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와 함께 인도의 종교 자유 문제를 논의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26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인도 방문 일정에 관해 브리핑하며 "인도의 모디 총리와 종교 자유에 관해 긴 대화를 나눴다. 인도의 종교 자유를 신장해 나가기 위해 양국이 협력해 나갈 것이다. 또 그도 종교의 자유를 정말 원한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디 총리는 국민들에게 종교의 자유를 주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그와 여당은 종교 자유를 위해 열심히 일해왔다고 했다. 만약 여러분이 현재 인도에서 진행되는 일들을 과거와 비교해서 살펴본다면, 그들이 특히 종교 자유를 위해 노력해 온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인도 방문은, 작년 인도 의회에서 통과시킨 시민권 수정안으로 무슬림과 힌두교인 사이에 충돌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무슬림과 힌두교인들의 충돌로 최근 델리에서 13명의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1955년에 제정된 시민법을 수정해서 만든 이 법안은 2014년 이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아프리카 등지에서 박해를 피해 넘어온 기독교, 힌두교, 불교, 시크교, 자이나교, 파르시(조로아스터)교 등 소수 종교인들에게 인도의 시민권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무슬림은 이 목록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인도에서는 시민권을 얻는 일이 마치 종교 시험을 치르는 것과 같다"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관해 분명한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다.
기자회견장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시민권에 대한 질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답하고 싶지 않다. 인도에 맡기길 원한다. 그러나 그들이 사람들을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기 때문에 희망적"이라고 답했다.
현재 인도는 미국 오픈도어즈가 2020년 발표한 박해국가 순위에서 10위를 기록 중이다. 모디 총리와 보수 여당이 정권을 잡은 후부터 기독교인들과 소수 종교인들을 상대로 한 힌두 민족주의자들의 공격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인도 자유수호연맹(ADF)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보고된 기독교 박해 건수는 약 1,000건 이상으로 지난 2020년 2월에만 수십 건의 박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지난 2월 19일에는 경찰이 밤 11시에 유타 프라데시의 한 마을에 있는 기독교인 가정을 급습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은 이들을 배급 목록에서 삭제하고, 공공 편의시설 이용을 금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로 다음 날 하급법원 치안판사는 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라는 위협을 가했다"고 전했다.
미국 오픈도어즈 데이비드 커리(David Curry) 대표는 CP에 기고한 사설에서 "인도는 종교 자유의 박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길을 알아보길 원했다. 인도는 미국과 같이 종교 자유를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매우 분명한 민주주의 국가이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헌법이 공허한 약속처럼 보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모디 정부는 이러한 사실을 땅에 숨기기로 작심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