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당국이 최근 70개 교회에 합법적 지위를 부여해 기독교 교회의 수가 1천638개에 이르렀다고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보도했다.
무스타파 마드불리(Mostafa Madbouly) 이집트 총리가 이끄는 정부위원회는 교회를 허가했지만 무슬림이 대다수를 차지해 교회에 대한 위협은 여전하다고 CP는 전했다.
현지 언론인 이집트 인디펜던트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교회 건물의 합법화를 관장하는 승인위원회(Committee for the Legalization of Unlicensed Churches)는 지난 2017년 1월에 설립돼 사법부, 국무부, 지역 개발 및 주택, 지역 당국 및 기독교 공동체의 대표들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지난 2017년부터 1천 638개의 교회를 합법화했다.
하지만 지난 20일 이집트 지역 당국은 종파 간 시위가 발생하자 알베헤라의 쿰 알-파라그에 위치한 교회 건물을 헐어버렸다고 세계기독연대(CSW)는 보도했다.
1층짜리 이 건물은 지난 15년 동안 예배 장소로 사용됐다. 교회는 최근 늘어나는 성도들을 수용하기 위해 2개의 층을 더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했는데, 이것이 종파 간 갈등의 계기가 된 것이다.
고대 이슬람 전통(일반법)에 의하면, 모스크 옆에 지어진 교회는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 그런데 몇 년 전 이 지역의 무슬림들은 이 교회 건물의 합법화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건물 건너편에 모스크를 지었다.
지역 당국은 갈등이 더욱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교회 건물과 모스크를 모두 헐어버렸고, 이를 막고자 했던 지역 사제와 4명의 여성들을 포함해 14명의 기독교인들을 체포했다고 CSW는 전했다.
세계기독연대의 멜빈 토마스Mervyn Thomas) 총재는 “CSW는 이집트 내 더 많은 교회들의 합법화를 환영하며, 이집트 행정부가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제한하는 사회적 태도와 관습을 개혁하는 길로 계속 나아갈 것을 촉구한다”면서 “쿰 알-파라그의 교회와 모스크가 모두 파괴된 것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이는 종파 간 긴장을 해소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정부는 지역 당국과 협력을 통해 시민들의 중재를 형성하고 이를 종파간 긴장을 늦출 수 있는 사회적 태도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박해감시단체인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는 127개 교회가 이집트에서 합법화됐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ICC를 포함한 위원회의 비평가들은 합법화를 기다리고 있는 목록에 기재된 교회에 대한 승인이 너무 늦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인 오픈도어즈에 따르면 이집트는 세계에서 16번째로 최악의 기독교인 박해국가로 올랐다. 오픈도어즈는 “많은 이집트 기독교인들은 신앙을 실천하기 위해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면서 “전 세계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폭력적인 공격도 있지만 이집트 신자들에게 부담을 주는 조용하고 미묘한 형태의 위협도 있다. 특히 이집트 북부의 시골 지역에서 기독교인들은 마을에서 쫓겨났으며 가족 및 공동체가 폭도들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이것은 이슬람에서 개종한 그리스도인들에게 더욱 두드러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