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남가주 대부분의 교회가 모임을 중단하고 문을 닫은 평일 오후, LA 한인 타운에 소재한 LA백송교회(담임 김성식 목사)는 어느 때 보다 분주하다. 마스크 제작이 한창인 LA백송교회를 찾았다.
여유 공간이 많지 않은 교회에서 성도들은 본당 설교 강단 앞에 탁자를 이어 붙여 작업대를 만들었다. 작업대 한편에서는 원단에 마스크 원형을 그리고 자르는 일에 여념이 없다. 마스크 형태로 재단 된 원단에 필터를 넣고 사용자가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도록 밴드와 와이어 등을 삽입해 미싱질로 꼼꼼하게 마감하면 마스크가 완성된다.
간단한 작업인 것 같지만 제작에는 손이 많이 필요하다. '10명 이상 모임을 자제해달라'는 정부의 방침을 따라 10명을 넘지 않는 인원이 모여 100% 수작업으로 공정이 이뤄지다 보니 10명이 호흡을 맞춰 하루 12시간을 작업해도 제작수량은 하루 100여 장을 넘기 어렵다.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주 3일 오전 10시부터 밤 11시까지 이어지는 강도 높은 작업이지만 마스크가 필요한 사람들의 기다림을 생각하면 하루도 쉴 수 없단다. 김성식 목사도 성도들에게 온라인으로 보낼 코로나 돌파하기 5분 메세지를 녹화하고 나서는 마스크 제작에 동참한다. 마스크를 300개 이상 만들어서인지 필터를 재단하는 김 목사의 손놀림이 빠르고 섬세하다.
미주 한인교회 가운데 가장 먼저 마스크 제작에 나선 LA 백송교회 김성식 목사는 "지난 2월 경, 본국 대구에서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당시,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을 보면서 '교회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하던 중 인천백송교회(담임 이순희 목사)의 마스크 섬김 사역에 공감하고 마스크 제작을 시작하게 됐다"고 제작 동기를 설명했다.
마스크 제작과 기부에 대한 비전을 소개하자 백송교회 성도들은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LA 자바시장에서 사업을 하는 성도는 가지고 있던 원단을 헌물했다. 의상 디자인을 전공한 교인과 퀼트 전문가는 미싱을 잡고 마스크 제작 진두지휘에 나섰다.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비지니스가 중단되면서 어려움에 처한 성도들도 교회에 나와 마스크 제작에 힘을 보탰다. 마스크 제작에 필요한 원단 수급이 어려움에 처하자 각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옷감을 내놓는 성도들도 늘었났다.
2018년 2월 LA 한인타운에서 시작한 백송교회는 개척된 지 만 2년, 성도수 40여 명에 불과한 소위 말하는 작은교회지만 모두가 힘을 모으자 여느 대형교회도 시도하지 못한 일을 해낼 수 있었다.
김성식 목사는 "그리스도인들이 할 일이 많다. 비록 작은 힘이지만 지역 사회와 이웃들에게 사랑을 전하고자 했다"며 "코로나 바이러스로 교회도 어려움 가운데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돌아보고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아간다면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또 "교인들도 영상 메세지만 기다리면서 수동적으로 이 기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하지 못했던 사람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사랑을 전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서 주신 달란트(재능)는 예수님의 사랑을 드러내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스크 제작에 가장 큰 어려움을 원단과 필터 수급으로 꼽으며 "혹 마스크 제작에 사용할 수 있는 면 원단과 필터를 후원해 주실 분이 계시면 좋겠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백송교회는 현재까지 마스크 300여 장을 미주 지역 교회와 소식을 듣고 찾아온 한인들에게 무료로 전달했으며,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마스크를 제작할 계획이다. 또 제작된 마스크는 지역 섬김을 위해 쓰이도록 영사관이나 공신력 있는 한인단체에 전달할 계획이다.
LA 백송교회 주소 : 3251 W 6th St b1, Los Angeles, CA 90020
전화 : 213) 245-6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