 교수는 "한국이 사실 1987년 이후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도상에 있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퇴행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본인 잘못도 있지만 정치인들도 극단적인 쪽으로 가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저는 이를 문재인 정권을 만들어낸 586 운동권 세력의 문제로 본다. 이들은 본질적으로 정치를 투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진영 논리도 극단적이 된다"며 "그러면 반대 진영도 이들과 싸우기 위해 극단화돼 버린다. 인간에 대한 존중이나 이해, 합의나 타협을 중시하는 민주주의적 관행은 다 사라지고 끝까지 죽기로 싸우니까, 도덕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 정치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대 진영이 어떻게 공격히 들어올지 하는 생각에 거의 공포 수준이 되는 것"이라며 "죄를 무조건 덮는 건 안 되겠지만, 너무 극단적인 사회가 되고 있다. 그 원인은 지금 민주를 내세우면서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정권에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정훈 교수는 "인권 지수도 전 정부와 비교해 굉장히 거꾸로 퇴행했다. 인권과 민주를 내세우는데, 인권 감수성이나 인권 지수가 퇴보하고 있는 것"이라며 "대신 특수한 집단이 특권화되고 있다. LGBT 같은 곳에 보편성을 넘어서는 특권을 부여하는 것에만 집착하면서, 보편적 인권이라는 가치가 오히려 추락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결국 개혁을 외치고 범여권 이 사람들이 스스로 피해자가 되는 최악의 정치 상태를 만들고 있다"며 "저는 문재인 정권이 1987년 헌법 체제가 지금까지 유지되는 과정 가운데, 민주와 인권의 관점에서 가장 퇴보한 정권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그런 상태에서 범여권 정치인들도 자기들이 만든 극단적 진영논리나 586 운동권 식의 아주 편향된 정치 논리에 의해 자기들이 결국 희생자가 되는 것이다. 이런 판에서는 그 누구도 자유와 인권을 누리기 어려워진다"며 "저들이 정신을 차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흐름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정훈 교수는 "부패나 권력형 범죄도 훨씬 더 강도가 높아졌다. 옵티머스니 온갖 사기 범죄와 권력 유착형 범죄가 계속 터지고 있다. 윤미향과 정의연도 마찬가지"라며 "이런 부분에서 정의나 공정이 실현되지도 않고,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검찰도 집중적으로 권력의 공격을 받는다. 협치도, 삼권분립의 미덕도 없어졌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야당을 존중하는 문화도 사라졌다. 전에도 국회에서 계속 싸웠지만 이제는 압도해 버리기 때문에, 상임위 배분 같은 관행도 다 깨지고 있지 않은가"라며 "지방의회에서도 야당의 발언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라고 한다. 과거 나치 정권이 다 멋대로 통과시키듯 그런 분위기다. 그런 와중에 지자체 단체장이 불행하게 사망한 사건이 터졌는데, 정말 한국 정치가 암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리스천들이 더 기본 가치에 충실해야 한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야 하기 때문에, 극단적 진영논리보다 더 성경적 가치관에 충실하고 민주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며 "정권 사람들은 특수성을 발굴해 비정상이 정상을 압도하는 것이 인권인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 민주도 그래서 파괴된다"고 전했다.
그는 "그럴수록 우리는 보편적 가치에 집중하고, 이 보편적 가치가 실현되는 일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왜곡되고 비뚤어진 것은 우리가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을 성추행으로 고소한 여성에 대해선 "극렬 분자들이 이 피해 여성을 공격할 위험이 있다. 그 자체가 보편적 인권 관념을 상실하고 극단적 진영 논리에 빠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극단적 문빠로 상징되는 사람들이 특정 진영논리에 빠져 피해자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어 경계해야 한다. 용기 있게 권력자의 성범죄를 고소한 분을 보호하고, 2차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울시장으로서의 자세에 대해선 "무책임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잘못된 문화 중 하나가 자살을 미화하는 것"이라며 "크리스천들은 특별히 이를 더 경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정훈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의 '극단적 선택'을 미화하는 목회자들이 많았는데, 각성해야 한다. 고인의 불행한 죽음을 위로할 수 있겠지만, 자살을 미화하거나 자살한 사람을 영웅시하는 관행은 아주 잘못된 좌파 정치의 부작용 중 하나이자 운동권적 관념이다. 이런 것들도 청산해야 한다. 운동권 문화의 적폐"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 교수는 "책임 회피를 위한 '극단적 선택'이 마치 열사나 영웅처럼 여겨진다. 노무현 대통령 사건도 사실 권력형 비리 아니었는데, 극단적 선택을 하니 갑자기 과거 업적까지 해서 민주 영웅이 됐다"며 "노 대통령의 과거 업적을 부정하자는 게 아니라 책임질 일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원순 시장은 시민들에게,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죄가 있다면 용서를 구하고 책임졌어야 했다"며 "그런데 그 책임 회피를 굉장히 미화시키고, 저급한 자살옹호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이걸 크리스천들이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살은 영웅시되면 안 된다. 그런데 일부 목회자들이 그런 걸 부추긴다. 그런 일을 상당히 심각하게 비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 서울시장의 덕목에 대해선 "제가 늘 이야기하는 것이 소명으로서의 정치다. 이를 독일에서 막스 베버가 이야기했는데, 소명의식은 종교개혁과 관련되는 것"이라며 "우리는 정치를 자꾸 부정적으로 바라보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독일에서 말하는 정치 전문가, 소명 의식을 가진 정치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기독교인들은 정치에 대해 부정적 관념이 강해서,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 자체를 터부시하는 경향도 있다. 이제 소명의식을 가진, 책임감을 가진 정치인들이 필요하다"며 "크리스천들 스스로도 중요한 정치적 가치들, 우리가 수호해야 하는 가치들을 기초로, 정치인이 내놓는 입장에 관심을 갖고 잘 검증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