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의 남자들이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모두 주황색 수의를 입고 하얀 천으로 눈을 가린 채 죄인처럼 머리를 조아리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IS가 공개한 기독교인 참수 영상의 한 장면입니다. IS는 두 달 전 미군의 특수 작전으로 자신들의 수괴가 사망하자 복수를 천명했고, 성탄절을 맞춰 나이지리아에서 납치한 기독교인들중 1명을 사살하고 10명을 참수하였습니다. 누군가의 남편, 누군가의 아버지, 누군가의 아들들이 허망하게 죽임을 당한 것입니다.
얼마나 두려웠을까...? 그렇지 않습니까? 목 베임을 당하기 직전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머리 속으로 왔다 갔다 했을까요? 그들 중 예수를 부인한 사람이 있었다면 IS가 그 영상을 세상에 공개하며 기독교를 조롱했을 텐데... 그들은 어떻게 그 두려움을 모두 이겨낼 수 있었을까요?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나라가 실제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어떤 사람들에게는 관념적 이상향에 지나지 않는 천국과 지옥이 이들에게는 실제였기 때문에 그렇게 초개와 같이 자기의 목숨을 내어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이 기사를 읽어 내려가는데 가슴이 저며왔습니다. "혹 그런 경우가 내게 온다면 나도 그들처럼 믿음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하나뿐인 목숨을 내어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순교를 당한 사람들의 분명한 믿음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달 교우들과 함께 묵상했던 요한계시록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다섯째 인을 떼실 때에 내가 보니 하나님의 말씀과 그들이 가진 증거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한 영혼들이 제단 아래에 있어 큰 소리로 불러 이르되 거룩하고 참되신 대주재여 땅에 거하는 자들을 심판하여 우리 피를 갚아 주지 아니하시기를 어느 때까지 하시려 하나이까 하니 각각 그들에게 흰 두루마기를 주시며 이르시되 아직 잠시 동안 쉬되 그들의 동무 종들과 형제들도 자기처럼 죽임을 당하여 그 수가 차기까지 하라 하시더라." (계 6:9-11)
그렇습니다. 힘이 없어 세상의 악을 막지 못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백성들에게 주길 원하셨던 것이 이 세상의 안위였다면 하나님은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셨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지금 세상 역사를 마지막으로 이끌고 계신 것입니다. 순교자의 수가 차고, 정하신 때가 오면 하나님이 약속하신 것처럼 세상에 마지막이 올 것입니다. 악을 심판하실 것입니다. 당신의 백성들에게 약속하신 영광스런 하나님의 나라를 영원히 허락하실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마지막이 올 것을 기억하며 오늘 주어진 인생을 살고 있는가...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2019년의 마지막 주일을 맞고 있습니다. 한 해의 마지막이 어김없이 오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에도 곧 마지막이 올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에 마지막이 오는 것처럼 이 세상에도 반드시 마지막이 올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떻습니까? 마지막 때를 맞이할 준비가 되셨습니까? 2019년을 보내고 2020년을 맞이하면서 우리가 눈으로 보고 있는 모든 것의 끝이 반드시 올 것을 기억하실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그 때, 순교 당한 나이지리아 형제들처럼 우리도 모두 영광스런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