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피해자들, 감염법 위반 등 혐의 이만희 고발
명단 고의 누락 확인되면 법적 처벌 피하지 못할 것
중국 우한에 갔던 한국인 신천지 교인들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입국했는데, 신천지가 최근 정부에 제출한 신도 명단에서 이들은 빠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실이라면 신천지가 사태의 핵심 단서를 감춘 것이 될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한 관계자는 2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신천지가 우한에 '전도특공대'를 보냈었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내용"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리고 이들이 우한폐렴 사태를 전후해 다시 귀국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신천지가 우한에서 들어온 신도가 없다고 했다는 건, 정부에 제출한 신도 명단에서 이들을 제외했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신천지는 26일 우한에 357명의 신도가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2018년 6월 15일부로 (우한 내) 장소를 폐쇄하고 모든 모임과 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며 "우한 지역에 있는 신천지 성도들 역시 한국으로 들어올 수 없고,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
앞서 종말론사무소도 신천지 측이 코로나19 확산 중에도 계속해서 우한 내 지교회를 운영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었다. 윤재덕 소장은 또 이와 관련, 2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중국 우한 신천지 교인들의 명단을 정부가 빨리 입수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지난 31번 확진자가 대구 신천지 측 예배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18일 처음 전해졌고, 이후 신천지와 연관된 확진자들이 속출했지만 최초 감염경로에 대해선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것이 신천지가 최근까지 우한에 지교회를 운영했고, 그곳 신도가 입국했다는 주장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만약 신천지가 '전도특공대'의 출입국 사실을 감추기 위해 고의로 이들을 명단에서 뺀 것이라면, 신천지 교주 이만희 씨가 이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는 전망도 나온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는 27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이 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대검찰청은 고발 접수 당일 사건을 바로 수원지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하도록 했다.
전피연은 고발장을 통해 "신천지는 겉으로 자신들의 집회 장소를 모두 공개했고, 명단을 협조했다고 주장하나 거짓 실상을 알면 기대하기 어려운 것을 알 수 있다"며 "신천지의 밀행성이 계속되는 한 코로나19의 확산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숨겨진 장소와 신도들에 대한 실체가 드러나지 않으면 이번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을 수 없다"며 "검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신천지 본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본지는 신천지가 정말 중국 우한에 전도특공대를 보낸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신천지 측에 여러 번 전화연결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이후 신천지 측이 해명할 경우 이를 보도할 예정이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7일 오후 신천지 교육생 명단 6만5,127명의 명단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신천지는 국내 21만2,324명과 해외 3만3,281명의 신도 명단을 제출했지만, 교육생 명단은 그렇게 하지 않아 방역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